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김춘남 시인의 동시집이다. 이 책에는 55편의 동시가 수록되어 있는데, 시인은 주위에 대한 관찰과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다운 호기심의 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낱말, 표현 등 언어를 대하는 어린이들만의 특별한 방식을 동시 속에 잘 담아내고 있다.
1부에는 동물과 식물 등 자연의 개체를 바라보는 어린이의 시선을 담아내고 있으며, 2부에서는 가족을 중심으로 이웃을 바라보는 어린이의 시선을, 3부는 이름과 낱말 등을 대하는 어린이의 특별함을, 4부에서는 계절과 날씨, 사물 등을 통해 읽어내는 동심을 담았다.
[제1부] 감나무가 쓴 동시
봄 12 / 봄 들판 나비 한 마리가 14 / 하늘소 16 / 시민공원 산책 18 / 매미학교 여름방학 20 / 무지개 꽃다발 22 / 조롱박 24 / 별명 짓기 26 / 공룡은 살아 있다 28 / 뽕나무 웃음꽃 30 / 감나무가 쓴 동시 32 / 나무 찾기 34 / 해바라기 36 / 민들레 마술사 38 / 내가 좋아하는 꽃 40
[제2부] 할아버지의 점수
설마? 44 / 할아버지의 점수 45 / 야간 비행 46 / 신문에 이모가 48 / 아직도 피노키오 50 / 봄, 기념사진 52 / 가족사진 53 / 방글라데시 아이 54 / 네팔 아이 56 / 웃음빵, 도넛 58 / 선물 60 / 세탁기 61 / 군밤 할머니 62
[제3부] 식은 죽 먹기
두드러기 66 / 별똥과 불똥 67 / 제 발 좀 68 / 이래서 봄? 70 / 코, 숨었어 71 / 닮았다! 72 / 식은 죽 먹기 74 / 노래 양산 76 / 여행 78 / 과일 특공대 80 / 소문은 82 / 둥글게, 둥글게 83 / 똥후감 84 / 짜장면 86
[제4부] 가뭄 퍼즐
귤 90 / 알콩달콩 콩 나르기 92 / 다섯 살 94 / 여름 날씨 96 / 가뭄 퍼즐 97 / 젓가락 98 / 야호, 만화경! 100 / 언덕 102 / 북 치고 장구 치고 104 / 열두 발 상모돌리기 106 / 봄나무 입학식 108 / 칭찬 별도장 109 / 한번만 봐주세요 110
호기심으로 확장되는 관찰과 경험 속 동심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하지?’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알아?’
어린이들을 만날 때마다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마음 속 감탄사들이 많이 있다. 어린이들의 생각과 행동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멀리 확장된다. 똑같은 사물을 바라보더라도 어린이의 시선이 어디까지 도달하는지 어른들은 도무지 알 수 없다. 어린이가 바라보는 관찰의 끝, 어린이가 만나고 보고 만지는 경험의 끝까지 따라가는 어른들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동시를 쓰는 시인의 눈이지 않을까?
김춘남 시인의 신작 동시집 ‘아직도 피노키오’에는 어린이들의 관찰과 경험을 끝까지 따라가서 어른들에게는 낯선 동심을 잡아내는 시인의 시선이 존재한다. 어린이의 관찰과 경험은 끝에 호기심으로 확장되기 마련다. 시인은 어린이의 시선을 끝까지 따라가 결국 그 호기심을 같이 만나고 있다.
봄이 오는 들판에서 만난 나비를 관찰하고는 잠자는 나비의 사연에까지 이르렀으며(봄 들판 나비 한 마리가), 동네 느티나무에서 시끄러운 매미 소리를 듣고는 그 이유를 궁금해하고 매미들도 방학을 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매미학교 여름방학). 바닷가 바위에서 공룡 발자국을 관찰한 후 이어지는 호기심을 따라 아직도 공룡이 살아있는 것이라 결론 내리는 어린이를 만나기도 하고(공룡은 살아있다), 식탁에 놓인 젓가락의 키가 같은 것을 관찰하고는 마음이 잘 맞는 친구로 이어지기도 한다(젓가락). 이처럼 어린이의 관찰과 경험이 확장되는 지점에 시인은 서서 시에 담아낸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시인의 시선이 어린이와 같기 때문이다. 어린이처럼 생각하고, 관찰하고, 경험한다. 그리고 호기심으로 확장시켜, 동심을 구체화 시켜내는 힘이 김춘남 시인에게 있다.
이 시집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점은 ‘이름, 낱말, 표현’ 등 언어에 대한 어린이다운 생각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별똥은 / 떨어져도 / 줍고 싶고 // 불똥은 / 튀기만 해도 / 피하고 싶다.
- 별똥과 불똥 전문
별똥과 불똥이라는 단어 안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기막히게 포착하고, 과하지 않게 제시해 주고 있다. 어찌 보면 엉뚱한 연결 같지만, 아이들은 ‘똥’이라는 한글자 공통점만으로도 저기까지 생각할 수 있다. 간질간질 무좀을 향해 ‘제발 좀’을 외치는 어린이의 모습(좀,좀좀)이나, 귀가 어두운 할머니가 ‘코스모스’라는 말을 ‘콕, 숨었어’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어이없어 보여도 분명 즐거운 상상이다(코, 숨었어). 여행 길에 만나는 간이 정류장의 이름이나, 동네 과일가게 이름에서도 어린이들은 무언가를 발견해 낼 줄 안다.
어린이들이 ‘피식-’하고 잔웃음 지으며 읽어내려갈 수 있는 동시집이다. 아울러 어른들이 읽으면서 ‘거기까지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돌아보며 깨닫게 해 주는 동시집이다. 초등학교 전 학년, 청소년이나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동시집이다.
첫댓글 선생님, 축하드려요.
책 표지부터 마음을 살랑이게 합니다.^^
제목이 참 좋습니다. 아직도 피노키오,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
축하드려요.
축하드립니다
오오! 축하드립니다~~~~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