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中의 ‘방역 공안통치’ ···이번엔 윈난성 루이리 당서기 해임
기사입력 2021.04.08. 오후 3:03 기사원문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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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국경도시 코로나 방역 실패 책임 물어
지역당국자 보신주의에 국가간 교류까지 장애
궁윈쭌 중국 윈난성 루이리시 당서기 /신경보
[서울경제]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눈에 띄게 진정됐다고는 하지만 지역적 방역 대책에 실패한 지방관리들은 여지없이 쫓겨나는 ‘방역 공안통치’가 지속되고 있다.
8일 신경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이날 윈난성 기율검사위원회는 루이리시의 최고직위인 당서기 궁윈쭌(47)의 직위를 해제하고 조사연구원으로 강등했다. 루이리시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진 것이다.
윈난성 기율위은 “루이리에서 반년여 사이 3차례 코로나19가 발생했다”며 “특히 이번 발생은 전국적인 방역 기조를 훼손하고 사회경제 발전에 영향을 끼쳤다”고 궁 서기의 해임을 설명했다.
군부 쿠데타와 이에 반대한 시위로 혼란스러운 미얀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윈난성 루이리시에는 지난달 30일 이후 100명 가량의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자가 발생했다. 지난 7일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 11명에 무증상 감염자 1명이 추가됐다.
옥·루비 등 보석과 희토류·천연가스 등 지하자원 거래를 위해 중국에 온 미얀마인이나, 미얀마에 갔다 온 중국인에게서 확산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로 30여만명 인구의 루이리시는 이미 도시봉쇄에 들어갔고 전 주민에 대한 핵산검사,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다.
루이리의 교역품이 중국 전체에서 핵심적인 물건이고 미얀마 쿠데타에 대한 대응이 중앙정부의 소관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은 말단 지역 책임자가 짊어지는 셈이다.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꼬리 자르기’는 이미 작년 초부터 시작됐다. 우한에서의 코로나19 발생 책임을 물어 지난해 2월 후베이성과 우한시 당서기가 해임된데 이어 전국적으로 책임성 해임이 이어졌대. 지난해 6월 베이징 신파디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코로나19 집단발병이 있을 때는 이 시장의 사장도 가차없이 해임됐다. 이후 코로나19 감염이 일어난 각 지역의 행정책임자나 방역책임자들이 줄줄이 옷을 벗었다.
이러한 ‘방역 공안통치’의 후유증은 곧 나타났다. 지역 당국자가 보신주의에 빠져 비타협적 태도로 나오면서 국가 간 교류 및 국내여행 이동도 제한한 것이다. 중국 지방당국이 경쟁하듯 해외로부터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는 것도 이에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해외유입설을 퍼뜨리는 것도 책임회피를 위한 ‘남탓’이다.
앞서 올해 춘제(중국의 설) 연휴에 각 지방정부가 자신의 지역 방역을 이유로 모든 방문객에 대한 음성확인서 요구 등 지나친 제한을 부과하며 국내 관광 및 소비가 급격히 줄자 중앙정부가 오히려 일부 완화를 요구했을 정도다.
외교 관계자는 “한중 교류 행사를 더 자주 하려고 하지만 방역을 앞세운 지역당국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며 “코로나19는 당장 지역당국자가 죽고 사는 문제”라고 전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