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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행지는 신트라와 호카곶
호카곶은 흔히 로카곶, 카보 다 로카라고 불리는데
Cabo da Roca 에서 R 발음이 'ㄹ'과 'ㅎ' 중간이라
가이드북에도 다르게 나와있더라고
현지 발음이 ㅎ에 더 가까운 것 같아서 호카곶이라 할께
보통 리스본에서 당일치기로 돌아보는
신트라 - 호카곶 - 카스카이스 코스~
난 신트라와 호카곶을 가고 싶었기에
신트라에서 페나궁전과 뀐따 헤갈레이라 두군데를 보고
시간이 된다면 카스카이스를 들를 예정이었어
일일버스패스가 있는 것은 다들 알지?
대충 그렸으니 이해해줘 ㅡㅡ;
리스본에서 신트라나 카스카이스로는 기차로 가는거야
신트라에는 역과 관광지를 20분 간격으로 순환하는 434번 버스가 있고
신트라 - 호카곶 - 카스카이스를 연결하는 403번 버스가 있어
이 버스들을 운영하는 Scott URB에서 일일패스를 팔아
신트라 기차역 길 건너편에 Scott URB 매표소가 있어
(여기에서 403번 버스 시간표를 받는 것 잊지 말아~)
이 회사 소속의 버스들을 하루 이용하는데 9유로 (역시 올랐어)
그림에서 검은색 선들을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야
이외에도 여러개 노선이 있고 당일 모두 이용가능~
카스카이스에서 지옥의 입(Boca do Inferno)까지는 걸어서 20분
이 티켓으로 이용가능한 버스가 운행된다는데
버스 번호를 몰라~ 20분 정도는 걸을 수 있지? ^^;
그리고 세트 하우스(Sete Rios)역 등에서 파는
리스본까지의 기차와 당일 지하철까지 포함한 티켓이 14유로(맞나?)
검은색의 버스노선 뿐 아니라 빨간색의 기차노선
그리고 당일 리스본의 지하철이 이용 가능한거야
참고로 신트라 - 엔트레캄푸스 기차 편도 1.65유로
신트라 - 세트 하우스 기차 편도 1.6유로, 왕복은 좀더 싸
숙소까지 지하철을 감안해도 14유로는 할인받는 느낌이 안드는데
뭐 이용하기 나름이니까 ^^;
페나궁전의 입구에 도착하니 매표소에 메뉴가 다양하네~
페나 공원의 입장료가 기본으로 있고 (5유로 정도로 기억)
페나 공원과 페나 궁전을 합한 것이 8유로
공원과 궁전, 모루스 성터(무어인의 성) 합해서 10유로
여기에 몬세라트랑 다른 하나 추가해서 파는 표도 있더라
완전 신트라 종합선물세트 ㅡㅡ;
잠시 망설이다가 10유로짜리를 샀는데
이것이 비극의 서곡(?)이었을 줄이야...
매표소를 지나 페나공원 입구에 녹색 버스가 있어
궁전 입구까지 1.5유로에 태워주는데 10분 거리를 굳이 ㅡㅡ;
걸어올라가며 공원의 숲을 구경했지
신트라 주변의 숲이 인상적인 것은 사실이야
하지만 평은 좋다 별로다 둘로 갈리더라
그래서 페나성까지 올라가는 길도
434 버스를 타고가라 걸어가라 말이 달라
난 개인적으로 그 숲이 친근하지 않았어
숲이 웬지모르게 음습한 느낌이야 이끼도 많고 ㅡㅡ;
난 우리나라 숲들이 더 마음에 들어 ^^
잘 나온 사진을 골라올리니
이렇게 좋은 곳을 왜 맘에 안들어하냐 하겠지? ^^;
사진빨이란~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가
사실은 이런 물이라는 것 *.*
공원 곳곳이 허술한 관리에 돌과 나무에 이끼가 가득
위 사진은 뽀샵질에 의한 조작이 아닙니다
그저 찍을때 노출 보정을 했을 뿐이라고요~
제가 뽀샵을 할 줄 몰라요 ㅡㅡ;
지도의 곳곳을 살피고자 페나 공원을 쭉 둘러봤지만
음침한 숲 뿐만아니라 영 관리되지 않은 공원 모습에 실망했어
단 한군데 마음에 드는 곳이 있었는데
매표소에서 준 지도에 Queen's Throne 이라 표시된 곳
가이드북에 나오는 페나성의 모습을 찍을 수 있는 위치야
물론 흔한 사진은 올리지 않는 여행기라 이곳 사진은 생략~ ㅋㅋ
아무튼 공원에선 Queen's Throne만 추천 나머지는 실망~
계절이 바뀌고 공원관리가 이뤄진다면 모르지만 쩝...
매표소에서 구입했던 궁전 입장권은
궁전 건물의 내부 방들을 구경할 수 있는 입장권이었어
난 궁전 입구에서 체크하는 줄 알고 샀는데 ㅡㅡ;
공원 입장료만 내도 궁전의 외부는
다 돌아다니며 사진 찍을 수 있다는 사실
이미 낸 돈이니 아까워서라도 방들을 구경했지
생각보다 아기자기하고 볼 만 했어 ^^
입장료가 그다지 아깝지않다고 느껴졌지
다만 사진을 전혀 찍을 수 없게 철저히 감시해서 아쉬웠어 쩝...
페나성을 나올 즈음 한국인을 한 명 만났어
모루스 성터를 보고나서 페나성으로 바로 왔다고 해서
Queen's Throne으로 가는 길을 안내 해드렸는데
그분도 호카곶 가신다고 403번 버스 언제 탈거냐고 물으시네
그제서야 확인한 버스 시간표
헉... 한시간에 한대도 항상 있는게 아니네? ㅡㅡ;
14:10 15:25 17:10 18:10(이게 막차)
이것을 깨달은 시각이 14:30
이런~ 처음에 공원을 거닐면서 너무 시간을 보냈구나
게다가 예정에 없이 궁전 안까지 돌아다녔으니...
바로 간다면 15:25 버스를 타겠지만
사람 욕심이 어찌 그렇던가
새로 뜨고 있는 관광지 뀐따 헤갈레이라를 가고 싶고
돈을 이미 낸 모루스 성터를 안가기도 아깝고~
난 두군데 모두 서둘러 보고 17:10 버스를 타기로 했어
페나성에서 모루스 성터를 내려다보고
성터에는 들어가지 않는 사람이 많다 들었지만
직접 가보니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은 다 돌아보길 추천
막판 하이라이트 뀐따 헤갈레이라
신트라 중심부에서 걸어서 10분정도, 입장료 5유로
'뀐따' 라는 말은 스페인어로 농장이란 뜻이래
포르투갈 와인의 라벨을 살펴보면
어느 뀐따에서 만들었는지 표시되어있어
뀐따 헤갈레이라는 요즘 많이 뜨고 있는 관광지인데
농장이라기보다 잘 꾸며놓은 정원이라고 생각하면 돼
정말 누가 만들어 놓은 정원인지 감탄감탄!!!
너무너무 예쁘고 볼게 많아
반나절을 헤메며 다녀도 심심하지 않을 듯
여자친구가 생기면 같이 또 가고 싶어 ^^
20여개의 구조물이 있고
곳곳에 비밀스런 길들이 있어
땅 속으로 이어진 길들이 많으니
구석구석을 누비고 싶다면 손전등을 꼭 챙길 것
직접 가보라는 의미에서 사진 생략~ ^^;
너무 좋다보니 뀐따 헤갈레이라를 둘러보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거야
큰일이다 17:10분 버스를 타기위해 뛰자뛰어~
헉헉... 1분전에 딱 맞춰 도착
눈앞에 버스 한대가 있는데 이건 434번이군 다행이다
숨을 고르며 403번을 기다리는데
예감이 이상하다 ㅡㅡ;
403번이 이미 떠난 것이었다 ㅠㅠ
18:10 버스가 호카곶에 가는 마지막 버스야
19:25 버스는 a표시가 있는 것 보이지?
각주 설명을 눈치껏 보면 그건 호카곶에 가지 않는 버스지
18:10 버스로 호카곶까지 가더라도 다음 버스가 있어야
카스카이스로 들러서 리스본으로 돌아갈 것 아냐 ㅠㅠ
꼭지가 돌아서 Scott URB 매표소로 가서 따졌어
17:10 시간 맞춰 왔는데 버스가 없었다
왜 제시간에 운행을 안한 것이냐
그래도 소용없다 그 직원은 영어를 못한다 ㅡㅡ^
해가 짧은 겨울
점점 해가 기울어 간다...
17:10 버스를 탔으면 호카곶에서 대서양의 석양을 봤을텐데 ㅠㅠ
18:10 버스를 타고간다해도 해는 이미 져있을 것이다 으앙~
여기까지 왔는데 호카곶을 못간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젠장 뭔가 방법이 없을까?
처음에 페나 공원에서 시간을 많이 소모한게 아까워진다
시간 관리를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나고
간발의 차로 놓친 버스에 화가 난다
이러면 안돼~ 화가 나있는 머리로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mp3를 꺼내 그 노래에 마음을 맡겨 본다
(세비야에서 언급했었던 노래 기억해?)
잘 생각해보면 지금 이런 두려움 따윈
짧은 생에 작은 점일 뿐
주저앉아 웅크릴 필요 없잖아
좋아! 다시 시작이다
지금 내 상태로는 해결이 안되니 도움이 필요해
다른 버스기사들에게 도움을 청해보자
어렵게 어렵게 사정을 설명하자 알아듣는 아저씨들
그러나 그들도 방법이 없다며 절래절래
이번엔 신트라 역안에 있는 인포에 물어보자
인포에 완전 백발의 할아버지가 있는 모습은 처음 보았네
보통 젊은 사람들이 있던데... 영어는 할 줄 아실까?
그래도 이분께 희망을 걸어보자
조심스레 말을 꺼내보았는데
엇? 살짝 느릿느릿해도 정확하게 영어를 구사하시네?
와우~ 역시 사람은 외모로는 알 수 없다니까
사정설명을 듣고서 난처하겠다며 잠시 생각을 하신다
그리고 구원의 빛줄기를 내려주시니
18:10 버스를 타면 18:47 정도에 호카곶에 도착하고
19:47 에 신트라로 향하는 마지막 403번 버스가 들를테니
그것을 타고 신트라로 와서 리스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씀
갑자기 머리 속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카스카이스에 너무 매여 있었구나
여유가 되면 지옥의 입까지 가볼 생각이었지만
시간이 안되면 일정에서 빼기로 했던 카스카이스
그것에 얽매여 내가 이 생각을 못하고 있었네
어르신들의 지혜일까?
전에도 겪어본 일이신 걸까?
그 나이에도 인포에서 일하시는 이유가 있구나
구세주께 진심으로 고개숙여 감사를 표하고 또 표했어
정류장에서 18:10 버스를 기다리는데
해가 점점 저물어 가네
드디어 올라탄 호카곶행 마지막 버스
그래도 서쪽 끝이면 해지는 시각이 좀 늦지 않을까
도착했을때 해가 조금이라도 남아있을까
애타는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변은 점점 어두워지고
마침내 도착한 호카곶에는
당연히 해가 저문지 오래
夕陽이라 부를 해가 없다...
대서양 위에 살짝 깔려 있는 햇빛의 파편
그것이라도 담고 싶은 마음에
iso를 높이고 노출시간을 높여 본다
다른 분들 여행기에서 보았던 빨간 등대도
그 빛을 내게 보여주지 않고
바다를 비추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뿐이다
사람이 아무도 없네
하긴 이런 시간에 누가 찾아오겠어
혼자 플래시를 터트리며 유럽의 서쪽 끝에 온 증거를 남긴다
제로니무스 수도원에서 만나본 까몽이스
바이샤-시아두 역에서 엉뚱한 출구로 불러냈던
까몽이스가 남겼다는 말이 새겨진 기념비를 바라본다
'이곳은 땅이 끝나는 곳, 그리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
이곳이 옛날 자유시간 광고를 찍은 장소랬나?
출국때부터 남겨두었던 자유시간 하나에 자유를 만끽 ㅋㅋ
순간 내 카메라가 수동기능이 있음이 생각나는거야
셔터우선모드를 이용하면 뭔가 다른 사진이 나오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건져낸 하나...
호카곶과 오리온이야
내가 아는 몇 안되는 별자리 중 하나 오리온자리 ^^;
겨울이 아니었다면 해가 지지 않았을테니 볼 수 없었겠지?
17:10 버스를 놓치지 않았다면 나도 이 시간에 없었겠지?
이런 멋진 순간을 본 사람이 몇 명이나 있었을까
인생지사 새옹지마
몇시간 전 나를 그토록 괴롭게 했던 것들이
이렇게 멋진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구나!
그렇게 마지막 여행지에서 큰 감동을 받았고
지금은 이 사진을 바탕화면으로 쓰고 있어 ^^
다시한번 그 노래를 새기면서...
한 걸음쯤 아니 몇 걸음 늦어도 상관없잖아
언젠가는 소중한 보석처럼
어둠에도 찬란히 빛날 테니까
웃는 거야 그래 그렇게 다시 태어난 것처럼
하루하루 숨을 쉴 때마다
잊지 말고 기억해 늘 그렇게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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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신뜨라는 시간안배가 가장 중요하죠..ㅋ 까스까이스 넘 멋졌고... 밤에 보는 로까곶 생각보다 괜찮은데요????
예~ 저도 참 맘에 들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다음엔 낮에 가보고 싶네요. 카스카이스에도 가보고요. ^^
바로 위에 있는 사진에서 보이는게 오리온자리예요 ? 사진인데도 잘 나왔네요.
야경은 다 삼각대 덕분이죠 ^^;
우와 오리온 자리가 저렇게 선명하게.... 딴 별들도.. 우와 >.<
똑딱이라지만, 8초 노출의 수동기능과 삼각대 덕분이에요 ^^;
글이 참 재미있네요,,,5월에 포르투갈갈건데 그래서 더 재미있네요...
도움이 되셨길 바래요 ^^
와 마지막사진 멋져요~! 우리나라도 시골가면 별많은데 .,.별보구 싶다
잠시 문명의 빛에서 벗어나보는 짬을 내보세요~ 제가 일하는 근무지도 산골이라 밤에는 별이 많네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여행기를 다 읽어주셨나봐요 감사드려요~ 여기도 꼭 가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