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군은 지난 봄 수업시간에 갑자기 허리 통증과 함께 저린 증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몇 일 지나면 괜찮겠지…하고 기다렸지만 앉아있기조차 힘든 지경에 이르러 병원에 가게 되었는데요. 자세가 좋지 않아서 그럴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별문제가 아니라며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하루하루 증상은 심해져서 5개월 뒤, 대형병원을 방문할 당시에는 보행기구 없이는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는데요. 그런데도 허리를 비롯하여 전신에 대한 정밀검사가 이루어졌으나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듣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를 한번 봐볼까요?
A양은 몇주 전 왼쪽팔에 마비증상을 겪었습니다. 회사에 앉아 근무를 하는 동안 팔이 저림이 느껴졌는데요. 주말에 찜질과 재활을 하면 괜찮아 짐을 느꼈지만 평일이 되면 다시 증상은 되돌아왔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졌고 왼쪽팔을 아예 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병원 검사 상으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정밀검사를 진행했지만 역시 이상 없음. A양 담당 의사선생님께서는 이런 A양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상담을 권유하였습니다.
위의 사례와 같은 경우에는 신체화 장애 중의 하나인 전환 장애가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전환장애란?
전환장애(Conversion Disorder)는 심리적 갈등이 신체적 증상으로 전환되어 나타나는 것을 말하는데요. 주로 신경학적 손상을 암시하는 1가지 이상의 신체적 증상을 나타냅니다.
앞서 이야기 하였듯이 전환장애는 심리적 갈등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기능성 신경증상 장애(functional neurological symptom disorder) 또는 가성 신경학적 장애( pseudoneurological disorder)라고도 합니다.
과거에는 히스테리(husteria)또는 히스테리성 신경증(hysterical neurosis)라고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전환장애의 1년 유병률은 10만명당 2~5명 정도인데요. 여성이 남성보다 2~10배 정도 더 흔하게 보고되고 있는데요. 특히 여성의 경우 증상이 신체 우측보다 좌측에서 흔하게 나타납니다.
전환장애는 보통 아동 후기나 청소년기에 흔히 일어나고 10세 이전이나 35세 이후에는 드물게 나타나는데요. 80대에서 늦게 발병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 미처 발견되지 않은 실제의 신경학적 질환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환장애 특징
전환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철저한 정밀 검사로도 설명되지 않는 신경학적 증상들을 다양하게 나타내는데요. 주로 운동기능의 이상 또는 감각기능의 이상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납니다.
‘운동기능의 이상’에는 신체적 균형이나 협응운동의 균형상실, 신체 일부의 마비나 무감각 또는 기능저하나 국소적 쇠약,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발성불능(aphonia), 음식을 삼키지 at하는 연하곤란, 목구멍이 막힌 것 같은 느낌이나 목에 이물감을 느끼는 것, 소변을 보지 못하는 요정체 등이 있습니다.
‘감각 기능의 이상’은 신체 일부의 촉각이나 통각 상실과 같은 접촉이상 피부감각의 이상, 사물이 둘로 보이는 복시, 시력장애,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난청, 가성 환각 등이 있습니다. 이밖에도 갑작스러운 간질이나 신체적 경련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이러한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혼합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전환장애 환자는 자신의 신체증상을 심각하게 호소하면서도 정작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고, 피암시성이 높기 때문에 외부의 어떤 단서에 의해 증상이 극적으로 변형되거나 해소되는 경우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전환장애의 자가진단
이러한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자신 또는 가족이나 지인 주변사람들은 전환장애인걸까요?
아래의 리스트를 보고 자가진단을 해보세요. 아래 제시된 4가지 사항에 모두 해당된다면 전환 장애로 진단 할 수 있습니다.
A. 신경학적 원인으로 나타나는 것 같은 운동이나 감각기능의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B. 증상이 시작되거나 악화될 때 심리적 갈등이나 스트레스 요인이 관련되어 있다.
C. 증상은 의학적 검사나 진찰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D. 이런 증상이 심한 고통을 주거나 사회적, 직업적, 생활적 영역에서 심한 고통이나 장애를 초래한다.
#전환장애의 원인
전환장애의 원인은 정신분석요인, 성격요인, 학습요인, 생물학적요인,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구분하여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정신분석 이론
정신분석 이론 관점에서 전환장애의 발생원이는 남근기에 일어나는 성적 욕망의 억압과 관련이 있다고 하였는데요. 특히 사춘기를 전후해 일어나는 성적 감정은 아동기 때의 외상적 성경험을 회상하게 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적 각성이 신체적 증상으로 전환되어 나타난 것으로 봅니다.
성격요인
성격요인관점으로 보는 전환장애의 발생 원인으로는 연극성(히스테리성)성격특징과 관련이 깊다고 이야기 합니다. 여기서 연극성 성격이란 자기중심적이고, 피암시성이 높으며, 과민반응과 분노표출이 심하고, 피상적이고 허영심, 속임수가 많은 성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 하듯 실제로 임상현장에서도 전환장애 환자 중에는 연극성 성격장애로 진단되는 비율이 높습니다.
학습요인
학습요인으로 보는 전환장애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회피하고, 불쾌한 상황을 모면하는 2차적 이득이 강화된 수단이라고 이야기합니다.즉, 전환증 증상을 통해 남을 통제하고 주의를 끌며 어려운 상황을 회피하고 불쾌한 상황을 모면하는 2차적 이득이 강화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내가 아픔으로 인해서 그 상황을 회피하거나 불쾌할 상황을 모면하는 경험이 쌓이면서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하면 몸이 자동적으로 반응하게끔 학습이 일어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제기되고 있지만 종합해보면 전환장애의 발생은 순수하게 심리적 갈등 및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환장애 치료
그렇다면 전환장애의 치료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전환장애의 치료는 크게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뉘는데요.
심리치료에는 인지행동치료, 심리상담, 최면치료 등이 있는데요. 전환장애는 신체화 경향을 함께 나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체화장애에 적용되는 치료방법이 사용됩니다. 특히 전환장애 치료에서는 전환증상을 유발한 충격적인 스트레스 사건을 찾아 대처하고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심리치료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다루고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신체증상을 통해 받는 이차적 이득을 세심하게 확인하여 이를 제거하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협조를 얻어 지지적이고 간화적인 효과를 감소시키기도 합니다.
약물치료에는 일부 항우울제SARI 계열 또는 Nassa계열을 사용합니다. 불안장애나 불안이 높은 경우에는 항불안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약물치료의 경우 즉각적이고 드라마틱한 증상의 호전을 보이는 듯 하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전환장애의 치료를 위해서는 심리치료와 병행되어야 합니다.
#스트레스 신체화증상 예방 및 대처방법 Tip
1. 천천히 깊게 호흡하기
답답하거나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황이나 신체적 불편감이 온다면 잠시 지금하는 일을 중단하고 호흡을 해보세요. 이때 호흡은 5초 동안 숨을 들이쉬고 5초 동안 숨을 내쉽니다. 천천히 '하나, 둘, 셋, 넷, 다섯'까지 세는 속도로 숨을 천천히 고르게 들이쉬고, 다시 5초 동안 천천히 숨을 내쉬면 됩니다.
호흡연습이 어느 정도 되었다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생각과 감정에서 멀어지는 상상을 하는데요. 이때, 1번에서의 호흡을 유지하면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생각이나 감정으로 부터 멀어지는 상상을 해보는 것입니다. 어른이라면 자녀와 말싸움 하는 상황, 교실에서 아이들이 말을 안 듣고 소란하게 구는 상황 등을 상상하고, 아이라면 부모님이 다투는 상황, 친구와 갈등을 빚는 상황 등을 상상합니다. 그러면서 그 상황에서 뒤로 세 걸음 정도 물러서는 상상을 하며 천천히 호흡을 계속해주세요.
마지막으로 부정적 감정으로 꽉 차 있는 상태가 천천히 중화될 때까지 계속해서 심장호흡에 집중합니다. 이 방법은 과학적으로 감정을 중립상태로 바뀐다는 것이 증명된 방법이랍니다.
2. 진지하지만 웃을 수 있는 대화를 나눠보세요
부정적 감정이 사라지고 난 이후에는 진지하지만, 유머가 섞인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부정적 감정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상태에서의 유머가 섞인 대화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의 분비를 줄어들게 만듭니다.
3.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써보세요
일상의 스트레스나 감정이 신체증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반대로 신체증상과 관련된 나의 생각이 신체증상에 대한 스트레스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때문에 신체증상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속의 신념을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어떤 상황에서 신체화증상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그리고 주로 어떤 생각이 나의 스트레스를 강화시키고 신체화증상을 야기하는지 등의 글쓰기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글쓰기는 나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4. 마음을 즐겁게 해주세요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고 유흥을 할수도 있지만, 여기서의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는 것은 나의 부족하고 문제의 부분을 보기보다 내가 잘하고 있는 장점을 보고 더 개발해 보는 것입니다.
나의 부족한 점과 같은 부정적인 부분의 초점을 두지 않고 시각을 바꿔 장점은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찾아 그것을 개발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만일 나의 장점을 찾기 어렵다면 하루에 한번 칭찬하기를 시행해 보세요. 오늘하루 자신이 한 일중에 하나를 칭찬하는 것입니다.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으니 칭찬을 하고 칭찬 노트를 만들어 보세요. 그렇게 칭찬거리가 쌓이다보면 자신의 장점과 강점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5. 봉사활동을 해보세요.
어렵고 약한 사람을 돌보는 경험은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스트레스에 대한 관점과 생각을 바꾸고 훨씬 담대해지고 성인으로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현재의 삶이 소중하고 행복한지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가족상담,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을 진행하는 심리치료센터입니다. 또한 10년이상의 경력을 가진 치료사가 배치되어 전문적이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1) 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DSM-5 case studies : Abnormal Psychlogy). 김청송 저, 싸이앤 북스
2) 방어기제 총 정리합니다. 상담심리학용어 / 정신분석학 용어, 교욱심리학자, 2020.12.03
https://goodthought.tistory.com/415
3) [정신건강칼럼: 1월] 전환장애 : 의학적인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증상들, 정신건강이야기, 서울 아산병원,
http://amc.seoul.kr/asan/depts/psy/K/bbsDetail.do?menuId=862&contentId=247121
4) <전환장애/전환장애치료> ‘몸으로 앓는 우울증’ 전환장애, 심리적 요인이 신체증상으로 나타납니다. , 한약만으로 치료/전환장애, 해건 한의원, 2015. 4. 9
https://blog.daum.net/hegun228/95
5) 검사상 이상 없는 신체증상, 꾀병일까요?, 정신의학신문,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18.10.15.(2020.08.19. 수정)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1603
6)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되는 방법,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홈페이지 자료실
7) 신체화장애 치료와 신체화증상 증후군 극복은 심리치료센터에서, 밝은마음 심리치료이야기, 2019.05.15
https://blog.naver.com/ikent12/221538295894
사진출처 : pixabay(재사용 가능)
작성자 :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해니
온라인 상담 하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