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이 들리지 않을 시, 볼륨을 조금 키워주세요.
ㅡ2010. 9. 18ㅡ
‘비상사태야, 당장 클리프로 와.’
태온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전화는 그렇게 끊어졌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ㅡ부산→서울ㅡ을 활보하고 있던 문혁의 차가 가드레일 옆에 세워졌다. 문혁은 허공을 바라보았다. 방금, 부산 톨게이트를 지났으며 빠져 나갈 수 없는 고속도로에 진입한 상태였다. 그런데, 다시 돌아오라니. 문혁이 손에 쥐여 있던 핸드폰을 차 전면유리에 내 던지며 주먹으로 핸들을 내리쳤다. 태온의 장난 어린 행동에 어이가 없어진 문혁이 굳게 다문 입새 사이로 헛바람을 흘렸다.
네가, 그렇게 나온 다 이거지.
문혁은 액셀러레이터를 거세게 밟으며 고속도로를 내달렸다.
죽어도, 사랑해 1-1.
부산항에 도착한 문혁이 분노에 일은 눈빛을 담고 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문혁이 클리프에 들어서자 허리 숙여 인사하며 그를 맞았다. 보스는.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차갑게 깔린 그의 말에 형도가 문혁의 옆자리를 꿰찼다. 문혁은 기나긴 복도를 거닐며 형도를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야.”
“네?”
“클리프를 떠난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무슨 일이 생겼냐고.”
“아, 아닙니다. 아, 아무 일도 어, 없습니다!”
잔뜩 긴장한 형도의 말 더듬에 문혁은 형도를 살짝 흘겨보았다.
“지, 진짜 아무 일 없었습니다!”
“후. 그럼 됐다.”
“보스는 현재 보스 룸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제 그만 가 봐.”
문혁은 형도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들기고 룸으로 들어섰다.
죽어도, 사랑해 1-1.
휘황찬란하게 내 뿜는 미러볼 밑으로 태온의 비웃음 가득한 얼굴이 문혁을 반겼다.
문혁은 그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며 뒷짐을 지었다.
“무슨 일 이십니까.”
“일단, 여기 앉도록 하지.”
“아닙니다. 말씀하십시오.”
그래? 태온이 말끝을 흐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널 왜 여기로 불렀을 것 같아?”
“지금 말장난 할 기분 아닙니다. 본론만 말하십시오.”
하. 태온이 비소를 내뿜었다.
“장난을 받아주지 못하시겠다! 언제부터 내 말을 거역했지?”
“잘 들은 적도 없던 것 같습니다만.”
“서 문혁!”
그가 큰소리를 치며 문혁에게 다가섰다. 그리고 제 손을 번쩍 들어 문혁의 뺨을 내리쳤다.
“네가 떠난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널 왜 불렀을 것 같으냐.”
“모르니까 되묻는 거 아닙니까.”
“그 말은 즉, 내 말이 장난이 아니란 말이지.”
태온이 돌아간 문혁의 턱을 손으로 치켜들며 그를 쳐다보았다.
“이렇게 반항하는 모습도 있어야 개를 키우는 맛이 나지. 안 그래?”
태온이 문혁의 머리칼을 가볍게 쓰다듬어주고 책상으로 걸음을 옮겼다.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인 책상은 그럴싸하게 보스라는 것을 낙인 시켜주고 있었다. 그가 자리에 앉았다. 그의 꼬아진 다리가 책상에 올랐다. 많은 서류 중 한 뭉치의 서류를 문혁의 발밑에 내 던졌다.
“네가 말 한 대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네 임무다. 이번만큼은 실수 없게 해결해라.”
“보스…….”
“왜, 또 임무를 걸러낼 생각은 아니지?”
“아닙니다. 나가보겠습니다.”
문혁은 짧은 인사를 내 뱉고 문을 부술 듯 거세게 닫고 룸을 나섰다.
죽어도, 사랑해 1-1.
윤 형석, 서른아홉. 서울 중앙 경찰서 강력3반 특수부 과장. ‘서른’ 이란 어린 나이에 강력3반 특수부 총 지휘관이 되어 미해결 사건을 여덟 차례 해결. 현재는 클리프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며 주의하고 있음…….
문혁은 어두컴컴한 차 안에서 램프 등을 키고 윤 형석 형사에 대한 여러 가지 데이터가 A4용지 넉 장을 쳐다보았다. 제거 이유는 쓰여 있지 않았다. 문혁이 눈살을 찌푸렸다.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인상(印象)이다. 문혁이 A4용지를 옆에 내려놓고 의자를 뒤로 젖혔다. 며칠간 잠을 청하지 못한 눈에 피로가 쌓여 힘겹다. 무겁게 내려앉는 눈꺼풀을 내렸다. 하루도 안 남았다? 문혁이 놀란 눈을 뜨고 A4용지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리고 쓰여 있는 굵은 글자를 허공에 읊었다.
ㅡ제거 일시 : 2010년 9월 19일 자정, 부산항 컨테이너 창고.ㅡ
쉣. 거친 욕설을 내뿜으며 그가 핸들을 세게 쥐었다.
ㅡ2010. 9. 19ㅡ
어두컴컴한 부산항 근처로 환한 라이트 불빛을 비추며 들어서는 차 한 대가 들어섰다. 클리프 일원들은 깨부술 준비를 하고 쇠파이프를 들었다. 최종 지휘자인 태온이 그들의 앞에서 손을 들어 올렸다. 멈추라는 그들의 수신호. 태온이 그 차를 뚫어져라 주시했다. 라이트가 꺼지고 검은 잔영이 차에서 내렸다. 그러자 태온이 들어 올린 손을 내리며 그들에게 눈짓을 보냈다. 부숴버려. 그들은 함성을 내 뿜으며 그에게 돌격했다.
부산항 주변에 클리프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둘러보기 위해 들어선 그의 귓바퀴에 시끄러운 소리가 울렸다. 멀리서부터 저를 향해 달려오는 검은 무리의 그들에 당황한 그는 권총집에 들어 있던 권총을 집어 그들의 무리를 겨누고 공기총 한 방을 쏘았다.
탕! 그들의 시끄러운 소리를 잡아먹고 튀어나온 공기총 탄이 그들 중 앞에 있던 한명의 어깨축지에 박혔다. 학, 그의 총에 맞은 부상자가 옅은 신음을 내뱉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번엔 그가 하늘 위로 총탄을 쏘았다.
탕!
“나는 서울 중앙 경찰서 강력3반 특수부 윤 형석 과장이다.”
“…….”
“소지하고 있는 불법 무기를 버리고 얌전히 두 손을 들어라!”
“…….”
“다시 한 번 말한다. 소지하고 있는 불법 무기를 버리고 얌전히 두 손을 들어라!!”
그들이 형석의 주변을 에워쌌다. 그들의 사이로 불법 무기 체류 사건의 용의자였던 태온의 모습이 들어섰다. Hi? 여유롭게 인사까지 건네는 태온의 행동에 형석은 그에게 총을 겨눴다.
“소지하고 있는 불법 무기를 버리고 모두 손들어!”
형석이 태온에게 눈짓을 주었다. 얼른 버려. 짙어진 형석의 눈빛에 태온은 그들에게 무기를 버리라 명령했다. 그들은 무기를 내려놓고 한 걸음 물러섰다.
태온은 그에게 물었다. 도대체 여길 왜 왔습니까.
“제보가 들어와서 확인하던 차 너희가 나타난 거다. 제 발로 기어온 거지.”
“말은 바로 하셔야죠. 당신이 기어온 거지요.”
구 태온! 형석이 소리쳤다. 그러자 태온은 비릿한 입가에 웃음을 띠며 두 손을 들었다.
“형사님 말대로 이렇게 하면 되는 거지요? 이 다음엔 어떻게 하실 건가. 참 궁금한데.”
비비꼬며 말하는 태온의 손을 잡고 형석은 제 쪽으로 끌어 당겨 그의 관자놀이에 총을 겨누었다. 그리고 저를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그들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섰다.
“인질 놀이 하자는 건가?”
시끄러워. 형석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이제 놀아 줄 만큼 놀아 드렸으니, 사라지셔야 겠네요. 형사 양반.”
형석이 방심한 틈을 이용해 태온이 팔꿈치로 그의 옆구리를 세게 쳤다. 윽, 형석의 옅은 신음소리가 들리며 그들이 형석에게 달려들어 발로 그를 짓이겼다. 아,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는 그를 보던 태온이 그들을 막아서고 그에게 다가섰다.
“그러게, 함정에 빠지지 마셨어야죠. 왜 왔어요.”
“너, 너…….”
“보아하니 홀아비시던데, 당신이 여기서 죽으면 딸은 어쩔라나?”
“구, 구 태온……!”
“지난번에는 엄마, 이번엔 아빠를 잃는 건가.”
“…….”
죽여.
태온의 단호한 말을 끝으로 그들 중 칼을 소지하고 있던 녀석이 형석에게 다가섰다. 칼을 세게 다부지고 있던 녀석이 형석의 목에 칼을 들이 밀며 입술을 달싹였다. 여기? 여기? 어딜 찔러 줄까?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형석의 왼쪽 심장과 목을 여러 차례 위협 주던 녀석이 칼을 높이 올렸다. 그리고 단숨에 그의 목을 지나던 동맥혈을 세게 짓누르자 칼이 관통했다.
윽, 형석의 죽어가는 신음소리가 부산항에 울린다.
“고통도 금방 사라질 거야. 이제는 평안해지라고.”
형석을 찌르던 녀석이 그의 귀에 속삭이며 칼을 돌려 빼내었다. 그리고는 형석의 몸을 난도질했다. 형석이 흘려낸 많은 양의 피는 그가 누워있던 아스팔트에 흥건히 적셨다. 형석이 움직이던 손을 멈추었다. 이리저리 굴리고 있던 눈동자가 멈추었다. 거칠게 몰아쉬고 있던 콧바람이 멈추었다. 형석이 죽은 것을 확인한 녀석이 태온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형석의 죽음을 알렸다. 철수해. 태온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 때였다. 문혁이 거친 엔진소리를 울리며 부산항에 들어섰다. 태온은 비릿한 웃음을 머금고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차를 멈추어 선 문혁이 차에서 내린다. 부산항 내에 있는 클리프 조직원들을 보며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의 중심에 서 있던 태온이 문혁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그를 껴안으며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Game Over.”
부산항에 진을 치고 있던 그들이 빠르게 그 곳을 빠져나갔다. 문혁은 그들이 벗어난 부산항에 다리가 풀린 채 주저앉아 피로 흥건히 적셔진 아스팔트를 쳐다보았다.
문혁이 시선을 둔 그 곳엔 시체가 되어 있는 윤 형석 과장이 있었다.
죽어도, 사랑해 1-1.
해을은 아버지가 오길 기다리며 집안 청소를 하고 있었다. 매번 아버지가 오시면 잔소리를 한 바가지 먹는 턱에, 오늘은 먹지 말아야지. 굳게 마음먹고 시작한 일이었다. 집 안에 혼자 있는 일이 다 반사인 터라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TV를 켰다. 그리고 청소기를 꺼내 노래를 중얼거리며 마루 한 바퀴를 돌리고 있을 때였다. 들려오던 노랫말이 끊기고 특보를 흘리는 뉴스 앵커가 화면을 가득 메웠다. 해을은 청소기를 내려놓고 리모컨을 잡았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고 있는 데 뉴스 앵커의 목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온다.
“특보입니다. 오늘 새벽 2시경, 마약 밀매 조직 클리프ㅡCliffㅡ를 쫓던 서울 중앙 경찰서 강력3반 특수부 과장 윤 형석 씨가 사망했습니다. 사망 시각은 금일 자정으로 추정되며 사인은 과다출혈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서울 중앙 경찰서는 잠복 철수 명령을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명령을 불복종 했다며, 책임을 시인했습니다.”
하, 해을은 깊은 한숨을 늘어뜨리며 들고 있던 리모컨이 바닥에 떨어졌다. TV속에서 아버지의 경찰수첩과 신분증 그리고 해을과 어렸을 적 물가에 가서 찍은 사진이 보여 졌다. 해을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아, 아빠…….”
해을이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힘겹게 이끌어 TV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TV를 작은 손으로 매 만졌다.
“……아, 아니지? 아빠? 아니잖아.”
해을의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해을은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아 전화를 받아 들었다. 아무런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무어라 말하는 데 귓바퀴로 전해지지 않는다. 해을이 떨리는 몸을 주체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그대로 집을 나섰다.
죽어도, 사랑해 1-1.
한국 종합 병원은 기자들과 뉴스 앵커들로 즐비했다. 해을은 그들의 사이를 뚫고 영안실로 향했다. 해을이 도착했을 적엔 부검을 마친 흰 색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새 하얀 천을 아버지 시신에 덮고 있었다. 해을이 뛰어 들어가 그들의 손을 제지한다.
“아니야, 우리 아빠 안 죽었어. 오늘 꼭 집에 오신다고 했단 말이야. 아니라니까! 덮지 말라고! 안 죽었어. 니들 의사잖아. 너희 우리 아빠 고쳐줄 수 있잖아. 그런데, 왜. 왜! 시도도 안 해 보고 죽었다고 말하는 건데!”
계속 울어서 쉬어 터진 목소리로 해을은 그들에게 소리쳤다. 그러나 의사들은 가망이 없다고, 이미 숨졌다고. 편히 보내주라며 해을에게 말했다. 해을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 아빠가 죽었다. 말도 안 돼.
“살려줘요. 우리 아빠 좀 살려주세요. 이렇게 죽으면 안 돼요. 내일 내 생일이란 말이야!!”
해을의 악 받친 목소리가 영안실에 맴돌았다. 그들은 그저 해을에게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는 말뿐 다른 말은 오가지 않고 사망 시각을 읊었다.
“윤 형석, 사망 시간 오전 7시 45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들이 나가고 해을과 아버지의 시신만이 남았다. 해을은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자리에서 일어나 하얀 천을 걷었다. 평안한 모습으로 영원히 잠들어 있는 해을의 아버지 얼굴이 보인다. 멈추었던 해을의 눈물이 고인다. 해을은 아버지의 앞이라 울면 안 된다는 생각에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그러나 그 다짐은 일 분도 채 되지 않아 새 하얗게 질린 해을의 뺨 위로 폭포수처럼 흘렀다.
ㅡ2010. 9. 25ㅡ
지랄 맞게도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이었다. 예고 없이 새벽부터 내리던 비는 오후 늦게 까지 지속되었다. 간간히 라디오로 흘러나오는 기상예보는 더 있으면 그친다. 오늘 오후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등 거짓의 말을 늘어놓았다.
드르륵- 교실 문이 열리며 담임이 들어왔다. 담임의 양 손에는 기말고사 성적표와 출석부가 들려있었다. 조용히 해. 시끄럽게 떠들던 학생들이 담임의 호통으로 조용해졌다. 담임은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붉은 입술을 움직였다. 담임이 새하얀 종이에 시선을 내리박았다. 성적표. 무어라 말하던 담임의 입술이 한 단어를 반복한다.
“윤 해을.”
“윤 해을!”
해을의 짝이 해을을 건드렸다.
“너, 일어나래.”
“왜.”
“성적표 가져가래.”
아, 해을은 옅은 신음을 내 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교탁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축하한다. 해을아, 네가 또 일 등이구나.”
“감사합니다.”
“이상, 나머지 학생들은 교무실로 찾아 와서 내게 받아가도록 하고 반장 인사하자.”
“차렷, 경례”
“감사합니다.”
모든 정규 수업이 끝났다.
“아, 그리고 오늘은 야자 없다. 집에 일찍 들어가도록 해. 딴 길로 세지 말고!”
그 말을 끝으로 느릿하게 행동하고 있던 학생들이 교실을 뛰어나갔다. 하, 그게 그렇게 좋은가? 해을은 그들의 행동에 깊은 한숨을 쉬며 웃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 문 밖을 나갈 때 이었다. 이름 모를 검은 양복의 사내가 해을의 앞을 가로 막고 교실 앞을 서성거렸다.
“비켜요.”
그가 나를 쳐다보았다. 손에 쥐고 있던 사진을 빤히 보더니 이내 내 팔목을 세게 잡았다.
“이거, 너지?”
“…….”
“묻잖아, 너냐고.”
“당신 누구야.”
그가 들고 있던 사진은 내가 중학교 졸업했을 적에 아빠와 함께 찍었던 졸업식 사진이었다.
죽어도, 사랑해 1-1.
선잠을 잔 탓인지, 잠이 오질 않았다. 어두컴컴한 집에 혼자 있던 해을의 몸이 으슬으슬 떨리기 시작했다. 지난밤에 꾼 악몽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해을은 침대 위에 뉘여 있던 몸을 일으켜 벽에 등을 기대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해을은 제 오른쪽 엄지손톱을 잘근 깨물었다.
톡, 톡.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귓바퀴를 돌았다. 해을은 깨물고 있던 손을 내려놓고 뒤를 돌았다. 선선한 바람이 불며 나뭇가지가 창문을 두드렸다. 해을이 안도의 한 숨을 쉬며 다리를 가슴팍 쪽으로 끌어 당겨 두 팔로 안았다. 갖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며 문득 의문이 들었다. 해을은 고개를 좌우로 내 짓고 몸을 뉘였다. 눈을 감았다. 아까부터 떠오르는 의문과 갖가지 생각들이 사라지고 머릿속은 백지가 됐다.
삼 십 여분을 뒤척였다.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지만 잠은 오질 않았다. 해을이 정 자세로 누워 새 까만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일주일 전, 뉴스에서 나왔던 아버지의 죽음 소식이 천장에 내 비쳤다. 아버지의 사망소식이 뉴스앵커를 통해 들려온다. 그리고 뉴스앵커가 손에 쥐고 있던 사진이 눈앞에 보인다. 해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생각하면 생각 할수록 토악질이 올라왔다. 잔인하게 온 몸이 찢겨진 상태로 영안실에 있던 아버지가 떠오른다. 해을이 눈을 감았다. 아슬아슬하게 고여 있던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른다.
“하, 아빠…….”
해을의 입술이 달싹였다. 원망 섞인 해을의 목소리가 공허한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죽어도, 사랑해 1-1.
문혁이 거친 숨소리를 내 뱉으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검은 세단을 쇠파이프로 내리 쳤다. 유리창이 째지는 소리가 클리프ㅡCliffㅡ본 거지에 크게 울리며 보초를 서고 있던 조직원들이 그에게 다가왔다. 무력을 가해서라도 그만두게 하려던 조직원들이 하나 둘 씩 그에게서 떨어져나갔다. 종잡을 수 없는 그의 발악에 본거지 내에서 세미 정장을 입은 태온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혁이 남자에게 시선을 돌린다. 광기가 서린 그의 눈빛이 그를 잡아먹을 듯하다. 그가 쇠파이프를 바닥에 집어 던지고 남자에게 다가가 남자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내둘렀다. 윽, 태온의 옅은 신음 소리가 그의 귓바퀴에 맴돌았다. 바닥에 나동그라진 태온을 그가 잡아 세웠다.
“침착해, 이렇게 흥분할 필요 없잖아.”
태온이 비릿한 조소를 입가에 띄었다.
“설마, 그 형사 하나 때문에 네가 이렇게 미치광이가 된 건가? 주인을 모르고?”
구 태온. 문혁이 굳게 다문 입술 사이로 남자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그는, 뭐. 퉁명스럽게 그의 말을 받아치며 문혁을 안으로 이끌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행동하는 남자의 모습에 그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지금, 뭐 하자는 거야.”
“너야 말로 뭐 하자는 건데.”
“구 태온!”
“내가 널 주워왔고, 키워왔어. 아무리 개처럼 키웠다고 하지만 어떻게 주인의 애마를 망가뜨릴 수가 있지?”
“지금 그 소리가 아니잖아!”
문혁이 태온의 손을 뿌리치고 걸음을 멈추었다. 그를 흥미롭게 바라보던 남자의 표정이 굳어졌다.
“옛날 속담에 이런 말이 있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
“딱, 그게 지금의 너에게 필요한 말인 것 같네.”
“야!”
문혁이 태온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그 애를 동정하라고 너를 보낸 게 아니야. 처리하고 오라는 거였지.”
“…….”
“또 난동 부리기만 해봐. 그 때는 널 죽여 버릴 테니까.”
태온의 목소리가 문혁의 귓바퀴를 맴돌았다. 문혁은 남자의 멱살을 거칠게 내려놓고 입술을 달싹였다.
“네가 주인이라고 생각 한 적 없으니까, 그 딴 말 짓기기만 해. 죽여 버릴 거니까.”
문혁은 마이 주머니에 있는 소총을 꺼내들어 태온이 제일 아끼는 그림을 향해 겨누고 방아쇠를 잡아 당겼다. 조용했던 클리프ㅡCliffㅡ 내에 거친 소음이 울렸다. 그와 동시에 대기 하고 있던 조직원들이 그의 방으로 들이 닥쳤다. 문혁은 그들에게 소총을 겨누며 빵, 입으로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태온은 클리프의 본거지를 빠르게 빠져나갔다.
죄송합니다, 우선 이 말로 작가말의 스타트를 끊어야겠네요. 죽사를 가져온다고 약속한지 어언 2달이 지난 것 같습니다. 저를 기다려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여러가지 일이 생기고 그것을 수습하느라 늦었다는 말을 하겠지만, 돌아서버린 독자님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없다는 거 압니다. 그래서 더 죄스럽고 죄송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이번엔 연중 없이 하도록 하겠습니다. 바쁜 일상이지만, 짬내서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가져오도록 할게요. 이번 1-1편을 올리기까지 참 많은 생각을 하고 또 했습니다. 이 글을 가져다 드리고 과연 다음 편을 가지고 올 수 있을 까. 다른 분들보단 연재 텀이 늦습니다. 그 점은 양해 부탁 드릴게요. 정말로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가상에 댓글 달아주신 60분 감사드립니다.
파리지앵 쉐이AlLY 노란선인장 춘이의일상 아우라제이 봉순냥ㅋ 예민 이슬먹은소녀a
초록봄 권지용아잉 조현. sixth sense ziinz 별이해삼 ㅇ여름방학 웃자!!^^ 난비싸 초콜릿칩쿠키
빨갱이 ★ 인빠 OH교쟁이 간지왕 진준 혓바닥 포아유 세이티 Radiant 쫑쫑! 유.아이 웃을때까지
악마의여자 선최영 사랑스런 눈빛 R=VD나는이쁘다 우스미 옆집 누나 데카르트 겸둥21
난비싸 띨삼 태발발이 극해 모리암 이리와~~ 대한민국화이티잉 빼꼼곰 CHAN찬 이 홍
더블뿐 랄나라라나 최 인아 운염 00000000 꽃월애 킾온댄쉰 유애비화 다혜aS
비단향꽃무 뱀몽귈 하담샘
☞ 죽사는 ‘팸카 ㅡ> 인소닷’ 이 순서로 매 번 연재됩니다.
☞ 팸카: Burning Friday. (http://cafe.daum.net/-.fam)
☞ 업쪽은 죽어도 사랑해
☞ 인물표, 킴인님이 만들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죽어도 사랑해
헐너무재미있어요.다음편기대할께요!
죽어도사랑해
죽어도 사랑해~ 흥미진진 ~ 기대되요 ㅋ
너무재밌어요. 다음편 정말 기대되요!
1화부터 꼬박꼬박봐야징!!!!!!!!!!!!!!!!!!!!!!!!!!!!!!!!!!!!!!!!!!추천 꾸욱 누르고 갈겧ㅎㅎ!@
죽어도 사랑해. 저번에읽었었는거생각난다!!! 지금은앞부분만다시읽었는데담에다시첨부터읽을게ㅠㅠㅊㅊ
죽어도 사랑해/ 진짜 오래기다렸어요!!!>< 닉네임 바꾸셨네요!! 저 쉐이에요!!ㅠㅠ 돌아와 주셔서 어째거나 감사하고 소설 역시 두근두근 거려욧!!!ㅎㅎ
죽어도 사랑해요 멒 언니!!!!!!!!!! 진챠 오랜만이다......ㅠㅅㅠ 안뇽 언니..? 너무 재밌다!!!!!!!!!!!! ㅠ-ㅠ 해을이 안쓰러워.. 하.. 브금 웅장하다.. 멋있다.. 조타.. 잭 온니의 첫 스타트를 축하드립니당~♬ 앞으로도 기대할게 추천추천
죽어도 사랑해. 드뎌...>ㅁ<
죽도록 사랑해!! 앞으로 기대할게요!!
죽도록사랑해
죽어도 사랑해 우아아아아아! 재미있을것 같아요!!!
죽어도 사랑해 우왕!! 첫편부터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기대되네요~~
죽어도사랑해 기다린보람이잇내요 ㅎㅎㅎ 앞으로도 계속 기다릴게요!
죽어도 사랑해
죽어도 사랑해
죽어도 사랑해. 우오우오웅 내가 아는 그 언니가 맞나영. 뭐일딴 재밌셔염!!
죽어도 사랑해! 기대할게요!
죽어도 사랑해 잘봤어요ㅋ
죽어도 사랑해
죽어도 사랑해!!!!...ㅠㅠㅠ 꺄아아아아아아 좋네요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