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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용지 한장,
별것 아닌A4용지 한장이 할아버지와 손자들 간에 훈훈한 눈치싸음 을 만들곤 합니다.
보통 2주에 한 번씩 할머니 할아버지 댁을 방문하는 손자들은 찾아오기가 무섭게 이 A4 용지를 마음껏 사용합니다.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종이접기를 하기도 하면서 아껴 쓰는 법이 없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할아버지로서는 조심스럽게 단속 을 할 수밖에요.
할아버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면지 를 사용하고, 그마저도 그리 많이 소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손자들은 종이가 아까운 줄 모르고, 조금 그리다가도 새 용지를 꺼내 쓰는 통에 할아버지의 마음은 복잡합니다.
" 라떼는 말이야''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 나오게 됩니다. 저희 세대는 종이 한 장, 성냥개비 하나도 아끼며 절약과 검소함 을 생활화해 오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음을 아직도 인지하지 못하고 손자들에게 '절약! 절약!'을 외치는 것은 괜한 잔소리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단속을 하던 할아버지의 생각이 어느 날 문득 바뀌었습니다.
'그래, A4 용지 정도는 마음대로 쓰게 내버려 두자. 혹시라도 외가에 가서
"우리 할아버지는 A4 용지도 마음대로 못 쓰게 해요" 라고 한다면 사돈들께서 얼마나 웃으실까? 하는 생각이 드는것 입니다.
200장에 불과 2천원 밖에 하지 않는 종이 아닌가요.
오늘도 추석을 앞두고 할아버지를 방문한 손자들은 A4 용지만큼은 마음껏 사용합니다.
그래도 손자들이 절약하고 검소한 생활의 소중함 을 배우기를 바라는 할아버지의 마음은 여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