제주도에서 야영으로 4박하고 마지막날은 해수찜질방에서 1박, 합이 5박6일을
지내고 왔습니다.
첫날 9.1(목) 오후 3시 20분 김포발 비행기로 출발.
제주공항에서 버스로 동문시장을 먼저 갑니다.
칼치 만원,옥돔 5마리 1.5만원,그외 부식거리등 장을 봅니다.
다시 버스로 터미널가니 7시가 되었고.바로 있는 서귀포행 버스로 중문에 내려
술과 가스등 빠진 물품을 구입하고는 택시로 중문해수욕장까지 갑니다.
중문해변을 올레길 따라 걷다가 적당한 장소에서 야영할 속셈이지요.
마침 중문 하이야트 호텔아래에 호텔 손님들을 위한 카비치라 써논 작은 건물이
있습니다.나무데크가 깔리고 탁자와 의자도 있고 수도도 있어 베리굿입니다.
여기서 1박을 결정합니다.
칼치조림과 밥을 하고,술안주로 옥돔을 3마리나 구워 먹습니다.
다 먹고 나니 밤 11시,초생달이 선명하고 별이 무척 많은 맑은 날인데 덥습니다.바람도 없고.
호텔로 통하는 계단으로 올라가니 절벽아래 바다가 펼쳐지는 전망 좋은 데크가 있습니다.
침낭과 매트만 가지고 와서 여기서 잡니다.모기가 밤새 괴롭히니 차라리 저 아래에서
텐트치고 잘걸 슬며시 후회가 듭니다.
둘째날 9.2(금) 아침을 해먹고는 해안가 올레길을 오르 내리며 중문의 버스 타는 곳으로 갑니다.
일출봉옆의 성산항행을 탑니다.우도를 가기 위해.
우도에 내려 순환버스를 타고 우도봉아래서 내립니다. 바람도 거의 없고 뙤약볕은 쨍쨍
뜨거운 날씹니다.우도봉과 등대를 지나 건너편 마을로 내려가 식당에서 문어 한접시(2만)
막걸리2병 해물찌개를 시킵니다.
늦은 점심후 순환버스를 타고 우도 동쪽끝에 위치한 섬속의 섬 비양도앞에서 내립니다(오후4시).
날도 뜨겁고 바닷물도 따뜻하니 수영하기 안성마춤한 날씨입니다.
물속에서 한시간 정도 수영을 마치고는 물 잘나오고 깨끗한 화장실에서 샤워도 하고
경치 좋고 시원한 비양도 정자에 자리를 잡습니다.
여기가 둘째날 야영장소입니다. 낮에 먹은 돌문어 맛이 좋길래 한접시(여기는1.5만)사옵니다.
막걸리는 4천원 또는 5천원으로 비쌉니다.식당에서 먹는값으로 팝니다.
세째날 9.3(토)비양도 정자에서 일출을 감상하고는 아침식사후 배낭을 메고 다시 올레길을 걷습니다.
여전히 햇볕은 따갑고 구룸 한점없는 날입니다.상.하고수동 해변을 지나 섬의 북쪽을 반바퀴 돌아
선착장에 도착하니 12시가 됩니다.
다시 성산항으로 나가 갈치조림(1인분 1만)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서귀포행 버스를 탑니다.
서귀포 시장에서 장을 보고 택시로 돈네코 야영장으로 이동합니다.내일 한라산을 오르기 위해.
야영장에는 오토캠핑을 즐기는 가족단위 야영객들만 있어서인지 떠드는 사람 하나 없이
아주 조용합니다.
네째날 9.4(일) 9시 야영장을 출발하여 등반을 시작합니다.돈네코 탐방소는 야영장에서 3km이상
올라 가야 있습니다.날이 뜨겁고 코스가 긴 탓인지 산행하는 사람이 우리 말고는 없습니다.
탐방소에서 이정표를 보니 평궤대피소 5.3km,남벽 분기점까지 7km입니다.
한라산에 여러번 왔지만 돈네코 코스는 처음입니다.
야영장비에 식량에 30kg 배낭을 메고 오르려니 날은 덥고 땀이 비오듯합니다.
평궤대피소(해발1500미터)에 도달(12시)하니 등산객 몇사람이 쉬고 있습니다.
모두들 배낭을 한번씩 들어 보고는 혀를 내두릅니다.어떤 사람은 이런 배낭을 메고
산에 오르는게 로망입니다라고 부러운 눈치입니다.실은 나도 힘들어요.
남벽 분기점에서 다시2.1km 더 가면 윗세오름대피소인데 전부 나무로 깔아 놓았습니다.
거대한 남벽이 잘 보이는 장소에서 배낭 풀어 늦은 점심 해먹고 쉬다 윗세오름대피소에는
4시경 도착합니다.정상쪽은 못들어가게 바리케이드를 쳐놓았습니다.해발 1700에 현재기온 15도.
시원하고 사방으로 펼쳐진 거대한 초원을 비라보며 하룻밤 자고 싶지만 야영및 취사 금지이니
내려 가야합니다. 어리목으로 내려가며 살펴 보았지만 야영할만한 곳이 없습니다.
물이 있고 눈에 띄지도 않는 그런 기막힌 장소는 찾기 어렵습니다.
어리목으로 내려 가니 막차(5.55분)도 끊어진 시간이라 야영자리를 찾습니다.
어리목에서 1100고지 방향으로 200미터를 가면 어리목계곡위로 다리가 있습니다.
다리 아래를 보니 저 밑에 야영하기 좋은 자리가 보입니다.
여기는 국립공원밖이겠다 어쩌랴 싶어 계곡으로 내려가 자리를 잡는데 풍광이 기막히고
건천인 주계곡 옆의 지계곡에서 차고 맑은 물이 흘러내립니다.
하룻밤 묵고 가기 딱입니다.달은 어느덧 반달에 가깝게 커져 있고 별이 총총합니다.
해발 900미터. 밤공기가 서늘한게 야영하기 좋은 날입니다.
무거운 배낭메고 9시간을 걸었겠다(9시-6시) 저녁식사후 소주와 막걸리 한병씩
마시고 텐트에 누우니 금방 곯아 떨어져 버립니다.
다섯째 날 9.5(월)
그렇게 어리목계곡에서 상쾌한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습니다.
훤히 날이 밝자 계곡은 온통 새들의 날개짓과 지저귐의 기분 좋은 소란으로 가득합니다.
어제 저녁 목욕을 하며 물가 여기저기 새똥과 깃털이 잔뜩 널려있길래
여긴 새들의 놀이턴가 보다고 우리끼리 이야기한게 눈앞에 실제로 나타난 것입니다.
아침 식사준비를 하고 있던 참인데 저기 다리위에 한사람이 나타나더니 우리를 부릅니다.
공원 관리인으로 보이는데 신고를 받고 왔다네요.
국립공원밖이라 야영해도 되는줄 알았다니까 여기도 공원내부고 야영금지랍니다.
별다른 시비는 않고 얼른 정리하고 계곡에서 나오라 한마디하고는 휙 가버립니다.
그러고 보니 아까 버스 한대가 다리위에서 멈칫하다 가더니 그 버스기사가 신고한 모양입니다.
이 도로는 차도 드물게 다니고 다리위에서는 아래쪽이라 승용차에서는 보이지 않을 장소인데
차체가 높은 버스에서 우릴 본 모양입니다.
하긴 텐트와 침낭,매트를 말리느라 계곡에 잔뜩 널어 놓았더니 사명감 불타는 기사에게 들키고
말았네요.하하.그럴줄 알았으면 아예 한구비 더내려가서 안보이는 곳에 있을걸.
다른 국립공원같으면 벌금매긴다 어쩐다하는 불편한 일이 벌어졌을텐데 고맙게도 간단한 주의만
듣고 그만입니다.
그러고도 느긋하게 아침식사며 야영지 정리까지 마치고 버스 정류장에는 10시쯤 올라갑니다.
제주에서는 일단 시외버스터미날로 가야 어딜가든 갈 수가 있습니다.
터미널거쳐 모슬포로 이동하니 점심때가 됩니다.
선착장 부근 솔밭에서 우럭 2마리(1.3kg,3.3만)로 회뜨고 나머지는 매운탕, 훌륭한 점심거리가 됩니다.
물결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데 기상악화로 마라도와 가파도행 배는 뜨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선착장입구에 걸렸습니다.
올레길인지 뭔지하는 열기 내뿜는 도로를 한짐이나 되는 배낭메고 이 뙤약볕 아래 걷자니 도저히 꾀가 나서
싫습니다. 버스로 나머지 서쪽 해안을 돌아보자 하는 생각으로 알아보니 해안도로를 일주하는 버스는
드문드믄 있어 시간이 맞지 않습니다. 다시 제주시로 바로 가는 버스를 탑니다.
제주시내의 탑동이라는 동네에 가면 방파제따라 난 멋진 산책로가 있습니다.
탑동에서 용두암지나 해수찜질방까지 아름다운 해변에서 서쪽 바다를 장엄하게 물들이다 사라지는
저녁노을 바라보며 걷는 즐거움도 제법 쏠쏠합니다.
여태 4박을 하면서 한데 잠만 잤으니 오늘밤은 땀에 찌든 몸도 뜨거운 물에 담가야겠습니다.
찜질방 휴게실 넓은 유리창 너머 저멀리 밤바다를 밝히는 어선들의 불빛을 바라보며,
미리 준비해간 고급와인과 치즈로 제주의 마지막 밤을 자축한다면 줄곧 풍찬노숙으로 프롤레타리아적이던
이번 여행에 그나마 그럴싸한 품위가 좀 보태질까 그런 허황된 기대도 품어 봅니다.
첫댓글 멋진 여행을 하셨네요 명절 잘 보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