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선수생활 마지막은 고향팀서 나랑 함께 뛸 생각 없어?
A1 LG서 뼈묻을 각오…형이 우리 팀 와요
Q2 어릴때 순진했었던 너, 변한 모습 놀라워
A2 예쁜 여학생 연락처 딸 때는 용감했잖아요
Q3 너 때문에 팀 옮긴 김상현과 비교되는데?
A3 친구 활약 좋지만 내가 초라해진 느낌도
◎애피타이저
KIA 최희섭(32)과 LG 정성훈(31)은 1년 선후배 사이다. 광주 송정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한 이들은 중학교 때 충장중(최희섭)과 무등중(정성훈)으로 잠시 헤어졌지만, 광주일고에서 다시 만나 팀을 전국 최강으로 이끌었다. 초등학교 시절 함께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하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던 이들은 이제 서른을 넘겨 프로야구의 중심세력으로 성장했다. 최희섭은 릴레이인터뷰 대상자로 정성훈을 지목한 뒤 어린 시절의 애틋한 추억부터 되새겼다. 정성훈은 최희섭의 질문을 받고는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며 고마워했다. 한편 정성훈은 KIA에서 현대로 트레이드된 뒤 자신의 적응을 도와준 넥센 이숭용을 다음 인터뷰 대상자로 지목했다.
○최희섭이 정성훈에게성훈아, 다음 인터뷰 상대를 생각하자마자 네 이름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 신문을 봐도 성훈이는 인터뷰를 많이 안 하는 것 같아. 그래서 더 궁금한 게 많다. 함께 했던 초등학교 시절, 고교 시절, 기억나는 일도 많다. 생각나니? 우리 초등학교 때 30번 버스 함께 타고 다녔잖아. 집이 무등경기장 근처였는데 송정초등학교까지 정말 멀었지. 어쩌다 눈이라도 오는 날에는 왕복 4시간이 넘게 걸렸고…. 만원버스 안에서 힘들게 학교를 다녔잖아. 그 때 형은‘프로선수가 돼서 꼭 차를 사자’고 생각했어. 열두 살 아이가 학교 가는 길이 얼마나 고생스러웠으면 그런 다짐을 했을까? 하하하. 지금도 가끔 생각하면서 웃어. 성훈이도 그 때 그런 다짐 했었는지 궁금하다. 지금 LG의 주축 선수가 된 네 모습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자랑스러워.
○정성훈이 최희섭에게희섭이 형, 가장 먼저 날 생각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형 얘기 듣고 보니 옛날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어린 시절 생각하니까 우리도 나이 많이 먹었구나 싶고요. 하하하. 저도 잊고 있던 일들을 어떻게 그리 잘 기억하시는지 신기해요. 형 집하고 우리 집이 근처라 형이랑 항상 같이 버스 타고 다녔는데…. 초등학교 때 나는 버스 타면 ‘자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는데 형은 그 나이에도 정말 어른스러웠네요. 미국에 가서 고생하다 한국에 온 뒤에 잘 되는 모습을 보니 후배로서 기분이 좋아요. 참! 결혼 다시 한번 축하해요. 작년 겨울 형 결혼식 때 미국에서 마무리훈련을 하고 있어서 직접 가지 못해 죄송해요. 대신 우리 부모님이 형 결혼식에 가셨잖아요. 이해해주실 거죠?-초등학교 때 성훈이 기억하면 뭐랄까, 정말 순진하고 착했지. 노란 가방 메고 다녔잖아. 약간 여자아이 같기도 했어. 그런데 지금 널 보면 그 때와는 이미지가 정말 다르다. 미국에서 처음 돌아왔을 때 그라운드에 당당하게 서 있는 네 모습 보면서 조금 놀라기도 했다.
“하하하. 별 걸 다 기억하네요. 노란 가방 아니었거든요. 주황색 가방이지. 어릴 때부터 조금 튀는 색깔을 좋아해서…. 성격이 내성적이라 어릴 때부터 말이 별로 없었죠. 지금도 그렇지만 사실 앞에 나서는 데 익숙하지 않아요. 친한 사람 있으면 장난도 많이 치는데…. 팬들이 볼 때 아마 나서지 않는 선수로 보일 수도 있을 거예요. 그래도 점점 정상적인 모습을 찾아가고 있어요. 참, 고등학교 때 용감하게 나선 적도 있는데 기억나요? 버스 타고가다 귀여운 여자 중학생 보고 ‘삐삐 번호 따겠다’면서 제가 버스에서 내렸잖아요. 하하하.”-우리 중학교는 달랐지만 고등학교는 함께 다녔잖아. 나 3학년 때 우리 동기들이 야구를 참 잘했는데, 성훈이는 2학년 때부터 경기를 뛸 정도로 뛰어났어. 야구도 잘 했지만 참 잘 놀았던 것 같아. 그 때 성훈이가 했던 말 아직도 생생하다. ‘전 놀아도 야구 할 건 다 해요’라고.“1학년 때부터 게임을 뛰었잖아요. (김)병현이 형 3학년, 희섭이 형하고 (이)현곤이 형이 2학년일 때였으니까. 놀았던 기억은 없는 것 같은데…. 형들 앞에서 잘 까불어서 그렇게 보였나 봐요. 형들하고 야구하는 게 재미있고 즐거웠어요. 1학년 때부터 게임을 뛰니까 자신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앞에서 노는 것 같아도 그 땐 뒤에서 개인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해태에서 현대로 트레이드 된 후 느낌은 어땠니? 평생 광주에서 야구하다가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과정이 어땠는지 궁금해.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지금 돌이켜보면 정성훈이라는 선수에게 큰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기도 하고, 현대에 가서 야구를 꽃피우는 네 모습 보며 참 기뻤다.“운동장 나갔다가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라 당황했죠. 한마디로 멍∼했어요. 당시 감독님이랑 제 스타일이 잘 안 맞았던 것 같아요. 당시 해태 특유의 팀 분위기에 적응은 하고 있었지만 현대는 자유스러운 분위기라 ‘차라리 나한테는 잘 됐다’고 생각을 고쳐먹었죠. 정말 큰 터닝 포인트가 된 게 맞아요. 크게는 아니더라도 정성훈이라는 이름을 현대에서 알리게 됐으니까요.”-항상 경기 할 때 보면 설렁설렁하는 것 같으면서도 결과는 항상 좋은 것 같아. 하하하. 자신만의 뭔가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거야?“형도 알겠지만 어릴 때 제 별명이 ‘헐렝이’였잖아요. 나름대로 집중해서 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보이나 봐요. 그래서 현대로 트레이드되고…. 어쨌든 그게 안 좋은 이미지라는 걸 알아요. 그래서 행동이나 태도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우리 팀에 김상현 선수가 있잖아. 가끔 상현이랑 성훈이에 대해 말하기도 해. 같은 3루수로 LG에서 만났을 때 어땠는지, 또 상현이가 트레이드된 후 야구를 꽃피웠잖아. 느낌이 어땠는지 궁금하다.“가장 많이 받는 질문인데…. 상현이가 1년 늦게 프로에 들어왔지만 오래 된 친구죠. KIA에서도 포지션이 겹쳐서 상현이가 먼저 LG로 트레이드됐는데, LG에 오니 또 상현이가 있더라고요. 상현이가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내가 너 때문에 또 KIA로 간다’고 푸념 아닌 푸념을 하더라고요. 친구가 KIA에 가서 잘 하니까 마음이 좋았어요. 그런데 잘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너무 잘 해버리니까 한 순간에 내가 초라해 보이더라고요. 나도 꾸준히 잘 해왔는데….”-형이 얼마 전에 결혼했잖아. 굉장히 마음도 안정되고 책임감도 생기는 것 같고 그래. 성훈이는 만나는 사람 있니? 사귀는 사람 있으면 결혼 계획도 있니?“저도 결혼해야죠. 요즘 만나는 사람이 생겼어요. 그래서 많이 달라지고 더 진지해지려고 해요. 야구 못하면 결혼 안 하려고요. 하하하.”-지금은 LG 선수지만, 선수생활 마지막에 뛰고 싶은 팀은 어디니? 혹시 형이랑 다시 같은 유니폼 입고 뛸 생각은 있는지 궁금하다.“전 이미 ‘LG에 뼈를 묻겠다’고 공언했어요. 같이 야구 하고 싶으면 형이 LG로 오세요. 하하하. 사실 어릴 때 야구를 그만두고 싶었는데 형들 때문에 다시 야구를 하게 됐어요. 그때 다들 야구를 잘 했잖아요. 고등학교 때 ‘이 멤버 그대로 프로에 가도 재밌겠다’고 생각했죠. 기회가 되면 다시 형들하고 야구하고 싶긴 한데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겠죠?”-성훈아 솔직히 내 휴대전화에 네 전화번호가 없다. 그동안 자주 연락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가끔 밥도 먹고 하자. “저도 솔직히 고백할게요. 형 전화번호 알고 있어요. 우리 팀에 형하고 친한 (박)용택이 형도 있으니까 형 번호는 알아낼 수 있죠. 후배가 먼저 전화 드려야하는데…. 릴레이인터뷰를 하다보니 형 생각이 많이 나요. 형 말씀처럼 이젠 종종 만나요. 연락드릴게요.”LG 정성훈은? ▲생년월일=1980년 6월 27일 ▲학교=송정초∼무등중∼광주일고 ▲키·몸무게=182cm·83kg(우투우타) ▲프로 데뷔=1999년 해태 1차 지명(2003년 현대로 트레이드, 2009년 프리에이전트로 LG이적) ▲2011년 연봉 3억 5000만원 ▲2010년 성적=111경기 365타수 96안타(타율 0.263) 4홈런 38타점 52득점
첫댓글 정성훈선수 ㅋㅋㅋ 귀엽네요.
LG에 뼈를 묻겠다......감동이네요~~~~~
ㅋ정말 다른팀으로 떠나면 이글 그대로 복사해서 정성훈선수에게;;ㅋㅋㅋ
정성훈 선수가 역대 최고 홈런 많이 친게 몇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