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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가이지(適可而止)
적당한 정도에서 그친다는 뜻으로, 무리하게 욕심을 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適 : 알맞을 적(辶/11)
可 : 옳을 가(口/2)
而 : 말 이을 이(而/0)
止 : 그칠 지(止/0)
출처 : 논어(論語) 향당(鄉黨) 第十之八
논어(論語) 향당(鄉黨) 8장에 공자의 음식에 대한 자세를 이야기하는 내용이 나온다.
不多食.
(適可而止, 無貪心也)
적당한 때 그치고 탐하지 않았다.
食不厭精, 膾不厭細.
밥은 쌀을 정미한 것을 싫어하지 않았고 회는 가늘게 썬 것을 싫어하지 않았다.
食饐而餲, 魚餒而肉敗, 不食.
밥이 쉬고 맛이 변한 것과 생선이 상하고 고기가 부패한 것은 먹지 않았다.
色惡不食, 臭惡不食.
색깔이 변한 것은 먹지 않았고 냄새가 나쁜 것도 먹지 않았다.
失飪不食, 不時不食.
덜 익은 것도 먹지 않았고, 제 철이 되지 않은 음식도 먹지 않았다.
割不正不食, 不得其醬不食.
단정하게 자르지 않은 것은 먹지 않았고 맞는 장이 없으면 먹지 않았다.
肉雖多, 不使勝食氣.
고기가 비록 많더라도 밥보다 더 많이 먹지는 않았다.
唯酒無量, 不及亂.
비록 술은 그 양을 제한하지 않았지만 난잡한 지경까지 가지는 않았다.
沽酒市脯不食.
파는 술과 시장에 있는 육포는 먹지 않았다.
不撤薑食, 不多食.
생강 먹는 것을 그만두지 않았지만 많이 먹지는 않았다.
⏹ 적가이지(適可而止)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적절하게 되었으면 그쳐야 한다
지금 중국의 민심이 극도로 흉흉하다. 중국의 인권변호사이자 저항운동가인 허지영(許志永)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권퇴서(勸退書; 사퇴를 권유하는 서신)'라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왜 그럴까? 국가를 경영할 사상(思想)과 능력이 없어, 역대 지도자 가운데서 제일 못하다는 것이다.
무한(武漢)에서 시작된 폐렴(肺炎;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은 자연적인 재난이 아니고 사람의 실수로 인해서 야기된 인재(人災)라 하여 분노하고 있다. 그 최종 책임이 시진핑에게 있다고 중국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다.
시진핑이 집권한 뒤에 '망의죄(妄議罪; 아무렇게나 논의한 죄)'라는 처벌법을 만들었다. 공산당 중앙의 방침을 멋대로 비판하는 죄다.
이런 망의죄는 최고권력자 이외에는 입을 못 열게 만든다. 최고권력자에게 충정 어린 간언(諫言)을 하다가도 비위를 거스르면 망의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무한(武漢)의 이문량(李文亮 )이란 젊은 의사가 '사스 비슷한 전염병을 발견했다'라고 통신망에 올렸다. 2020년 1월 1일 무한공안국 산하 파출소에서 불러 조사하고, 1월 3일 훈계서(訓戒書)에 서명하게 했다.
훈계서의 요지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퍼뜨려 민심을 혼란시키고 사회질서를 파괴했다. 앞으로 계속 그런 짓을 하면 엄중하게 처벌하겠다'라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폐렴은 급속도로 퍼져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이문량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려 2월 7일 세상을 떠났다.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중국의 사망자가 803명을 넘어 2003년 사스 때 사망자 774명을 초과하였다. 더구나 시진핑은 아직 무한에 직접 가서 환자들을 위문하지 않고, 국무총리 리커창(李克强)을 대신 가게 했다.
그러고도 2월 5일 시진핑이 캄보디아 국가원수를 만났을 때, '중국이 대처를 잘해서 전염병이 다른 나라로 퍼지는 것을 잘 막고 있다'고 자랑했다.
14억 인구 가운데서 최고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중국 국가주석은 자동적으로 공산당 주석, 국가 군사위 주석, 당 군사위 주석 등을 겸직하고, 임기 5년을 한 차례 연기하여 10년 동안 할 수 있다. 시진핑은 중국 헌법을 고쳐 얼마든지 오래 할 수 있게 만들었다.
1997년 영국이 홍콩을 반환할 때, 공산당의 인권탄압이 있을까 우려했을 때, 등소평(鄧小平)이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나라 안에서 두 가지 체제)로 해서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시진핑이 언론을 탄압하고 중국식으로 통치하려고 하자, 격렬한 시위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잘 조화하여 지내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데, 힘을 과시하고 싶은 시진핑이 무역전쟁을 일으켜 중국에 큰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교만한 지도자에게 하늘이 내린 경고라 할 수 있다. 적절한 선에서 멈추는 것이 좋다. 비단 시진핑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국가지도자도 마찬가지다.
▶️ 適(맞을 적)은 ❶형성문자로 适(적)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啇(적)으로 이루어졌다. 適(적)은 상대방으로 향하여 나아가는 일, 몇 개의 길이 있는 중에서 어느 것인가를 골라서 나아감, 또 '상대방을 향하다', '적중하다', '적당'이란 뜻에도 쓰인다. ❷형성문자로 適자는 '맞다'나 '마땅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適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啇(밑동 적)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啇자는 화초 아래에 입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適자는 본래 '길을 골라가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여러 갈래의 길 중에 내가 가야 할 적합한 길을 고른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適자는 '맞다'나 '마땅하다'와 같이 '적합하다'라는 뜻만 남아있다. 그래서 適(적)은 ①맞다 ②마땅하다 ③가다 ④시집가다 ⑤즐기다 ⑥꾸짖다 ⑦전일하다(마음과 힘을 모아 오직 한 곳에만 쓰다) ⑧마침 ⑨맏아들 ⑩큰마누라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맞추어 씀이나 쓰기에 알맞음을 적용(適用), 꼭 맞음으로 어떤 기준이나 정도에 맞아 어울리는 상태를 적절(適切), 걸맞아서 서로 어울림을 적응(適應), 사물의 정도나 상태 등이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또는 잘 어울려 마땅함을 적당(適當), 꼭 합당함을 적합(適合), 알맞고 바름을 적정(適正), 무엇에 알맞은 성질을 적성(適性), 법규나 법률에 맞음을 적법(適法), 마침 알맞은 때나 적당한 시기를 적시(適時), 적당함과 부적당함을 적부(適否), 알맞은 시기를 적기(適期), 지나치거나 부족함이 없이 똑 알맞음을 적중(適中), 어떤 격식이나 자격에 맞음을 적격(適格), 음식의 맛이 구미에 맞음을 적구(適口), 잘못을 나무람을 적과(適過), 눈여겨 봄이나 확실히 봄을 적관(適觀), 향하여 감이나 따라감을 적귀(適歸), 꼭 알맞은 정도를 적도(適度), 알맞은 분량을 적량(適量), 심신에 적합하여 기분이 썩 좋음을 쾌적(快適), 가장 적당하고 적합함을 최적(最適), 마음에 들어 매우 즐거움을 가적(佳適), 무엇에도 속박됨이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생활함을 자적(自適), 한가하여 자적함을 한적(閑適), 어떤 일에 적당한 재능을 가진 자에게 적합한 지위나 임무를 맡김을 이르는 말을 적재적소(適材適所), 목적은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꾸미고 실상은 그 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나아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적본주의(適本主義), 입에 맞는 떡이라는 뜻으로 제 마음에 꼭 드는 사물을 이르는 말을 적구지병(適口之餠), 알맞은 땅에 알맞은 나무를 심음을 이르는 말을 적지적수(適地適樹), 훌륭한 음식이 아니라도 입에 맞으면 배를 채움을 이르는 말을 적구충장(適口充腸), 여유가 있어 한가롭고 걱정이 없는 모양이라는 뜻으로 속세에 속박됨이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 편히 지냄을 이르는 말을 유유자적(悠悠自適), 속세에 속박됨이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데로 마음 편히 지냄을 이르는 말을 유연자적(悠然自適), 나릇을 북쪽으로 향하게 해 놓고 남쪽인 초나라로 가려 한다는 뜻으로 의도하는 바와 행하는 바가 서로 어긋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북원적초(北轅適楚), 발꿈치를 잘라 신에 맞춘다는 뜻으로 본말이나 주객을 뒤집음 또는 좋게 하려다 도리어 더 나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월지적구(刖趾適屨),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의 한역으로 친구를 좋아하면 먼 곳이라도 피로를 잊고 따라간다는 말을 수우적강남(隨友適江南), 활과 과녁이 서로 맞았다는 뜻으로 기회가 서로 들어맞는다는 말을 궁적상적(弓的相適), 세력이 서로 엇비슷하며 힘이 서로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세균역적(細菌力適) 등에 쓰인다.
▶️ 可(옳을 가, 오랑캐 임금 이름 극)는 ❶회의문자로 막혔던 말이(口) 튀어 나온다는 데서 옳다, 허락하다를 뜻한다. 나중에 呵(訶; 꾸짖다), 哥(歌; 노래) 따위의 글자가 되는 근본(根本)이 되었다. 또 나아가 힘드는 것이 나갈 수 있다, 되다, 그래도 좋다, 옳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可자는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可자는 곡괭이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可자는 본래 농사일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뜻으로 쓰였던 글자였다. 전적으로 노동력에 의존해야 했던 농사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이겨내고자 흥얼거리던 노래가 바로 농요(農謠)이다. 그래서 可자는 곡괭이질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의미에서 '노래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可자가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입을 벌린 모습의 欠(하품 흠)자를 결합한 歌(노래 가)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可(가, 극)는 (1)옳음 (2)좋음 (3)성적이나 등급 따위를 평점하는 기준의 한 가지. 수, 우, 미, 양, 가의 다섯 계단으로 평점하는 경우에, 그 가장 낮은 성적이나 등급을 나타내는 말 (4)회의(會議)에서 무엇을 결정하거나 어떤 의안을 표결할 경우에 결의권을 가진 사람들의 의사(意思) 표시로서의 찬성(동의) (5)…이(가)됨, 가능(可能)함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서 동작을 나타내는 한자어 앞에 붙음 등의 뜻으로 ①옳다 ②허락하다 ③듣다, 들어주다 ④쯤, 정도 ⑤가히 ⑥군주(君主)의 칭호(稱號) ⑦신의 칭호(稱號) 그리고 ⓐ오랑캐 임금의 이름(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 옳을 의(義),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이다. 용례로는 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여러 사람의 의사를 따라 의안을 좋다고 인정하여 결정함을 가결(可決), 변화하거나 변경할 수 있음을 가변(可變), 움직이거나 이동할 수 있음을 가동(可動), 대체로 합당함을 가당(可當), 가능성 있는 희망을 가망(可望), 두려워할 만함을 가공(可恐), 하고자 생각하는 일의 옳은가 그른가의 여부를 가부(可否), 얄미움이나 밉살스러움을 가증(可憎), 불쌍함이나 가엾음을 가련(可憐), 눈으로 볼 수 있음을 가시(可視), 나눌 수 있음이나 분할할 수 있음을 가분(可分), 어처구니 없음이나 같잖아서 우스움을 가소(可笑), 참고할 만함이나 생각해 볼 만함을 가고(可考), 꽤 볼 만함이나 꼴이 볼 만하다는 뜻으로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비웃을 때에 이르는 말을 가관(可觀), 스스로 생각해도 우습다는 뜻으로 흔히 편지에 쓰이는 말을 가가(可呵), 법령으로 제한 금지하는 일을 특정한 경우에 허락해 주는 행정 행위를 허가(許可), 옳지 않은 것을 불가(不可), 인정하여 허락함을 인가(認可), 아주 옳음이나 매우 좋음을 극가(極可), 안건을 결재하여 허가함을 재가(裁可), 피할 수 없음을 일컫는 말을 불가피(不可避),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될 수 있는 대로나 되도록을 이르는 말을 가급적(可及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시적(可視的), 현상이나 상태 등이 실제로 드러나게 됨 또는 드러나게 함을 이르는 말을 가시화(可視化), 침범해서는 안됨을 일컫는 말을 불가침(不可侵), 의안을 옳다고 결정함을 일컫는 말을 가결안(可決案), 옳거나 그르거나를 일컫는 말을 가부간(可否間), 불에 타기 쉬운 성질을 일컫는 말을 가연성(可燃性), 높아도 가하고 낮아도 가하다는 뜻으로 인자는 벼슬이 높아도 거만하지 않고 낮아도 두려워하지 않음으로써 직위의 고하를 가리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가고가하(可高可下), 동쪽이라도 좋고 서쪽이라도 좋다는 뜻으로 이러나 저러나 상관없다는 말을 가동가서(可東可西), 머물러 살 만한 곳이나 살기 좋은 곳을 일컫는 말을 가거지지(可居之地), 어떤 일을 감당할 만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감지인(可堪之人), 그럴듯한 말로써 남을 속일 수 있음을 일컫는 말을 가기이방(可欺以方), 참고하거나 생각해 볼 책이나 글을 일컫는 말을 가고문헌(可考文獻), 두렵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가공가소(可恐可笑), 믿을 만한 사람이나 믿음직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신지인(可信之人), 투표 등의 개표 결과가 찬성과 반대가 동수임을 일컫는 말을 가부동수(可否同數) 등에 쓰인다.
▶️ 而(말 이을 이, 능히 능)는 ❶상형문자로 턱 수염의 모양으로, 구레나룻 즉,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말한다. 음(音)을 빌어 어조사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而자는 '말을 잇다'나 '자네', '~로서'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而자의 갑골문을 보면 턱 아래에 길게 드리워진 수염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而자는 본래 '턱수염'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而자는 '자네'나 '그대'처럼 인칭대명사로 쓰이거나 '~로써'나 '~하면서'와 같은 접속사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하지만 而자가 부수 역할을 할 때는 여전히 '턱수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而(이, 능)는 ①말을 잇다 ②같다 ③너, 자네, 그대 ④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⑤만약(萬若), 만일 ⑥뿐, 따름 ⑦그리고 ⑧~로서, ~에 ⑨~하면서 ⑩그러나, 그런데도, 그리고 ⓐ능(能)히(능) ⓑ재능(才能), 능력(能力)(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30세를 일컬는 말을 이립(而立), 이제 와서를 일컫는 말을 이금(而今), 지금부터를 일컫는 말을 이후(而後), 그러나 또는 그러고 나서를 이르는 말을 연이(然而), 이로부터 앞으로 차후라는 말을 이금이후(而今以後), 온화한 낯빛을 이르는 말을 이강지색(而康之色), 목이 말라야 비로소 샘을 판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일이 지나간 뒤에는 아무리 서둘러 봐도 아무 소용이 없음 또는 자기가 급해야 서둘러서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갈이천정(渴而穿井),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듯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주 다른 것을 이르는 말을 사이비(似而非), 공경하되 가까이하지는 아니함 또는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꺼리어 멀리함을 이르는 말을 경이원지(敬而遠之), 뾰족한 송곳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뜻으로 뛰어나고 훌륭한 재능이 밖으로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영탈이출(穎脫而出),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베개를 높이 하고 누웠다는 뜻으로 마음을 편안히 하고 잠잘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고침이와(高枕而臥), 형체를 초월한 영역에 관한 과학이라는 뜻으로 철학을 일컫는 말을 형이상학(形而上學),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등에 쓰인다.
▶️ 止(그칠 지)는 ❶상형문자로 止(지)는 사람 발자국의 모양으로, '발을 멈추고 그 자리에 있다'의 뜻과 '발을 움직여 나아간다'는 뜻의 두 가지로 썼으나, 나중에는 주로 '머문다'는 뜻으로 썼다. ❷상형문자로 止자는 '그치다'나 '멈추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을 나온 止자를 보면 엄지발가락이 길게 뻗어 있는 발이 그려졌었다. 이것은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지만 사전적으로는 '그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발걸음이 멈추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止자는 '금지(禁止)하다'와 같이 무언가를 멈추거나 억제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止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가다'나 '이동하다'처럼 사람의 움직임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그렇기에 止자가 단독으로 쓰일 때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뜻이 달라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래서 止(지)는 ①그치다, 끝나다 ②그만두다, 폐하다 ③금하다 ④멎다, 멈추다 ⑤억제하다 ⑥없어지다, 없애다 ⑦머무르다 ⑧숙박하다, 투숙하다 ⑨붙들다, 만류하다 ⑩모이다, 모여들다 ⑪사로잡다, 손에 넣다 ⑫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⑬되돌아오다 ⑭병이 낫다 ⑮떨어버리다 ⑯만족하다, 자리 잡다 ⑰꼭 붙잡다 ⑱기다리다 ⑲예의(禮義), 법(法) ⑳거동(擧動), 행동거지(行動擧止: 몸을 움직여 하는 모든 짓) ㉑한계(限界) ㉒겨우, 오직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칠 료(了), 머무를 정(停), 끝 말(末),끝 단(端), 마칠 종(終), 그칠 철(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움직일 동(動)이다. 용례로는 목마른 것이 그침 또는 그치게 함을 지갈(止渴), 하던 곡(哭)을 그침을 지곡(止哭), 전쟁을 멈춤을 지과(止戈), 흐르지 않고 괴어 있는 물을 지수(止水), 어떤 곳에서 머물러 잠 머물러 묵음을 지숙(止宿), 진행하여 오던 현상이나 병의 증세 따위가 잠시 그침을 지식(止息), 더 높은 단계로 오르기 위하여 어떠한 것을 하지 아니함을 지양(止揚), 병으로 말미암아 생긴 열이 내리거나 또는 그 열을 내리게 함을 지열(止熱), 잠시 몸을 의탁하여 거주함을 지접(止接), 머물러 삶을 지주(止住), 피가 못 나오게 함 또는 피가 그침을 지혈(止血), 실시하던 제도나 법규 및 일을 그만두거나 없앰을 폐지(廢止), 금하여 못하게 함을 금지(禁止), 막아서 그치게 함을 저지(沮止), 하던 일을 중도에서 멈춤을 정지(停止), 어떤 일이나 현상이 일어나지 못하게 막음을 방지(防止), 내리 눌러서 제어함을 억지(抑止), 일을 중도에서 그만 둠을 중지(中止), 하려고 하는 일을 말리어서 못하게 함을 제지(制止), 지극히 선한 경지에 이르러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람은 최고의 선에 도달하여 그 상태를 유지함을 이상으로 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지어지선(止於至善), 제 분수를 알아 만족할 줄 아는 경계를 일컫는 말을 지족지계(止足之戒), 목마름을 그치게 하는 꾀라는 뜻으로 임시변통의 꾀를 이르는 말을 지갈지계(止渴之計), 일정한 숙소가 없이 어디든지 이르는 곳에서 머물러 잠 또는 어떤 일이나 행동을 마땅히 그쳐야 할 데서 알맞춰 그침을 이르는 말을 지어지처(止於止處), 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이라는 뜻으로 사념이 전혀 없는 깨끗한 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명경지수(明鏡止水), 몸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을 이르는 말을 행동거지(行動擧止), 매실은 시기 때문에 이야기만 나와도 침이 돌아 해갈이 된다는 뜻으로 매실의 맛이 아주 심 또는 공상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망매지갈(望梅止渴), 행동을 덤비지 말고 형용과 행동거지를 조용히 생각하는 침착한 태도를 가져야 함을 이르는 말을 용지약사(容止若思),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자행자지(自行自止)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