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나는 대전에 있는 KAIST 즉 한국과학기술원을 방문하였다.
전국의 수재들이 모이는 KAIST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최면실험을 실시했던 것이다.
좀 뜻밖의 경험이었지만 이번 최면실험은 방송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것이었다.
채널A에서는 이영돈PD가 이끄는 새로운 기획프로그램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 중의 한 가지가 바로 최면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여러가지 내용으로 촬영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TV에서 최면을 다룰 때는 주로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았다.
일반적으로 연예인들은 최면감수성이 높기때문에 최면에 잘 걸리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연예인들은 재미있는 최면현상들을 보여주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오히려 연예인들과는 구별된다고 할 수 있는,
최고의 지성을 자랑하는 카이스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최면실험을 해보고자 하였다.
처음으로 방문하는 카이스트.... 호기심어린 마음으로 캠퍼스로 들어갔다.
그리고 위의 사진에 있는 건물의 창의학습관 터먼홀이라는 강의실에 들어서니
이미 실험에 참여할 10여명의 학생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내가 호기심어린 마음으로 카이스트를 방문했듯이 참여 학생들은 모두 나를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최면이 많은 이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인 것은 틀림없다.
이들도 최면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때문에 모였다.
최면실험에 참가하고픈 마음을 가진 순수 자원자들이었다.
문득 몇년전에 민족사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최면강의를 하고 최면실험을 했던 경험이 기억났다.
민사고 또한 전국 최고의 수재들이 모이는 곳인데 뜻밖에 많은 학생들이 최면에 대해 궁금해 하였다.
마침 심리학 시간에 최면에 대한 내용이 나왔기에 이왕이면 전문가를 초청하여 직접 최면에 대한 강의도 듣고
최면경험을 해보자는 의견에 모두들 찬동을 하여 심리학 선생님이 나에게 전화를 하여 강의요청을 하였었다.
그리고 강의수락을 한 나는 약속된 날에 10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최면강의와 실험을 하였던 것이다.
다행히 그들은 최면에 아주 잘 걸렸기에 나로서는 그들에게 뜻깊은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었다.
이번에도 그때와 같이 큰 박수로 나를 맞아준 이들 대학생을 대상으로 나는 최면에 대한 간단한 강의를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최면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은 많이 갖지만 정작 최면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를 못한다.
TV 등에서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만 보기 때문에 실제적인 최면의 본질에 대해서는 거의 오해를 한다.
그래서 최면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최면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이 최면에 대해서 얼마나 오해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최면이란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최면의 현상은 어떠하면 최면에서 경험가능한 것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제대로 교육이 되어야
효과적인 최면실험이 가능하다.
어느 정도 강의를 한 이후에 본격적인 최면실험을 실시하였다.
우선 최면감수성을 알아보기 위한 간단한 실험부터 하였다.
최면감수성이란 최면에 얼마나 잘 걸릴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개인의 성향을 말한다.
당연히 최면감수성이 높을수록 최면에 잘 걸리기 때문에 최면실험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최면감수성이 높은 사람이 많이 참여할수록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만나는 학생들의 최면감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이들에게는
최면감수성을 알아보는 실험이나 테스트를 해볼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나는 손가락 붙이기와 같은 것을 비롯하여 편하게 최면암시에 따라올 수 있는 경험을 시켜주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라포 즉 신뢰관계 또는 친밀관계가 형성되고 분위기가 익어갈 때
기타의 다양한 최면실험도 하였고
실제적으로 치료적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최면치료도 실시하였다.
학생들 중에는 오이를 먹지 못하는 학생이 있었다. 아래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여학생이었는데
그녀는 오이 냄새만 맡아도 인상을 찡그리고 구토를 하려하였다.
내가 시험적으로 그녀의 입에 오이 조각을 하나 넣었더니 곧 바로 뱉어내고는 고통스런 표정을 지었다.
나는 이 학생을 대상으로 오이를 먹게 하는 치료를 시도하였다.
흔히 그러하듯이 10~20분 사이에 문제는 해결되기 마련이다.
이 학생도 10여분 후에 결국은 오이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아래 사진은 주인공 여학생이 자기가 먹은 오이를 기념으로 들고 찰칵!한 것이다.
나는 최면전문가로서 이러한 변화를 늘 만들어 내지만 솔직히 그때 마다 신기하다.
그리고 새삼 '마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도대체 마음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몸과 행동을 붙드는가?
어떤 특정의 음식이나 식품을 먹지 못하거나 그것에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은 몸이나 식품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라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이 주인공 학생도 그러한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튼 똑똑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최면실험은 재미있었다.
여러 시간에 걸쳐서 진행된 실험의 내용이 방송에서는 어떤 식으로 편집이 되어 방영될지 궁금하다.
3월 중으로 방송될 프로그램을 통해서 확인해볼 수 있겠지만
아무쪼록 학생들이 잘 응해주어 보람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방송 일정이 확정되면 공지할 예정인데 여러분들의 많은 시청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