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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히 자리한 반찬은 닭한마리와 함께 먹으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담담해 보이는 깍두기는 시원한 맛으로 미미한 느끼함을 깡그리 날려버린다. 마늘장아찌 역시 마찬가지. 절대 강자는 바로 부추다. 간장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부추는 닭 한 마리의 담백한 맛을 극대화해 준다. 여기 부추 좀 더 주세요~
감자는 바로 먹는 것보다 더 익힌 후 먹는 게 좋다. 제일 먼저 젓가락을 대야 할 곳은 떡! 야들야들한 떡은 감칠맛 나는 국물과 함께 먹으면 또 다른 국물떡볶이가 된다. 떡이 맛있다면 에디터처럼 리필을 해보자. 담백한 맛에 처음엔 싱겁다고 느낄 수 있는 고기. 씹을수록 감칠맛이 나서 부위 따지지 않고 젓가락을 갖다 대게 된다. 퍼석한 닭가슴살도 국물에 빠지고 나니 부드러워지고 또 깊을 맛을 낸다.
술을 부르는 주인공은 역시 국물이다. 끓을 수록 제맛을 찾아가는 국물은 빠알간 색과 달리 매콤한 맛 보다 시원한 맛을 낸다. 소주가 춤을 추고, 청하가 반기는, 술술 하고 노래를 부르게 하는 깊은 맛이다.
야채와 고기 등이 연이어 젓가락을 타고 여행을 떠나고 나니, 냄비가 금세 휑해진다. 여기서 끝나면 서운하지 않겠나. 칼국수도 맛있겠지만, 넓적하고 얇게 펴진 수제비를 냄비 속에 투하했다. 이미 익혀 나왔기에 팔팔 끓는 물에 간이 배길 기다렸다 맛보면 된다. 입에 후루룩 들어가는 모양새가 국수마냥 부드럽지만, 수제비인 만큼 쫄깃함이 살아있다.
여기에 볶음밥으로 마무리하면 완벽하겠지만, 1인분 추가한 이유로 볶음밥은 다음에 도전해 보는 걸로. 술을 부르는 닭 한 마리, 술을 술술 들이켜면서 동시에 해장까지 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