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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끝난 뒤 정치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기정사실로 보고 조기대선을 외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특히 여권에서 등장한 조기대선론자들이 지지층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친중 색채가 짙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안팎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언론과 접촉을 늘리면서 연일 조기대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권과 지지층은 오세훈 시장을 곱지 않게 보고 있다. 그가 ‘정치적 올바름’을 챙기는 데다 중국 공산당 관계자와 자주 접촉해서다.
당초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지지했던 오세훈 시장은 지난해 12월 내각제 개헌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러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시위가 커지고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전까지는 윤 대통령 체포·구속에 반대 입장을 취했다. 그러다 윤 대통령이 체포된 지난달 15일 이후부터 조기대선을 기정사실화하며 개헌과 대선용 공약을 내놓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 지지층은 오세훈 시장을 보며 그가 지난해 중국 공산당 관계자들과 연이어 만난 사실, 올 들어서 갑자기 신임 주한중국대사와 면담을 갖는 등의 행보를 보인 사실에 주목했다. 특히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오 시장이 청계천과 관련해서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중국을 찾은 오 시장은 충칭시 야경을 본 뒤 감탄하며 "내년이 청계천 개장 20주년인데 충칭시를 모델로 삼아서 바꿔야 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윤 대통령 탄핵의 원흉으로 꼽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진영도 설 연휴 이후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2일 친한계 인사들은 1973년 이하 소장파의 목소리를 내겠다며 ‘언더 73’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박상수 국민의힘 인천 서구갑 당협위원장, 류제화 국민의힘 세종갑 당협위원장, 김준호 전 대변인이 참여했다.
박상수 위원장은 ‘언더 73’과 관련해 "우리 당의 73년생 이하 젊은 소장파 정치인들과 경쾌하게 보수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방송을 해보겠다"며 김재섭·김상욱·김소희·한지아 등 친한계·소장파 의원들을 게스트로 섭외했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 ‘역적’ 취급을 받는 ‘친한계’를 모아 한동훈 전 대표의 ‘복귀’를 도모하겠다는 뜻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이들이 옹립하려는 한동훈 전 대표는 최측근 모두 친중파로 알려졌다. 비서실장이었던 김형동 의원은 부인이 지난해 총선 때까지 중국 국적을 유지했고, 장인과 장모는 중국 공산당 고위층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의 장인 또한 2000년대 초바 중국 관련 잡지를 창간해 중국 공산당 고위층과 친밀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한 정영환 고려대 로스쿨 교수도 ‘친중파’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여권 인사는 아니지만 여권 일부 세력이 높게 평가하며 여당으로 재차 끌어들이려 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조기대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출마 선언까지 했다. 이준석 의원은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40대 지도자론’을 외치며 ‘세대교체를 주장했다.
이준석 의원은 회견에서 중국 공산당이 국내에 깊숙이 침투해 있고, 부정선거 개입 의혹도 그 하나라고 보는 윤 대통령 지지층을 ‘반지성 세력’이라고 폄하했다. 그러면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리며 ‘중국이 개입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일삼는 사람들이 만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재미있는 점은 친한계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이 지난 3일 채널A 라디오에서 "조기대선 때 이준석 의원이 국힘에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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