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진지한 표정으로 “선거 어떻게 될 것 같아요?”하고 묻는다. 현시점에서 누구도 정답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압승은 아니더라도 국민의 힘이 과반수 의석확보에 성공할 것으로 본다. 이런 내 말에 확신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내 전망과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여론조사에서 족집게 같다는 별명이 붙은 이영작 박사는 여론조사만 너무 믿다가는 큰 낭패를 볼 것이라면서 자칫 여론조사에서 이기고 선거에서 지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이미 사라져버린 낡은 기법이 아직도 한국에서는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무슨 기법인가. 그는 경마형 조사방법(Horse Racing Survey)이라고 잘라 말한다.
경마에서 여러 필의 말이 선두다툼을 벌이면서 달리는 데 어느 말이 이길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 한국형 여론조사란다.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고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물은 후 그 결과를 토대로 유권자의 지향이 어느 당인가를 맞춰야 예측이 정확해질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후보들을 경주마로 상정하고 관객들에게 어느 말이 선두가 될 것 같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조사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년 동안 이런 방식으로 항상 40%대 이상의 높은 지지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선거에서 패하고 정권을 빼앗겼다. 좌파가 선거로 잡은 정권을 우파에게 선거로 뺏기는 경우는 거의 드문 일이다. 우파후보인 윤석열이 0.7%로 승리, 정권을 잡은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이번 총선거에서 국민의 힘이 과반의석을 확보하는 승리를 얻을 것인가. 나의 답은 한마디로 그렇다. 왜냐구요. 왜오왜왜왜냐구요왜냐구요.
2. 윤정권 지지도는 처음부터 낮았다.
윤 정권의 지지도가 낮은 것은 대선에서 자기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상당수가 토라졌기 때문이다. 검찰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주면 문재인 정권의 비리와 실패를 속도감 있게 적발하고 단속해줄 것을 바랬는데 그것이 너무 미흡했다. 문정권 5년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토요일 광화문 거리를 가득 채우면서 문재인 정권퇴진투쟁을 벌였던 세력들이 삐진 나머지 여론조사에서 윤정권을 외면했다.
적폐청산의 명분으로 자행한 온갖 부정불법 피해자들의 아픔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자인한 것처럼 이재명이나 조국을 구속하지 못했다. 칼을 주었으나 제대로 못 썼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민의 힘’ 지도부의 정치력 부족이 겹쳤다. 대통령선거 승리가 마치 자기들만의 공헌인 양 호도하면서 문재인 정권 반대투쟁을 주도해온 시민단체 세력의 큰 기여를 무시했고 심지어 적대시하기까지 했다.
조국의 법무장관임명 파동 때 전국각지에서 몰려온 민중시위대가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운 것은 국민의 힘과는 전혀 무관했다. 이때 국민의 힘은 뭘했나. 이런 일들 때문에 윤정권 지지도는 낮을 수밖에 없었다.
3. 다수결을 앞세운 야당의 입법독재
더민주의 원내의석은 과반수를 훨씬 상회, 국회 300의석 중 170여석을 점유함으로 해서 국회를 그들 멋대로 운영했다. 여야합의 없이 더민주의 뜻대로 수많은 법률을 제정했다. 다행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입법독재는 상당히 견제되었지만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탄핵은 언제나 가능했다.
자기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공직자에 대해서는 항상 과반수의결(대통령만 3분의 2를 필요로 함)로 탄핵안을 가결하고 일단 가결되면 그 순간부터 직무가 정지된다. 자기들 주장에 맞서는 검사 3인을 탄핵하고 명분 없이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한 것이야말로 다수결의 횡포의 극치였다.
다수결을 앞세워 마음대로 탄핵하고 마음대로 입법하고 정부의 입법안은 무조건 폐기하는 행태야말로 유권자들이 선거를 통해 마땅히 준엄하게 심판해야할 과제로 되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거는 대통령 선거 중간에 치러지는 중간선거적 성격 때문에 정권심판론을 피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행정부와 입법부가 동시에 심판받는 선거가 되지않을 수 없다. 압도적인 다수의석으로 국정운영을 좌지우지한 야당의 입법독재와 다수결 횡포가 결코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대선승리로 행정부는 장악했지만 입법부와 사법부는 사실상 문재인 정권의 연장이었다. 또 대통령이 임명권을 갖는 국영기업체나 공기업의 장들 역시 전임자가 임명한 그대로였다. 또 문재인을 지지했던 수 백개의 사회단체들은 여전히 중앙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금고에 빨대를 꽂고 있다. 이런 환경하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도가 낮지 않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4. 백성은 어리석은 것 같아도 가히 속일 수 없다.(民至愚 不可欺者 民也)
더민주당은 이번 총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을 내걸고 있다. 거기에 동조하는 국민들도 많다. 특히 정부나 공공기관의 금고에서 국민 혈세를 빨아먹는 세력들은 정권심판론을 지지할 것이다. 국민들은 물론 국정운영의 잘잘못에 대해 책임을 정부에게 묻겠지만 그보다는 압도적 다수의석을 점유한 야당이 국회를 방탄수단으로 수차례 악용하고 생산적인 입법활동을 외면하고 탄핵권을 남발하는데 진저리를 쳐왔다.
따라서 이번 총선거는 정부심판과 야당심판이 반드시 함께 이루어지는 선거다. 특히 야당이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멋지게 지는 것보다는 약속을 안지키는 게 낫다”면서 선거법을 일방적으로 고쳐 위성 정당을 만들고 그 결과 53. 8cm의 긴 투표용지를 만들게 한 책임도 국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물을 것이다. 특히 공천의 난맥으로 당심과 민심이 왜곡되고 상식과 공정의 시대정신에 역행한 더민주의 공천과정도 국민이 심판할 것으로 본다.
우리 국민들은 건국이래 수많은 선거를 치루어 왔지만 한번도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놓고 선택해 본 일은 거의 없었다. 항상 덜 나쁜 것 (lesser evil)을 고르는 비극적 선택상황을 살아왔다. 그런데 덜 나쁜 것을 선택하는 데는 거의 실패하지 않았다. 그 결과로 나라가 이 만큼 성장했다
지난 국회 즉 21대 총선거 때는 지금 여당인 국민의 힘의 리더십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전략도 없었고 전술도 없었다. 선전전에서도 대여 공세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한동훈이 이끌고 있는 지금의 국민의 힘은 과거의 국민의 힘과는 다르다. 전략이 깔려있고 대야공세가 날카롭고 뉴스메이킹에 상당한 수준으로 성공하고 있다.
득표에 필요한 정책과 비전을 내놓고 정치개혁의 과제를 여당이 솔선 수범하고 있다. 한동훈의 출현으로 국민의 힘의 모습은 너무나도 많이 달라졌다. 그는 유세현장을 매일 매시간 인파로 가득 채울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당 선거사상 한번도 본 일 없는 진풍경이다. 한동훈 신드롬이라는 정치용어까지 나왔다.
지금까지 윤 정권은 야당의 견제 없는 안보 외교에서는 눈부신 성과를 얻었다. 국가안보의 중요한 축인 한미관계를 다시 정상화했다. 한일관계도 협력의 본궤도에 올렸다. 대중국외교에서도 주권국가답게 상호주의를 실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4월 총선에 승리하면 내치에서도 외교에 못지않게 큰 업적을 보일 전망을 민생투어에서 보여주고 있다. 상공인의 날에 윤 대통령이 보여준 경제 비전은 전국의 상공인들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5. 국민의 최종적 선택
우리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 5년을 겪어보았다. 오른쪽 깜빡이를 켜놓고 차를 줄곧 왼쪽으로만 몰아가면서 인기관리에 국고를 탕진, 사상 최고의 국가채무를 후대들에게 떠맡겼다. 그러나 문재인은 재임중이거나 재임 이전에 형사피고인이 된 일은 없다.
그러나 지금 야당 대표는 수많은 사건에 연루된 형사피고인이다. 그에게는 정권심판으로 선거를 이겨 국회를 자기 감옥행을 막을 방탄용으로 만드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국민들도 그 속을 뻔히 안다. 우리 국민들의 정치의식 수준은 미국이나 일본에 못지않게 높다.
한 때 윤대통령에 토라진 반윤 세력이었을지라도 역사를 다시 문재인 시대로 되돌리는 길을 선택할 리는 만무하다. 비극적 선택일망정 국민의 힘을 선택할 것으로 본다.
이번 선거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재명의 정권심판론과 한동훈의 입법독재심판론이 함께 겨루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진영논리에 매몰된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직접 투표용지 앞에 서면 선택을 놓고 중대결심을 하게 된다.
“덜 나쁜 미래”가 무엇인가를 선택한다. 정답은 국민의 힘의 승리다. 중간선거의 성격 때문에 압승은 어렵지만 과반 의석은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본다. 이것이 나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