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상권,샤로수길-소박 이색 개성 톡톡
최근까지 서울대학교 인근에서 첫 손에 꼽히는 상권은 ‘녹두거리’였다. 신림로11길 약 110m 구간을 일컫는 이 거리는 서울대생들이 밤늦게까지 소주잔이나 막걸리 사발을 기울이며 대한민국 최고대학 특유의 패기와 지성을 발산하던 곳이었다.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몰려 고시촌을 이룬 것이 상권 형성에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외무고시가 47기 시험을 마지막으로 폐지되고 사법고시마저 폐지수순에 들어가면서 고시촌 학생들이 속속 이탈함에 따라 과거에 비해 부쩍 활기가 줄어든 모습이다. 반면 서울대 진입을 위한 관문이면서도 서울대와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외면 받았던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은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하나의 상권으로 확실히 부상했다. 3·4번 출구는 지난 2007년 브랜드 아울렛몰, 영화관, 푸드코트 등을 갖춘 에그옐로우 쇼핑몰이 들어선 이후 젊은 층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봉천로 사거리 방면 6·7번 출구 쪽은 외부인구 유입은 적으나 그 배후로 아파트단지, 다가구주택, 빌라 등이 밀집돼 있어 수요가 풍부하다. 2번 출구도 버스정류장 환승을 목적으로 하는 인파 때문에 항상 붐비는 곳인데, 최근 이 일대에서는 서울대생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관악로14길’, 일명 ‘샤로수길’이 주목받고 있다. ‘샤로수길’이라는 명칭은 ‘샤’자 형태의 서울대 정문 조형물과 신사동 ‘가로수길’이 합쳐져 탄생한 것이다. 이 길은 이국적인 느낌의 카페와 레스토랑, 디자이너 숍, 보세옷가게 등이 잇따라 입점하면서 점차 입소문을 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요즘 서울대 근방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흥 상권인 ‘샤로수길’을 취재했다
관악로 14길인 ‘샤로수길’은 관악구청 맞은편에 위치한 엔젤리너스커피 옆 골목길 입구에서부터 낙성대 재래시장 입구 전까지 약 300m를 일컫는다. 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로 나와 150m 정도 직진하면 엔젤리너스커피와 올리브영 사이 골목길이 나온다. 좀 더 들어가면 이색적인 음식점들이 거리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샤로수길이 나온다.
샤로수길은 이전에 세탁소, 식당, 미용실 등이 주로 영업을 하고 있어 주목할 만한 상권이 아니었다. 하지만 몇몇 일반 식당과 고깃집들이 일본식 선술집 등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낙성대 시장 입구 근처에는 아직도 세탁소, 미용실 등이 남아있다.
부동산 및 상인 등 일각에서는 ‘샤로수길’을 관악로 14길에서 이어지는 관악로 16길까지로 말하기도 한다. 관악로 14길에서 이어지는 남부순환로 230길을 따라 관악로 16길의 먹자골목까지 프랜차이즈 및 개성 있는 포차, 술집 등 활발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거리에 이자카야 등 술집이 들어오고, 젊은 사람들이 창업에 뛰어들면서 거리가 흥하기 시작했다”며 “이전에는 대부분 가게들에게 권리금이 없었는데 지금은 권리금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정문 모양 딴 이름 ‘샤로수길’…“개성갖고 소박하게 장사해야”
‘샤로수길’은 서울대 정문 ‘샤’ 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서울대학교와 거리는 떨어져 있지만, 이 근처 원룸촌 주거 인구와 유동 인구의 대다수가 서울대 학생들이여서 자연스럽게 서울대생들이 몰려들게 됐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샤로수길’은 가격이 부담 없고 분위기가 좋은 술집이 많아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서울대입구역과 가까워 집으로 돌아가는 서울대생들이 많이 들르는 곳이다”고 말했다.
샤로수길을 걷다보면 양쪽 빌딩 1~2층으로 개성 있고 다양한 메뉴의 음식점과 술집들이 늘어서 있다. 음식점 중에는 감자브리또, 고기라스브리또, 치킨퀘사디아 등 멕시코 요리를 판매하는 ‘도스타코스’, Bar와 레스토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Sudamerica’ 등이 눈에 들어온다.
음식점보다 개성이 돋보이는 것은 다양한 술집이다. ‘인디안 참숯양꼬치’는 캠핑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통해 개성을 뽐내면서 캠핑을 좋아하거나 색다른 분위기를 찾는 손님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외에도 선술집 ‘쿠마’, 퓨전카페 ‘BUNKER’, ‘황금퓨전호프’, Beer Pub ‘랄라’, ‘낭만싸롱’, ‘엘리펀트 키친’ 등이 학생들의 시선을 끌었다.
올초 문을 연 ‘와인창고잡’은 세련된 인테리어와 분위기 있는 조명 등으로 손님들을 사로잡고 있다. ‘와인창고잡’에는 여러 종류의 와인이 있으며 가격대도 부담 없어 대학생에서부터 직장인까지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생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저니’는 수제 버거집으로 맥주도 판매하고 있다. ‘샤로수길’에서 문을 연 지 5년 된 ‘저니’의 대표는 최근 언급되고 있는 ‘샤로수길’에 대해 “아직은 변화해가는 단계로 더 두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장사 분위기에 관해서는 “날씨가 따뜻한 봄에서부터 가을까지는 장사가 잘되지만 추운 겨울에는 장사가 안 되는 편이다”고 말했다. 최근 그는 점심시간대 문이 닫혀있는 다른 가게들과 달리 장사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며칠 전부터 점심장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저니의 사장은 “이 거리는 장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개성을 갖고 소박함을 추구해야한다”며 “그것이 바로 샤로수길 답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가로수길의 경우 원래는 신구초등학교 앞길일 뿐 이었다”며 “길이 유명해진 이유는 초등학교 앞길 말고도 인근에서 특색 있는 매장들과 카페·레스토랑이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샤로수길’에서 이어지는 낙성대 재래시장 골목에도 샤로수길 상권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지난해 술집과 카페 등 2~3개 업소가 들어섰다. 시장 상인들은 시장 안으로는 더 이상 술집이 들어오기는 힘들다고 했으나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샤로수길의 분위기가 점점 더 고조되면 시장골목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분위기 있는 술집 대세…카페도 조금씩 생겨
‘샤로수길’에는 술집 분위기에 밀려 카페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눈에 들어오는 카페는 북카페 ‘세상과 연애하기’, 낙성대 재래시장 인근의 ‘티라노카페’, ‘LALAPIPO’ 빙수카페가 있다.
건물 2층에 위치한 ‘세상과 연애하기’ 북 카페는 가게 문을 연지 4년 반 정도 됐다. 북카페이다보니 조용한 분위기를 찾는 서울대 학생 상당수가 찾아오고 있었고 시험기간에는 특히 학생들이 몰린다고 한다.
‘세상과 연애하기’ 대표는 최근 관악로 14길이 ‘샤로수길’로 불려지는 것에 대해 “이 길에는 고깃집 및 식당 등이 많았는데 최근 1~2년 사이에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거리가 뜨기 시작했다”며 “이미 길 중간까지 발달된 상태로 이 분위기가 더 길가에 파고들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북카페는 테이블 회전율이 낮긴 하지만 서울대생들이 꾸준하게 찾고 있어 가게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가게 사장은 “몇 년간 이 거리에 있던 2~3개 카페가 가게를 싸게 내놓고 나갔다”며 “카페를 생각할 경우 더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낙성대 시장으로 진입하기 전에 좌·우측으로 길이 나있다. 우측 코너에는 ‘뚜레쥬르’가 있고 우측으로 난 길로 들어가면 ‘티라노 커피’가 위치해 있다. ‘뚜레쥬르’는 문을 연 지 2년 됐다. 이 곳 토박이라고 말하는 ‘뚜레쥬르’ 대표는 “빵을 팔면서 한 쪽 공간에 테이블 3~4개 놓고 커피도 함께 판매하고 있지만 판매량이 하루 평균 20잔 정도로 커피 손님이 없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티라노 커피’는 생긴지 1년 넘었다. ‘티라노 커피’ 대표는 “이 지역은 만남의 장소가 아니기 때문에 샤로수길 앞쪽 부근보다는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가게를 차려서 입소문이 나지 않는 한 가게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탄력 받은 먹자골목, ‘샤로수길’ 따라 술집골목으로 변신
일부 상인들은 술집 골목이 ‘샤로수길’ 따라 발달하고 있지만 아래 라인에 위치한 관악로 16길에 형성된 먹자골목의 분위기도 활발하다고 입을 모았다. 낙성대 재래시장 진입 전 좌측 골목으로 들어가면 ‘새마을금고’가 보이는데 이 남부순환로 230길을 시작으로 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로 나가는 관악로 16길까지 개성 있는 포차 등 술집이 모여있다.
이 먹자골목에는 치킨프랜차이즈 ‘호치킨 하우스’, ‘우동먹고갈래’, ‘옛날포차’, 수제맥주 ‘LINGO’ 등 다양한 호프 및 술집이 들어서있다. 또 강호동의 창업 브랜드인 ‘치킨678’, 저렴한 안주와 맥주로 창업트렌드로 떠오른 스몰비어 ‘김양살롱’, ‘봉구비어’, ‘청담동 말자싸롱’ 등도 있다.
‘호치킨 하우스’ 대표는 “이곳은 저녁 6~7시쯤부터 새벽 2시까지 장사가 잘되고 있다”며 “술집이 점점 들어서면서 서울대생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먹자골목에서부터 관악로 16길까지 점포시세가 샤로수길에 비해 비싼 편이라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문을 연지 1년 된 오뎅바 ‘코너오뎅’은 이전에 일반 식당이었다고 한다. ‘코너오뎅’ 대표는 “샤로수길 뿐만 아니라 이 골목도 포차가 생기는 분위기여서 오뎅바를 차리게 됐다”고 전했다. 이 골목에서는 ‘성민양꼬치’, ‘로향양꼬치’, ‘교동 전선생’이 유명하다.
세련된 인테리어로 눈에 띄는 ‘구이의 반장 군반장’은 문을 연 지 갓 1주일 됐다. 다른 가게보다 이른 시간에 장사를 준비하고 있던 가게 관계자는 “이전에 있던 가게는 허름하고 테이블 4~5개에 불과했으며 주요 고객층은 중년층이었다”며 “‘군반장’은 대학생, 직장인 등 20~30대를 공략했고, 회사에서 이 위치를 추천해줬다”고 설명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골목은 몇 년간 일반 고기집·식당에서 개성 있는 포차로 바뀌고 있고, 계속해서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한다. 주변에 인테리어 공사가 마무리 된 한 점포는 이전에 홍어전문점이었고 ‘호프’집으로 개업할 예정이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관악로 14길의 시세는 상가 1층 20평 기준으로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50만원, 권리금 8000만원이었다. 또 D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상가 1층 18평 기준으로 보증금 1000만원, 월세 280만원, 권리금 1억1000만원이었다. 다른 상가 1층 20평은 보증금 4000만원, 월세 150만원, 권리금 7500만원이었다.
D 부동산 관계자는 “상가 1층 6~7평 기준으로 보증금 1000만원, 월세 150만원, 권리금 5000만원 미만이다”고 말했다. W 부동산 관계자는 “급하게 나온 점포 가운데 상가 1층 7평 기준으로 보증금 500만원, 월세 45만원, 권리금 5000만원인 것이 있다”고 말했다
첫댓글 샤로수길?? 이쁘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