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주는 어려서부터 쇠를 쳤다
어린 스승은 화주에게 어려서 부터 쇠를 배웠다
어린 스승의 쇤ㄴ 옹골찼다
어린 스승에게 화주는 산맥이었다
아버지였고 스승이었고 동무였다
쇠가락 속으로 어린 스승 끌고 들어가면
하루가 순간이었다
화주는 시간을 접고 펼줄 알았다
시간은 어린 스승에게 빠르거나 느렸을 뿐
어둡거나 눈부시지 않았다 어린 스승에게
시간은 쇠가락이고 시간은 밥그릇에 남은
숟가락 자국이고 시간은 어머니의 미소였다
화주는 연희판에서 더러 쇠를 잡았다
신명은 핏줄 튀어오르는 매혹이어서 견디기 어려웠다
시간은 쇠가락 당겨놓았다
스승은 훤칠하게 커 부쇠를 잡았다
스승 쇠가락은 바람의 차가운 뼈를 풀어주는
신명 바람이었다 사람들 어깨 들먹이는 주술이었다
그런날 화주는 더욱 질펀한 신명이었다
어느 날부터 스승은 화주 대신 상쇠를 쳤다
스승의 쇳가락은 천둥처럼 번개처럼 가슴에 박혔다
스승의 쇠가락은 지신을 맞고
용왕을 부르고 조왕신을 달랬다
스승이 상쇠 치는 날이면 제자는 부쇠 칠 수 있었다
스승과 제자의 짝쇠가락 기막히게 조화로웠다
서로의 소리를 더듬는 애무였다가
절정을 향해 달려나가는 운우의 정이었다
*
화주는 헛읏음으로 세월 흘려보냈다
세월은 여름 강이었다
여름 강은 흐린 달빛 허리 감았다
여름 강은 젊은 스승 꽤과리에 고여 찰랑였다
스승 꽹과리 울때마다 여름 강은
붉은 물보라로 솟구쳐 서녘 하늘로 달아나는 걸
스승은 보았다
여름 강은 쓰리고 아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