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엄·마·하·영·아
#서른번째이야기
[RED MOON]
바이크에서 내린 난 땅이 쿵쿵 울리는 음악소리에 살짝 기분이 묘해졌다.
아직도 길가의 가로등이 깜박깜박거리고 있자 나는 그때의 일이 떠오르려고 했다.
그때의 강민혁은 순 제 멋대로에 막무가내 변태새끼나 다름없었지만
오늘의 강민혁은 내가 생각해도 뭔가가 이상했다.
강민혁이 한쪽 손은 나를 잡은채 여전히 [도장] 이라고 적힌 문을 열자
나는 손을 빼고 마이주머니에 손을 넣어버렸다.
RED MOON 이라고 적힌 글씨가 나타나고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온통 풍선으로 꾸며진
스테이지 안에 꽤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어?!!! 어떻게 된거야 영아너>_<”
제일먼저 나를 발견한 맑음이가 내앞으로 뛰어왔다.
“전화도 안받고 왜 말도없이 학교를 까고 그래!”
강희가 풍선 묶음을 든채 나타나자 나는 주머니를 뒤졌다.
집에 두고 온 모양인지 마이주머니는 물론이고 주머니란 주머니는 다 뒤져봐도 핸드폰이
없었다.
“핸드폰이 없나봐”
“킁킁.. 영아너 술마셨어?!”
“·······응...조금”
“잠깐만 이리와봐”
물은건 맑음이었지만 강희가 내 팔을 끌고는 구석으로 날 데려갔다.
강희의 손에 들려있던 풍선은 어느새 맑음이의 손에 놓여있었고,
눈이 땡그래져 풍선을 받아든 맑음이는 풍선을 놓칠세라 위로 둥둥떠가는 풍선을 잡으려고
힐을 신은발로 콩콩뛰며 손을 뻗어댔다.
“왜그래”
“너 진짜 말안할래?”
“무슨말을 안해”
“반해성이랑 어떻게 된건지 빨리 말해”
“········”
“나 화낸다 그냥 털어놔봐 제발 혼자 울고 술퍼먹고 땡땡이까고 하지말고”
“·····알았어. 사실은 반해성이····반해성이 날···”
사실 쫌 겁이났다.
강희가 이말을 듣고 흥분을 하면 어떡할까.
화를 내면서 반해성을 찾아간다 죽여버리겠다 등등.
하지만 나는 강희의 재촉에 그 다음의 상황을 생각할겨를이 없었던 것 같았다.
“날······이용하려고 나한테 접그·····”
“널 이용하려고했단 말이야? 어디에다?”
“어떤 아저씨가 어떻게 해서라도 강민혁을 잡아오라고·······건안가 뭔가 하는 애가 잘
따르는 여자애한테. 연민같은거 품지말고 이용하라고·······“
나는 말하면서 고개를 숙여버렸다.
얼굴이 뜨거웠다.
다시 내 입으로 말하고 나니 정말 내가 미워졌다.
강민혁 동생이 엄마라고 따라다니던 내가 강민혁이랑 못죽여서 사는 반해성을 좋아하다니.
제발로 호랑이 소굴에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 였을꺼야.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지말랬잖아!!!!! 걔뒷소문더럽다고 내가 몇번얘기했어?!!”
“·········”
“똘추같은 년아 결과도 뻔한데 그런 새낄 왜 좋아해서 지랄이야!!!!”
강희가 화를 내자 나는 나오려던 눈물도 싹 말라버렸다.
더욱 더 상쾌해진 기분이었다.
이렇게 혼이라도 나야 똑바로 고개를 들수 있을것같았다.
“왜그래?”
맑음이가 모두 모은 풍선을 들고 이쪽으로 뛰어왔고,
나는 고개를 들고는 강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화를 내고는 있지만 강희의 눈이 스테이지 조명에 살짝 반짝거리는게 보였다.
“미안해.”
“뭐가!!!!!! 바보같이 니가 왜!!!!!”
“········니말 안들어서 결국엔 혼나네”
“병신”
“헤어졌어?”
“응.”
“반해성 개자식이 얘 이용하려고 했다잖아!!!”
흥분한 강희가 맑음이에게 말하며 눈가를 쓰윽 닦아버렸고,
나는 강희에게 포옥 안겨버렸다.
“고마워 강희야”
“징그러 떨어져!!! 너같은 병신친구 싫어”
“·······강희야아”
“내가 안아줄게!!!!”
그래도 쾌활한 맑음이의 목소리.
맑음이는 풍선을 든채 두팔을 내게로 향해 뻗었고,
맑음이에게 안기자 나는 그 풍선 더미에 파묻혀버렸다.
“야!!!!!!!!!최우현 넌 주인공인 애가 왜그렇게 늦게오는데?!!!!!!”
마침 계단을 내려오는 우현이를 발견한 강희가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우현이에게 괜한 화풀이를 하듯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우현이는 계단을 내려오다 말고 살짝 놀랐고,
그것도 잠시, 살짝 초조해 보이는 얼굴로 다시 계단위를 올려다보았다.
“·······강민혁····민혁아··”
우현이가 강민혁을 향해 말했고,
강민혁은 예강빈에게서 맥주를 뺏다말고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또각또각”
우현이와 우리들이 일제히 올려다보았던 계단 위쯤으로 또각거리는 구두가 내려오고있었다.
그 구두의 주인이 우현이의 옆까지 모든 계단을 내려오자
몇몇 아이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교복을 입은채로 우현이의 옆 계단에 서있는 진희유를 아무말없이 올려다보았다.
“······자꾸 데려가재잖아.”
“······.”
“나한테 뭐라고 하지마!!!! 얘가 진드기처럼 붙잡고 늘어져서 데리고 온거란말이야”
우현이가 스테이지 까지 내려오자
강민혁과 시선을 마주치고 있던 진희유도 천천히 스테이지로 내려왔다.
나는 맑음이에게 떨어져서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고,
강민혁은 아직도 예강빈과 테이블에 앉은채 맥주병을 들고있었다.
“······씨팔. 더럽게맛없어”
“야 미쳤냐? 쟬 왜데리고 와!!”
테이블에서 일어서서 우현이옆으로 온 강빈이가 살짝 목소리를 낮춘채 말했다.
진희유는 강민혁이있는 테이블로 다가갔고,
그때 강민혁이 말했다.
“다 꺼져”
강민혁의 한마디에 이리저리 쑤군쑤군대며 흩어져 버리는 아이들.
나는 나를 데리고 다른 곳으로 가려는 맑음이에게 잡혀 끌려왔다.
무슨얘기를 하는건지는 알수없었지만 분명히 강민혁은 화가 나있었다.
대체 무슨사이인거지 저 두사람.
원래 알고 있었던 사이는 분명한것 같은데..
“쟤네 분위기 왜저렇게 심각하지?”
맑음이가 중얼거렸고,
강희는 아직 할 이야기가 남았는지 나를 돌려 세웠다.
나는 보랏빛 강희의 눈동자를 보면서 나를 정말 걱정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는
살짝 감동의 물결이 스쳐갔다.
“만났어 아까?”
“········응”
“어떻게 말했어”
“응?”
“뭐라고 했냐고, 뺨이라도 갈겨버리지!!!!”
“·······그러려고했는데. 그게 안됐어. 등지고 나서 3초만에 울어버렸어.
그래서 술도 마신거구”
“진짜·······가지가지하네 하영아”
강희가 머리를 마구 헝끄려뜨리며 한숨을 뽑아내자
나는 이제 반해성을 싹싹비우지 못하고 남은 찌꺼기들이 말끔하게 사라져 가는것같았다.
“내가 미안하다고하잖아!!!!!!”
그때 저쪽편에서 진희유의 절규같은 외침이 들려왔고,
순간 조용해진 레드문안으로 다시 강민혁이 소리쳤다.
“미안하든 말든 내앞에서 꺼지라고!!!!!!!”
“민혁아 제발·····제발..”
“그 단어 깔아뭉게고 짓밟고간거 너잖아········씨팔.”
“아니었어 너 버리고 도망간거 아니었다고 하잖아···· 내가 아니었다고 하잖아!!!!!!
왜 사람말을 안믿어? 왜 듣지도 않고 화부터내는데!!!!!”
“너따위같은거 안믿어. 난 할수없었다, 그럴수밖에 없었다 그런 쓰레기같은 변명같은거
귀세우고 쫑긋 들어줄 만큼 넓디넓은 마음씨는 아니라서 말이야.
계속 드라마속에서나 나오는 여주인공같은 개소리할꺼면 나가. 판깨지말고”
강민혁의 목소리는 바깥보다 더 차가운 얼음같았고,
진희유는 눈물을 떨어뜨리면서 강민혁앞에 어깨를 부들부들 떨며 서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들어오는 입구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콰아앙!!!!”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서 나가 떨어진 출입문.
도장이라고 적혀있었던 그 문이 계단으로 굴러 떨어지며 유리를 깨자,
몇몇 남자아이들이 그쪽으로 다가갔다.
“씨팔!!!!!!공고새끼들이야!!!!”
계단을 올라가던 그 남자아이가 외치는 동시에 어떤 발길질에 계단아래로 굴렀다.
모든 남자아이들은 황급히 계단으로 쏠려갔고, 강민혁은 진희유의 어깨를 살짝 스치곤
입구로 터벅터벅 걸어가버렸다.
진희유는 살짝 비틀거리며 허리를 숙였고,
어디가 아픈건지 몇초정도 그러고 있다가 옆에있던 테이블을 집고는 힘없이 몸을 일으켰다.
그런 진희유를 관찰하고있던 나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 레드문 안으로 쩌렁쩌렁 울려퍼진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는 놀라 고개를 돌렸다.
“하영아!!!!!”
반해성은 자신주위에서 달려드는 사파고 아이들을 모두 처리해주는 공고 일진들사이에서
이쪽으로 빠르게 걸어오며 외쳤다.
나는 반해성이 이쪽으로 다가오자 고개를 돌려버렸고,
진희유가 창백한 얼굴로 돌아서서 이쪽을 바라보다 소스라치게 놀라는걸 발견했을때
뒤쪽에서 강민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씨팔. 판깨는데뭐있어”
“이거놔라 강민혁”
“놓으면”
“당장놔”
“너나꺼져.”
다시 고개를 돌리니 강민혁이 반해성의 팔을 붙잡고 있었다.
강민혁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단단히 화가난 모양이었다.
반해성은 아직 교복 차림으로 타이를 풀어헤친 채. 차갑게 맞섰고,
반해성의 팔을 붙잡고 있던 강민혁은 그렇게 말하며 그놈의 얼굴을 주먹으로 강타해버렸다.
“놓으면”
“·······상관마. 너한텐 볼일없으니까”
얼굴이 비틀어졌던 반해성은 터진 입을 쓰윽 닦더니 강민혁을 무시하곤
곧장 이쪽으로 쿵쾅거리며 걸어왔다.
그리고는 내 손을 잡고는 나를 끌고 나가려는 반해성.
“왜이래?”
“나와”
“이거놔. 이거놓으라구!!!”
“나와서 내 얘기들어 내이야기 좀 들어”
“싫어이나쁜자식아!!!!”
나는 반해성의 팔을 거세게 뿌리쳤고,
다시 내팔을 잡으려던 반해성의 뺨을 힘껏 쳐버렸다.
“내가 아까 경고했지. 나잡지말라고 뺨이라고 때려버리겠다고”
“....”
“난 너한테 들을 얘기없어 가령 니가 있다고 해도 난 안들어”
“하영아”
“내이름부르지마!!!!”
볼을 따라 내려가는 눈물방울들이 자꾸만 모질게 느껴지고,
목소리까지 울먹거리려고 하자 나는 소리를 부러 더 크게냈다.
“하영아!!!!”
“모르겠어?!!! 깨진거야!!! 너랑 나!!”
“말도안돼는 소리하지마!!!”
“어제까지는 좋아했던사이라 치고 이제부턴 완전끝이야 끝이라구. 끝!!”
“부탁할게. 나가서 이야기좀 하자”
“미안하지만 난 이야기 다했어, 그럼 잘가”
흔들리는 반해성의 눈동자.
나는 애써 무시하며 차오른 눈물방울들을 꾹꾹 눌러담고있었다.
하지만 이미 흐르고 있는 눈물들.
나는 반해성과 강민혁과 날 향하고 있던 아이들을 모두 지나서 깨진 유리파편이 널부러져
있는 계단을 올랐고,
뻥뚤린 출구를 나와 벌써 어두워져 깜빡깜빡 거리는 가로등이있는 바깥에서 씩씩거렸다.
찬바람에 볼이 차가워지자 나는 소매로 볼을 쓱싹쓱싹 닦아버리고는
그전처럼 다시 골목길을 빠르게 걸어나와버렸다.
레드문.
저길 가기만 하면 항상 왜이러는 걸까.
온통 꼬이는일 투성이잖아.
“씨!!!! 나쁜자식!!!!!개자식!!!!!!”
씩씩거리며 거리를 걸어나와서 택시를 잡으려고 주머니를 뒤졌더니
주머니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더 성질이 나서 곧장 집으로 걸었고,
방향도 거리도 모르는 낯선 거리를 무작정 걸으며 나는 또 울어버렸다.
잠시후 바이크소리가 들리자 나는 근처에 있던 포장마차안으로 뛰어들어갔고,
반갑게 인사를 하며 나를 맞는 아주머니의 얼굴이
나의 교복을 확인하는걸 느꼈을때,
나는 바이크가 모두 지나갈때까지 천막사이로 바깥을 내다보다
소리마저 퇴근하는 자동차들의 소음에 가려져 사라져 버렸을때 꾸벅 인사를 하고는
그 포장마차를 재빨리 나와버렸다.
“·······”
“·······”
강민혁은 아직도 손에 맥주병을 든채 서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 꽁꽁 얼어붙은듯 말을 잃은채 멀리 떨어진 놈을 바라보았다.
강민혁이 걸어오자 나는 눈물이 다 말라버린걸 깨달았고,
강민혁이 서서히 내앞으로 와서
내게 맥주병을 내밀었을때.
그런 내가 더 무서웠지만.
픽·· 하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비록 눈이 젖어있는 웃음이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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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일엄마 하영아○●
작가 오로로공주 <- 입니다!!
조회수가 점점 1의자리숫자로.......ㅜㅜ
왜인기가없을까요 왜일까요♪
하디만.전 믿어요!!!!
1편 읽어주신 모든분들이 완결까지 모두읽....
완결.....
멀다고생각하면멀고
안멀다고 생각하면 별로 안멀어요^_^
벌써30편이나왔자나요ㅋㅋ
이제 30편정도 남았구요 잘못하면 빨라질수도있어요=,.=
중편으로 쭐여야 할까봐요^_^
제소설읽어주시는 몇몇안돼시는 분들 정말정말 감사드리고용♡
쫌부족하거나 글씨틀린데 콕콕찝어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아ㅜㅜ
그럼 저는 시험공부하러갈게요!!!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일일엄마 하영아○● [30]
오로로공주
추천 0
조회 64
06.06.18 16:3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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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녜요 ㅠㅠ 저는 오로로님 소설 기다리고 있었다구요 ㅠㅠ 시험기간이셔서 바쁘시겠지만(넌 공부안해???) 앞으로도 좋은 소설 부탁드려요~
칠봉들고서님 고맙습니다 반가워요^_^ 노력하는오로로!!!! 되겠습니다^_^
전 열심히 읽고 인서요ㅡㅡ 다들 시간이 없어서 그런 걸 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