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이 흐릿한 날이면
이유 없이 마음도 함께
탁해지곤 했다
황해 서쪽 들판에서
휘몰아치듯 밀려온 황사와
도시가 토해낸 매연.
공장에서 나온 미세먼지 들
내가 피워 올린
담배연기까지 뒤엉켜
세상은 더 낮게, 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질주하는 삶의 현장에서
위안이라 믿었던 한 모금이
오히려 나를 묶고
밤마다
헐떡이는 숨과
깊어지지 않는 잠이
내 안을 파고들었다
지쳐 가는 몸과
메말라 가는 마음 앞에서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어느 지난한 밤
얕은 잠 끝에 눈을 뜨니
달빛에 풀린 구름 하나
조용히 나를 감싸 안는다
한 번만
가볍게 날아보고 싶었다
내 숨으로
내 하늘을 되찾고 싶었다
그 밤
나는 처음 으로
간절히 나를 향해 기도했다
이 몸을
다시 돌려달라고
내 안에 쌓인 연기를
거두어 달라고
손끝에서 일렁이던
하얀 연기를 내려놓고
나는 비로서
숨을 고른다
가벼워진 공기 속에서
몸과 마음이
서서히 제 자리를 찾아간다
그저 오늘도
평온한 숨이
고맙다
2026.4.13
카페 게시글
시 창작교실
< 금 연(禁煙) > / 김하일
김하일
추천 0
조회 129
26.04.13 14:02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힘든길이었지
않았을까 싶네요
주위에 실패한 사람들이 많아서 아는데 정말 대단한
의지의 결과물!!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
금연 2회차
6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