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영상테마파크를 찾아가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특별한 여행을 하고 왔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때론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꽃피우는 로맨스는 너무나 짜릿할 것 같다. 한복을 입고 나오는 여주인공보다 시대를 앞서가는 신여성을 대변하는 서브 여주인공이 멋져 보이는 그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땐 합천영상테마파크로 향하자.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될 수 있다.
2004년에 조성된 합천영상테마파크는 1920년대부터 1980년대를 아우르는 시대물 오픈 세트장으로 셀 수 없는 드라마와 영화를 이곳에서 찍었다. 대략 190여 편의 영화, 드라마, 광고, 뮤직비디오 등을 찍었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 제작되는 시대물은 전부 다 이곳에서 찍었다고 보면 된다. 특히 청와대가 개방하기 이전부터 청와대 세트가 마련되어 있어서 청와대 관련 촬영도 다 이곳에서 했다.
일제 강점기 때의 소공동 거리를 재현해놓은 모습.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그 시절 맥주집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화려한 개화기 시절 옷을 입고 거리를 거닐다
합천영상테마파크 입구에 들어서면 부티끄라는 개화기 시절 옷이나 교복 등을 빌려주는 의상숍이 있다. 이곳부터 들러서 마음에 드는 옷으로 갈아입고 이곳을 둘러보는 것이 순서다. 여성 여행객을 위한 드레스들이 색상별로 전시되어 있는데, 종류가 최소 50여 종은 있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골라 입어볼 수 있다. 남성 여행객을 위한 개화기 시절 정장도 준비되어 있으니 커플이라면 둘이 같이 빌려 입고 거리를 거닐며 사진을 찍어보자.
개화기 그 시절 세상은 어지럽고 누군가는 고군분투했지만, 화려한 문명도 물밀듯이 밀려들어 의상에도 반영되었다. 그 모습을 반영한 듯한 화려한 의상과 소품이 마련되어 있다. 가방과 구두, 심지어 레이스가 달린 모자까지도 풀세트로 빌려 입을 수 있다. 풀 착장으로 입고 나면 어느새 그 시절의 사람이 된 것만 같다. 레이스가 가득 달린 우산까지 빌리면 오늘의 여행 시작이다.
개화기 시절 옷을 빌려주는 부티끄.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개화기 시절을 재현한 다양한 옷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영화에 쓰였던 소품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특히 개화기 의상들은 일제 강점기 소공동 거리나 적산가옥 거리에서 사진을 찍는 게 잘 어울린다. 개화기 분위기를 물씬 풍기기 위해서는 의상과 어울리는 장소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필수. 진한 카키 색에 칼라와 소매에 레이스가 디테일하게 놓인 드레스를 입고 거리로 나섰다. 칼라의 리본과 펜던트가 달린 개화기 시절 의상은 그때의 분위기로 한껏 올려준다. 허리는 잘록하고 넓게 퍼지는 치마 스타일도 그 시절 분위기 그대로다. 까만 레이스가 달린 빨간 모자가 포인트가 되니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그 시절이라고 해도 믿겠다.
SNS에 찍은 사진을 바로 올리니 친구들 반응이 뜨겁다. 장소부터 옷까지 부럽다고 난리다. 개화기 의상이 잘 어울린다는 반응부터, 합천영상테마파크에 와 있다는 사실까지 너도나도 여기에서 개화기 옷을 입고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한다. 이곳은 역시 핫한 포토존임이 분명하다. 친구들의 반응이 좋으니 더 신이 나서 사진을 많이 찍게 됐다. 친구들이 부러워하니 SNS에 여러 장 사진을 올렸다.
전차길을 따라 걷다보면 다양한 풍경을 둘러볼 수 있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일제 강점기 커피숍 앞에서 앉아 쉬어가 보자.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현대식 건물과 대조적인 옛스러운 길 사이를 거닐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개화기 옷을 입으니 한복을 입고 나온 여주인공보다도 개화기 화려한 옷을 입고 나온 서브 여주인공이 된 것만 같다. 일본어가 쓰인 의상 가게 창문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애기씨가 살고 있는 집을 찾아온 것 같은 한옥에도 들러본다. 그 시절 띠링띠링 소리를 내면서 다녔을 법한 전차에도 몸을 실어본다. 역시 일제 강점기 소공동 거리 한 가운데서 찍은 사진이 제일 의상과 잘 어울린다. 의상을 빌렸다면 일제 강점기 소공동 거리에서 꼭 사진을 찍어보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여주인공이 부럽지 않다.
70~80년대 종로에서 낭만을 찾다
1920~30년대를 지나 70~80년대 서울 종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거리로 걸어왔다. 원구단, 중앙우체국, 국도극장, 단성사 등 그 시절에 랜드마크였던 건축물들이 그때의 모습 그대로 자리하고 있다.
7~80년대를 재현한 건축물이 분위기 있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80년대 유명했던 로라 양장점.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합천영상테마파크는 암살, 밀정 등 다양한 영화의 배경지이기도 하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일제 강점기 시대에서는 체험하지 못했던 시절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이었다면, 이곳에서는 진짜 경험했던 추억의 흔적을 찾는 여행객들이 많다. “그 시절 그대로네!” 많은 여행객들이 연신 감탄을 내뱉으며 신기해한다. 실제로 겪었던 그 때의 모습을 기억하며 추억에 빠져보는 시간을 가진다.
게다가 추억의 도시락을 먹으면서 또 한 번 추억에 젖는 시간을 가진다. 계란과 김치, 분홍소시지가 누런 빛깔의 옛날 도시락통에 한 번에 담겨 나와 비벼 먹어야 하는 추억의 도시락. 그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뚜껑을 덮어 흔들었다가는 김칫국물이 사방에 튀어 큰일 난다. 추억은 추억 그대로 남겨두고 숟가락으로 조심스레 비벼서 먹자. 매콤달콤한 볶음 김치에 추억 한 스푼을 더하니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건 일도 아니다.
어디든 최고의 포토존이 되는 합천영상테마파크.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INFO 합천영상테마파크
운영시간 09:00~18:00(폐장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이용요금 성인 5,000원 학생ㆍ어린이ㆍ군인 3,000원 다문화가족ㆍ국가유공자ㆍ합천군민 등 무료
모노레일 왕복 성인 5,000원 초등학생 3,000원
주소 경남 합천군 용주면 합천호수로 757 촬영세트
전화번호 055-931-9303
청와대에서 잠시 휴식 시간을 갖다
합천영상테마파크의 하이라이트인 청와대에 가려면 모노레일을 탑승하거나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합천영상테마파크를 한 번에 쉽게 둘러볼 수 있는 투어버스인 호돌이 전기차를 먼저 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호돌이 전기차를 타고 한 바퀴 둘러본 후에 모노레일 역에서 하차해 모노레일을 타고 청와대로 가는 코스로 움직이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
모노레일로 7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라 걷기보다는 이왕이면 모노레일을 타는 것을 추천한다. 총 60인승인 모노레일은 15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어 굳이 시간을 맞춰서 타기보다는 대기하고 있으면 모노레일이 자주 오기 때문에 본인의 일정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
68%로 축소된 크기의 청와대를 둘러보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갖는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모노레일을 타고 도착하면 68%로 축소한 청와대의 모습이 보인다. 68%로 축소했다고 해도 거대한 모습에 놀라게 된다. 청와대를 들어가려면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고 들어가야 한다. 내부에는 청와대의 모습을 재현해 놨다기 보다는 미디어 아트를 전시하고 있어 청와대의 내부모습을 볼 수는 없다. 미디어 아트도 우리나라 역사의 모습을 담아놓은 전시라 한 번 둘러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청와대까지 오르면 이제 잠시 휴식할 시간. 바로 옆에 있는 한옥 카페에서 청와대를 바라보며 시원한 음료 한 잔 하는 것은 어떨까. 한옥 카페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수제 청귤 에이드는 청량함에 마음까지 상쾌하게 해준다.
출처 [여행스케치=합천 김유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