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병원에 갔다가 점심때 후배 아들결혼식을 세종호텔에 가서
와인 적당히 마시고 다른 후배가 차로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잠시 오수를 즐기고는 뜨거운 블랙커피 한잔으로 잠을 깨우고 다시 저녁 약속 자리로.

필경재를 인터넷으로 찾아보니까 지하철 3호선 수서역에서 도보로 10분이라,
딱 걷기 알맞는 거리이다. 여기는 한 십년전 가을에 와보았나,
지금보니 건너편에 고급음식점들이 불을 밝히고 있고
주위는 아파트로 둘러 쌓여 있다.

서울에서 남아 있는 몇 안되는 근사한 한옥이다.



필경재의 역사.

오늘의 메뉴이다.


첫번째 나온 냉채

오른 쪽에 계시는 분이 나보다 10년 위인 오히라선생
내가 이분들에게 일본은 나에게는 친근한 나라이다.
부모님의 일본말 솜씨가 에도조(동경말씨), 선친은 일본의대 예과 3년을 다녔었고
모친은 이화여전출신이니까. 어릴 적부터 일본요리에는 익숙하였고, 지금도 간사이와 간또 음식을 구별하고
일본은 북해도부터 남규수의 가고시마까지 다녀보았다. 라고 말한다.
더구나 북해도는 겨울털 눈구경하러 삿뽀로에, 여름철 시원한 쿠시로까지 다녀왔다.
북해도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 '러브레터'의 오따루, 뽀뽀야도 보았다. 하니 놀라 자빠진다.
옆에서 Boy's be ambitious로 우리들에게 잘알려진 북해도대학의 설립자를 말한다.
나는 그곳에서 삿뽀로 맥주의 북해도만 시판하는 삿뽀로맥주 클라씩을 좋아한다 .

왼쪽의 분은 사또로 나고야 출신이라 하여 오늘 점심때 후배에게 들었고
나 역시 나고야에 20년 전 가보았으니 나고야는 좀 안다.
아이치 현의 나고야는 그 위치로 보아 동경, 아래는 경도이니 그 사이에서 중경이라고도 하고.
오다 노부나가, 도꾸가와 이에야스, 도요토미 히데끼 등 일본의 과거 인물들의 고향이고
우리에게는 주니치 드래곤스의 선동열이 유명하다.
또 히토츠부시라는 장어 덮밥을 나무도시락에 넣은 것이 별미.
나고야성의 고래모양 금으로 만든 샤치, 우리 말로는 막새인가?
도요타 자동차 등 공업 도시가 주위에 있어 부자 도시이다.
이 친구는 처가 한국계라 매운 음식도 잘 먹는다.
내가 일본 문화는 좋아하나 '노'는 별로라니 자기들도 재미없다는 걸 인정한다.
나느 가부끼는 동경 가부끼좌에서 '주신구라이'까지 구경을 하였었다.
라쇼몽과 가케무사의 구로사와 아키라감독의 영화,
마스모도 세이조의 사회추리소설인 '점과 선'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설국' 등과 최근에는 무라까미 하루끼의 소설까지 좋아한다.


술은 맥주로 '간빠이'
이어서 국순당 막걸리 '미몽'으로.



신선로를 이렇게 꺼서 주니 품위도 없어 보이고
식어서 맛도 별로이고, 자세히 살펴보니까 들어간 재료도 별로이다.










오늘 먹어본 음식 중 최고는 이것이다.


오늘 우리 시킨 한정식은 국화정식으로 8만 5천원 + 10%.
좋은 식재를 가지고 음식 맛없게 하는 전형적인 방법은 온도를 못 맞추는 것.
음식은 온도가 찬음식은 찬대로 즉 동치미와 냉채.
더구나 한 겨울에는 살짝 얼어있는 동치미 국물 마시는 것도 좋은데.
더운 음식은 더운대로 죽, 송이와 청경채볶음, 신선로, 찜과 구이의 생선요리는 식으면 비린내가 난다.
그리고 국도.
주방과 거리가 먼 것도 아닐터인데 왜 이럴까?
좋은 재료로 이렇게 맛없게 서브하는 것도 재주인가?
지난번 15만원짜리 한정식에도 생선회에 나온 와사비가 말라있었고, 전복초에 나온 전복은 오분자기.

병풍이고 다른 장식품들이 고풍이 서려 있다.

기념 촬영을 한다.

자리를 이동하여 한장 더.

문인상 석물이 한점 보이는구나.

거기에서 올려다 보고 찍었다.

우리가 저녁을 먹은 곳이다.



우리는 춯효당 아래의 건물에서 회식
문인상이 서있다.

담배피우는 사람들을 위해 불을 피워놓았다.

녹천 이유선생의 공을 기리는 신도비.


아직 녹지 않은 눈들이 지붕에도, 길옆에도.

박고문과 김회장이 밤의 필경제를 찍고있다.
이총무의 차를 타고 일원역으로 와서 지하철-마을버스로 오니 집까지 금방이다.
첫댓글 유교수에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 그 집 음식은 별 것이 아니네요.... 집만 그럴싸한 것도 문제입니다. 집이 그럴싸 하니까 외국인을 접대한다고 모처럼 선택한 곳인데, 음식이 그 정도라면, 초대한 사람들 얼굴 뜨겁게 할 것 갈습니다.
용수산은 괜 찮은 것 같은데, 너무 비싼듯하고.....
나는 맛이 있는 곳은 맛있다고 쓰는 사람입니다.
수련의 시절 터키 출신의 선배의사가 있었고 그리스 출신의 수련의가 있었는데 둘 사이는 극도로 나빴다. 오스만 터키 시절 그리스에 대한 지배가 문제로 작용했는데 특히 그리스 의사의 터키의사에 대한 증오는 극도에 달한 것을 보았다. 6세기 경 백제의 유민이 대거 유입하면서 일본의 황실이 출발했고 일본에서 그런 증거가 출토될 때마다 일본인들은 서둘러 다시 매장하곤 한다. 미개한 조선인들을 자기네가 개화시켰는데 이제 와서 기어오른다고하며 독도나 정신대 같은 것들은 잊으라고 한다. 떠다니는 월남 보트 피플들을 한 명도 구조하지 않고 잘 살 때 다른 나라를 한 번도 도운 일이 없는 그들. 사진 속의 그들 그리 달갑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