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에 삼국이 있었다. 그 근거는 메뚜기떼 피해다.
이런 이야기는 예전에도 많이 있었지요. 하지만 이런 주장은 제대로 된 학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을 확신하는 것은 맹신적 믿음이라고 밖에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학문이란 합리성과 객관성에 근거합니다. 섣부른 판단보다는 철저한 연구를 한 후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이미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비판한 바가 있었습니다. 신라 토론방 595번 글로 2003년 2월 24일에 비판한 글이 있었습니다.
아래에 다시 인용해 놓을테니 읽어보십시오.
@@@@ 메뚜기떼 피해(蝗)에 대하여 - 대륙삼국론에 대한 부분적 비판.
.. 자유롭게 글쓰기 게시판에 보니까, 삼국사기에 메뚜기떼의 피해가 있는 것을 보고 어떤 이들이 이런 기록들은 고구려, 백제, 신라가 한반도에 없던 기록, 즉 대륙에 있었음을 알려주는 기록이라고 하는 말이 있는데, 이것이 과연 사실이냐고 묻는 것을 보았습니다.
삼국사기에는 고구려 8번, 백제 5번, 신라 19번의 메뚜기떼 피해 기록
이것이 아마도 그런 이들의 주장의 근거가 되겠되지요.
메뚜기떼 하면 아마도 펄벅의 "대지"에 나오는 엄청난 메뚜기떼가 농사를 망치는 장면을 생각하고 그것이 중원지역에만 생기는 것인냥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것이 어떤 사람들인지 나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다음의 글을 읽고 과연 자신들의 주장이 왜 사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가를 생각해봐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고려시대의 대표적 기록인 고려사절요에는 29번, 고려사에도 61번에 메뚜기 피해(蝗)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삼국사기에만 메뚜기떼 기록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도 태조 왕건부터 우왕 시대에 까지, 그리고 피해도 전국적으로 다 나옵니다.
왕은 황충의 피해가 있으면 식사를 줄이는 감상선(減常膳)을 하거나, 죄인을 풀어주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음악과 술을 금지하기도 할 정도입니다. 또 신사나 절에서 메뚜기떼의 피해를 줄여달라고 빌기도 합니다.
저 많은 기록들 가운데 일부는 중복되고, 일부는 피해가 아닌 옛적 고사로 드러나는 기록도 있지만, 고려 정부에서 메뚜기떼 피해를 매우 근심하였고, 백성들의 생활을 위협하는 아주 무서운 재앙이었음은 분명합니다.
혹자는 말하겠지요. 그래 맞아. 맞을 수 밖에 왜냐고 고려도 대륙에 있었거든. 이런 사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고려가 대륙에 있었다. 그것도 메뚜기떼 피해가 이를 증명한다. 좋습니다. 그럼 조선시대를 보지요.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실제로 피해입은 기록만을 검색해보지요. 고사 등은 빼고 중요한 사례들만 제시해보겠습니다.
태종 7년 기록에는 영흥, 안변, 평양, 영주, 숙주, 안주, 순주, 은주, 녕주 등에서 피해가 생겼고,
태종 8년 기록을 보면 춘천, 원주, 정선, 봉주, 장연 등에 걸쳐 메뚜기의 피해가 발생한 것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중종 30년 기록에는 평양, 함종, 중화 등에 피해가 발생했으며,
선조 30년에는 함경도 관찰사 송언신이 도내 여러 고을에 메뚜기떼의 피해가 커서 추수할 가망이 없음을 고하기도 했습니다.
효종 19년에는 함경도에 메뚜기 피해가 있었으며,
현종 6년에는 서북과 동북지역에, 7년에는 함경도 지역의 길주에서 경흥에 이르는 지역과 의주와 철산 등지에 극심한 메뚜기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숙종 34년에는 충청도 회덕 등의 여섯 고을, 황해도 장연 등 3고을, 평안도 영유등 15고을에서 황충이 발생하여 제사를 지내라고 명하는 기록이 보입니다.
정조 5년(1781년)에는 영남과 호남에도 메뚜기떼가 일어나 제사를 실시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 고종, 순종 실록은 검색하지 못했습니다만 거의 전 시기에 걸쳐 전국적으로 메뚜기떼의 피해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록들도 보지않고 삼국사기의 메뚜기떼가 어쩌느니 하면서 논리를 전개한다면 여러 사람들의 웃음꺼리가 될 것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처럼 1905년 이전에는 우리가 다 중원에 살았어. 그러니까 조선왕조실록에도 메뚜기떼가 기록된 거야 라고 주장하는 황당무개론자에게는 저의 이 말도 통하지 않겠지요.
메뚜기떼는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충분히 건너옵니다. 그것을 선입관을 갖고 우리는 그런 피해가 없었을 거야 하고 삼국사기만을 갖고 침소봉대하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대륙 삼국을 주장하는 것에도 물론 이유는 있겠지만, 보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철저한 근거가 뒷받침 되어야합니다. 나는 이점을 말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