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성냥갑에 담긴 것
성냥 / 김남조
성냥갑 속에서 너무 오래 불붙기를 기다렸다 늙어버린 성냥개비들, 유황 바른 머리를 화약지에 확 그어 일순간의 맞불 한 번 그 환희로 화형도 겁 없이 환하게 환하게 몸 사루고 싶었음을
-『매일경제/시가 있는 월요일』2024.02.18.
권태와 생활을 지나며 잃어버린 모든 꿈은 애석하다. 이제 다시 어찌해야 하는가란 질문조차 잊는 건 우리가 흔히 겪는 평범한 부조리다. 성냥갑 같은 한계 안에 자기를 가둔 우리에게 시인은 몸 사루고(사르고) 싶던 날들의 기억을 일깨운다. 덜 탄 성냥개비 같은 우리 머리의 정수리를 가만히 쓰다듬는 시다. 긴 세월 극복해야 했던 건 세상이 아니라 나였는지도 모른다.
〈김유태 /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중고샵]귀중한 오늘★ - 예스24
귀중한 오늘★
www.yes24.com
김남조 시집 〈귀중한 오늘〉 시학(시와시학) | 2007
[시가 있는 월요일] 낡은 성냥갑에 담긴 것 - 매일경제
성냥갑 속에서 너무 오래 불붙기를 기다렸다 늙어버린 성냥개비들, 유황 바른 머리를 화약지에 확 그어 일순간의 맞불 한 번 그 환희로 화형도 겁 없이 환하게 환하게 몸 사루고 싶었음을 - 김남
www.mk.co.kr
낡은 성냥갑에 담긴 것 『매일경제/시가 있는 월요일』 성냥 / 김남조 ▷원본 바로가기
너를 위하여 /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를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한국대표시인선집」문학사상사 /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