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가 두 여든 노인의 핏속에서 열일곱 소년의 뜨거운 피를 깨운다.
박노인은 동굴에서 혼자 살고 있다. 박노인은 늘 개를 데리고 다니며 즐기고 있다. 박노인은 늙은 나이에 헌신적인 아내를 잃고 홀아비가 되어 우울과 무력증에 빠졌다. 박노인은 요양원에 들어가기를 거부하고 토굴에서의 삶을 택했다.
한노인은 팔십 세에 북유럽 패키지여행에 참여하면서 청년의 분위기의 힘을 느끼기도 했다.
한노인은 부인과 함께 시베리아와 바이칼 호수를 여행하면서 바이칼 호수는 신화를 낳은 우주적 자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이 시베리아의 바이칼 호수 인근에서 살다가 따뜻한 땅을 찾아 남하했을 것이라는 학설이 있다. 우리가 북방에서 흘러온 민족임을 말해주는 것은 ‘솟대’라는 민속학적 유물이다. 그것은 새를 형상화한 것으로 고향인 북방에 소식을 전해주는 명물이라고 선인들은 믿었다.
한노인은 인도 여행길에서 허무를 체득했고 어떤 이는 인도 여행에서 교만해지기도 하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작가 한승원은 1039년생으로 금년 나이 81세. 이 책은 한승원 작가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 같다. 에로스와 타나로스가 춤추는 신화적 상상력의 세계에서 나이 듦에 뒤따르는 소외와 우울과 고독에 맞서며 죽음을 살기 위해 분투하는 노인의 내밀한 자화상을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