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장: 깨끗한 생물과 십일조
[1-2절]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자녀니 죽은 자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베지 말며 눈썹 사이 이마 위의 털을 밀지 말라.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성민(聖民)이라. 여호와께서 지상 만민 중에서 너를 택하여 자기의 기업의 백성을 삼으셨느니라.
죽은 자를 위해 자기 몸을 베며 눈썹 사이 이마 위의 털을 미는 것은 이방인들의 풍습이었다. 하나님께서는 레위기 19:27-28에서도 “머리 가를 둥글게 깎지 말며 수염 끝을 손상치 말며 죽은 자를 위하여 너희는 살을 베지 말며 몸에 무늬를 놓지 말라”고 명하셨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방인들의 그런 풍습을 본받지 말아야 했다.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의 자녀들이며 성민(聖民) 즉 거룩하게 구별된 백성이며 땅 위의 만민 중에서 선택된 하나님의 ‘특별한 소유’(세굴라)된 백성이다(출 19:5).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의 복된 특권이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나님의 성민답게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하였다.
[3-6절] 너는 가증한 물건은 무엇이든지 먹지 말라. 너희의 먹을 만한 짐승은 이러하니 곧 소와 양과 염소와 사슴과 노루[gazelle, 영양]와 불그스럼한 사슴[노루]과 산(山)염소[들염소]와 볼기 흰 노루[양]와 뿔 긴 사슴[영양]과 산양들, 무릇 짐승 중에 굽이 갈라져 쪽발도 되고 새김질도 하는 것은 너희가 먹을 것이니라.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이 먹을 만한 깨끗한 생물에 대해 말하면서 구체적으로 그 종류들을 열거하였다. 그것은 집에서 기르는 소나 양과 염소, 그리고 산이나 들에 있는 사슴, 노루, 영양, 산양 종류들이었다. 그것들은 굽이 갈라져 쪽발이 되고 새김질하는 짐승들이며 주로 풀을 뜯는 비교적 순한 초식동물들이며 다른 짐승을 잡아먹는 사나운 짐승들은 제외되었다고 보인다. 그것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순한 성품을 가져야 할 것을 상징하는 뜻이 있어 보인다.
[7-8절] 다만 새김질을 하거나 굽이 갈라진 짐승 중에도 너희가 먹지 못할 것은 이것이니 곧 약대와 토끼와 사반[바위 너구리 종류] 그것들은 새김질은 하나 굽이 갈라지지 아니하였으니 너희에게 부정하고 돼지는 굽은 갈라졌으나 새김질을 못하므로 너희에게 부정하니 너희는 이런 것의 고기를 먹지 말 것이며 그 사체(死體)도 만지지 말 것이니라.
굽이 갈라진 것은 진리와 비진리, 의와 불의, 선과 악을 분별해야 하는 것을 상징하는 뜻이 있어 보이고, 새김질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법과 규례를 묵상해야 하는 것을 상징하는 뜻이 있어 보인다.
[9-10절] 물에 있는 어족 중에 이런 것은 너희가 먹을 것이니 무릇 지느러미와 비늘 있는 것은 너희가 먹을 것이요 무릇 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 것은 너희가 먹지 말지니 이는 너희에게 부정하니라.
물고기들 중에는,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것들만 먹어야 하였다. 그것은 우리가 이 세상의 악의 풍조들에 물들지 않고 그 악의 풍조들을 거슬러 행해야 하는 것을 상징하는 뜻이 보인다.
[11-20절] 무릇 정한 새는 너희가 먹으려니와 이런 것은 먹지 못할지니 곧 독수리와 솔개와 어응[검은 독수리]과 매와 새매와 매의 종류와 까마귀 종류와 타조와 다호마스[수컷 타조]와 갈매기와 새매 종류와 올빼미와 부엉이와 따오기[흰 올빼미]와 당아[펠리칸]와 올응[썩은 고기를 먹는 독수리]과 노자[가마우지=바다 까마귀]와 학과 황새[왜가리] 종류와 대승[후루티]과 박쥐며 또 무릇 날기도 하고 기어다니기도 하는 것은 너희에게 부정하니 너희는 먹지 말 것이나 무릇 정한 새는 너희가 먹을지니라.3)
위의 새들은 다른 생물을 잡아먹거나 죽은 사체들을 먹는 맹금류들이다. 이것은 성도가 불결함과 사나움을 멀리해야 할 것을 상징하는 뜻이 있어 보인다. 전체적으로, 깨끗한 생물에 대한 법은 위생적 의미도 있었을지 모르나, 도덕성을 상징하는 뜻이 있어 보인다. 특히 불결함과 사나움을 멀리하고 정결함과 선하고 온유함을 상징하는 것 같다. 진리와 비진리, 선과 악을 분별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새김질하는 것, 또 모든 불결을 멀리하고 온유하고 선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모든 성도에게 합당하고 또 유익하고 복된 일이다.
[21절]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성민이라. 무릇 스스로 죽은 것은 먹지 말 것이니 그것을 성중에 우거하는 객에게 주어 먹게 하거나 이방인에게 팔아도 가하니라. 너는 염소 새끼를 그 어미의 젖에 삶지 말지니라.
스스로 죽은 짐승은 먹지 말아야 했다. 또 염소 새끼를 그 어미의 젖으로 삶는 것은 이스마엘 사람들의 풍습이었다고 하는데, 그런 것을 금하신 까닭은 새끼에 대한 어미의 본성적 관계를 고려한 것 같다.
[22-23절] 너는 마땅히 매년에 토지 소산의 십일조를 드릴 것이며 네 하나님 여호와 앞 곧 여호와께서 그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에서 네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의 십일조를 먹으며 또 네 우양의 처음 난 것을 먹고 네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항상 배울 것이니라.
십일조는 아브라함과 야곱의 때에도 있었다(창 14:20; 28:22). 십일조의 규례는 처음으로 레위기 27:30-32에 규정되었다. 거기에는 땅의 소산물의 10분 1과 소나 양의 10분 1은 하나님의 거룩한 것으로 구별하여 하나님께 드려야 했다. 소와 양의 경우는 1년에 낳은 새끼들 중에 10분의 1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었다고 본다.4) 이스라엘 백성의 십일조는 레위 사람들에게 주어야 하였고, 레위 사람들의 십일조는 제사장들에게 주어야 하였다(민 18:21-26).
십일조를 먹을 음식으로 규정한 것은 십일조를 가지고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가 그 일부분을 하나님께 소제로 드리고 나머지 중 일부분을 음식으로 나누어 먹고 그 남은 전부는 레위인들에게 준다는 뜻이든지, 혹은 어떤 이들의 해석대로(카일-델리취) 두 번째 십일조를 가리킬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이런 규례를 주신 목적은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 경외하기를 항상 배우게 하려 하심이었다.
[24-27절] 그러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이 네게서 너무 멀고 행로가 어려워서 그 풍부히 주신 것을 가지고 갈 수 없거든 그것을 돈으로 바꾸어 그 돈을 싸서 가지고 네 하나님 여호와의 택하신 곳으로 가서 무릇 네 마음에 좋아하는 것을 그 돈으로 사되 우양이나 포도주나 독주 등 무릇 네 마음에 원하는 것을 구하고 거기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앞에서 너와 네 권속이 함께 먹고 즐거워할 것이며 네 성읍에 거하는 레위인은 너의 중에 분깃이나 기업이 없는 자니 또한 저버리지 말지니라.
이스라엘 백성이 거주하는 곳이 하나님의 택하신 곳(성막이 있는 곳)과 거리가 너무 멀고 길이 어려우면, 그들은 그것을 돈으로 바꾸어 그곳에 가서 필요한 제물을 사서 하나님께 드릴 수 있었다. 그들은 온 가족과 함께 또 그들의 성읍에 거하는 레위인들과 함께 올라가 제사 드리고 먹고 즐거워하고 그들에게 줄 것을 주었을 것이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이 레위인들을 저버리지 말라고 교훈하였다.
[28-29절] 매 3년 끝에 그 해 소산의 10분 1을 다 내어 네 성읍에 저축하여 너의 중에 분깃이나 기업이 없는 레위인과 네 성중에 우거하는 객과 및 고아와 과부들로 와서 먹어 배부르게 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의 손으로 하는 범사에 네게 복을 주시리라.
이스라엘 백성은 3년마다 십일조를 성읍에 저축하여서 그들 중에 분깃이나 기업이 없는 레위인들과 성에 우거하는 객들과 고아들과 과부들로 먹어 배부르게 하여야 했다. 이 ‘구제의 십일조’는 해마다 드리는 십일조 외의 것인 것 같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우리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아야 할 것을 명하셨다.
헌금은 하나님의 명령이다. 그러나 실상 만물이 하나님의 것이다(대상 29:11, 14; 시 24:1). 또 그것은 하나님의 크신 은혜에 대한 작은 보답이다(롬 12:1). 헌금에는 복이 약속되어 있다.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의 손으로 하는 범사에 네게 복을 주시리라.” 말라기 3:8-10은 십일조와 헌물이 하나님의 것이며 그것을 그에게 드리지 않는 것은 그의 것을 도적질하는 것이며 그것이 복받지 못하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책망하면서, 십일조와 헌물을 하나님께 드림으로 그가 하늘 문을 열고 풍성한 복을 부어주시는지 부어주시지 않는지 시험해보라고 말하였다. 또 잠언 3:9-10은, “네 재물과 네 소산물의 처음 익은 열매로 여호와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창고가 가득히 차고 네 즙틀에 새 포도즙이 넘치리라”고 말하였다. 구약성도보다 더 큰 은혜를 받은 우리도 소득의 십일조와 첫열매 이상을 하나님께 드림으로써 하나님 사랑함을 표시하고 풍성한 복 누리기를 기대할 수 있다.
신명기 14장의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로, 우리는 믿지 않는 사람들과 구별된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특히 맹수나 맹금류가 아닌 초식동물이나 비교적 깨끗한 물고기나 새들을 먹게 하셨다. 그것은 성민답게 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구약 성도와 같이, 신약 성도는 하나님의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다(벧전 2:9). 그러므로 우리는 믿지 않는 자들의 삶을 본받지 말고 보다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한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고 교만하고 훼방하고 부모를 거역하고 감사치 않고 거룩하지 않고 무정하고 배반하고 쾌락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지만(딤후 3:2-4), 우리는 그들과 구별하여 하나님의 자녀와 성도답게 경건하고 거룩하고 선하고 진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
둘째로, 우리는 온전한 십일조와 첫 열매를 하나님 앞에 드리며 하나님의 일들을 받드는 데 우리의 몸과 마음과 시간과 수고와 돈을 바치자.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구원의 은혜에 대한 작은 보답이다. 고린도후서 8:7, “이 은혜[헌금의 은혜]에도 풍성하게 할지니라.” 우리는 구약 성도들보다 더 풍성한 헌금, 곧 십일조 이상을 하나님께 드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