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강남 이외 지역은 주택시장 차별화가 더 빠르게, 더 크게 이뤄질 전망이다. 강북권은 수도권과 연접해 있는 곳이 많아 주택공급 물량이 부족한 편이 아니다. 반면 소득 증가가 미미해 실질적인 주택 구매력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역별로 대표 단지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기 때문에 투자 측면을 고려한다면 미래가치가 보장된 아파트를 선택하는 게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강북에서도 최근 1∼2년 새 아파트 대단지가 속속 입주해 시세를 선도하고 있으므로 이들 단지를 중심으로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바람직하다. 기존 아파트보다는 신 개발지나 획기적인 주거여건(교통 및 환경)의 개선이 잠재된 곳이 장기적으로 유망하다.
강북권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
첫째, 특별한 재료는 없지만 전통적으로 수요층이 두터운 양천구 목동신시가지(택지지구)다. 이곳은 환경ㆍ교통ㆍ단지규모ㆍ학군 등에서 여전히 잠재가치가 높다. 지은지 오래 돼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을 거론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보다는 주거여건으로 승부하는 지역이다.
투자는 물론 실수요층이 워낙 두텁고 서울 서부권역에 이만한 주거단지가 없다는 점에서 꾸준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 주의할 것은 목동생활권이더라도 신시가지 밖의 중소규모 단지는 신시가지 안과 구별해 봐야 한다. 값이 싸다고 해서 시가지 밖의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중구 남산타운도 교통ㆍ환경ㆍ조망 등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강세 단지다. 강북에 있지만 한남대교를 사이에 두고 강남과 마주하고 있다. 5000여가구의 대단지로서 인지지도 높다.
높은 층의 경우 한강과 남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독특한 조망을 지녔다. 이 단지의 선택 포인트는 역시 조망이다. 단지 안에서도 조망에 따라 수급상황이 발동한다. 자금이 제약을 받지 않는다면 조망이 좋은 동호수를 택하는 것이 매매나 가격흐름 면에서 낫다.
둘째, 각 지역의 대표 단지들이다. 마포구에서는 공덕동ㆍ신공덕동 일대의 삼성타운, 강서구에서는 등촌동 대림아파트와 중소형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가양ㆍ방화택지지구 등이 있다.
도봉ㆍ노원구에서는 창동 동아청솔, 중계동 대림ㆍ벽산ㆍ청구3차ㆍ건영3차 등이 실수요층을 꾸준히 몰고 다닌다. 도봉구 방학동의 경우 삼성래미안ㆍ현대 등 새 아파트 단지 정도를 차별화한 시각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강북의 대표 택지지구, 마포 상암지구
셋째, 신흥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마포 상암지구다. 지난해 10월 입주한 상암3단지(540가구), 12월 입주한 상암2단지(657가구)가 대표적이다. 상암지구에 대해선 전문가들마다 평가가 다르다. 주거여건이 과대평가돼 있다는 지적과, 아직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엇갈린다.
그러나 두 평가 모두 상암지구가 서울 서북부의 주택시장을 선도할 단지라는 데는 이견을 달지 않는다. 다만 전자는 현재를 기준으로 한 평가이고, 후자는 미래의 추가적인 주거여건 변화를 염두에 둔 평가다.
상암지구는 이미 들어선 월드컵공원ㆍ하늘공원ㆍ평화공원 등 다수의 공원 이외에 월드컵주경기장, 대형 할인점, 한강시민공원 등을 끼고 있어 주거여건이 무난한 편이다. 게다가 디지털미디어시티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인구유입과 주택 수요를 촉발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상암지구도 한계는 있다. 현장 조사를 해보면 알겠지만 주변의 주거여건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주변 단지와의 통합성이 떨어진다. 또한 일반 민영아파트 위주의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중소형 평형의 시영아파트로 이뤄졌다는 점이 고급 주거단지로 인식되는 데 한계를 지닌다.
요즘은 시영아파트도 품질이 좋아지긴 했으나 민영에 비해 외관이나 단지설계, 마감재 수준 등이 다소 뒤쳐지는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상암지구 아파트는 향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고 쾌적한 주거환경에 비해 조망이 빼어난 단지가 그리 많지 않다. 아무튼 이런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디지털미디어시티가 완공된 뒤의 상암지구의 모습을 그려보면 그 잠재력은 훨씨 크다 하겠다.
주거 여건 개선으로 새롭게 평가해야 할 곳
넷째, 뚝섬숲 개발재료를 지닌 성동구 성수동 일대다. 이곳은 한강과 가깝고, 다리를 건너면 강남권으로 오갈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 왔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일급 지역으로 발돋움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주거여건 개선에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올 만한 재료가 몇가지 더해졌다. 뚝섬숲공원 개발과 왕십리 뉴타운 개발 재료다.
좀 멀긴 하지만 청계천 복원재료도 간접적인 호재다. 다만 성수도 일대의 아파트에 대한 투자의 맥은 매우 선별적으로 짚어야 한다. 성수동 일대 아파트는 대부분 중소 규모의 단지다. 대단지가 많지 않다. 따라서 산만한 느낌을 줘 주택시장을 선도하는데 한계를 지녔다.
따라서 성수동 일대에 투자할 때는 몇 가지 기준을 세워야 한다. 새 아파트, 500가구 이상의 중대규모 단지의 조건은 필수이고, 한강 조망을 겸하고 있다면 더없이 좋다. 이 기준이 맞지 않는 단지와 소규모 기존 아파트 간의 선호도 차이는 앞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아이파크(32∼42평형 656가구, 2003년 8월 입주), 롯데캐슬파크(24∼38평형 604가구, 2003년 9월 입주), 강변건영 등이 지속적으로 수요를 끌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섯째, 2007년 말 개통 예정인 지하철 9호선 주변의 강서권 아파트다. 이곳은 여의도보다 넓은 마곡지구와 이미 공사가 시작된 발산지구 개발까지 겹쳐 있다. 다리(가양대교) 하나를 건너 상암지구와 연계한 개발이 예정돼 있다.
다만 여기에는 몇가지 단서가 붙는다. 9호선 주변이라고 해도 옥석을 구별해야 한다. 지하철 역세권에서 다소 떨어져 있더라도 새 아파트 대단지로 한정하는 게 낫다. 등촌동 아이파크(31∼89평형 1363가구, 2003년 12월 입주), 화곡동 푸르지오(34∼71평형 2176가구, 2002년 10월 입주), 화곡동 롯데낙천대(35∼65평형 1164가구, 2003년 7월 입주)가 대표 단지다.
분양권 중에는 염참동 한화꿈에그린2차(25∼47평형 422가구, 2005년 3월 입주예정), 염창동 강변현대홈타운(25∼32평형 417가구, 2004년 12월 입주 예정), 강변한솔파크(32, 33평형 455가구, 2005년 9월 입주 예정) 등이 9호선 역세권에 속한다.
기타 지역
여섯째, 뉴타운 개발 지역 주변과 각 지역의 새 아파트 단지들이다. 은평구의 경우 불광동 현대홈타운(25∼42평형 662가구, 2004년5월 입주), 성북구는 길음동 삼성래미안(22∼39평형 1125가구, 2003년 11월 입주), 돈암동 동부센트레빌(33∼45평형 540가구, 2002년 10월 입주) 등을 들 수 있다.
도봉구에서는 창동 북한산아이파크(33∼63평형 2061가구, 2004년 7월 입주)가 단연 눈길을 끈다. 동대문구에서는 장안동 현대홈타운(22∼50평형 2182가구, 2003년 10월 입주), 삼성래미안1차(25∼43평형 558가구, 2003년 6월 입주)를 주목할 만하다.
이곳은 앞으로 입주할 삼성래미안2차(21∼40평형 1786가구, 2005년 2월 입주 예정)와 현대홈타운 2,3차와 합치면 신흥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