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월요일에는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미사>가 양정성당에서 있었습니다.
(매월 둘째 주일을 지낸 다음 월요일 저녁 7시 30분 양정성당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미사>가 있습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것이 이 미사의 지향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시간을 내셔서 참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미사 후에 부산대학교 사회학과교수님(성함을 모르겠네요.)께서 "사회학을 하면서 산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한 개인이 사회 속에서 안고 살아가는 화두 10가지에 대한 강의?를 하셨는데 '이루고 싶은 우리들의 공동체를 위하여'라는 마지막 화두는 정현종님의 <한 그루 나무와도 같은 꿈이>라는 시로 마무리 하셨습니다. 너무 좋은 시인것 같아서 첫인사의 글로 올립니다.
한 그루 나무와도 같은 꿈이
정현종
꿈을 버리다니, 요새의 내꿈은
방이 많은 집 하나 짓는 일이야.
그래 이 세상의 떠돌이와 건달들을 먹이고 재우고,
이쁜 일탈자들과 이쁜 죄수들,
거꾸로 걸어다니는 사람과 서서 자는 사람,
눈 감고 보는 사람과 온몸으로 듣는 사람,
발에 지평선을 감고 다니는 사람,
자동차 운전 못하는 사람,
원시주의자들,
말더듬이,
굼벵이,
우두커니,
하여간 그런 그악스럽지 못한 사람들을 먹이고 재우게,
그리고 온갖 날짐승들과 네발 달린 달린 짐승들도 먹이고 재우게
방이 많은 집 하나 짓는 일이야.
아냐, 호텔도 아니고 감옥도 아니며 병원도 아니고 학교도 아니야.
무정부적인 감각들의 절묘한 균형으로
집 전체가 그냥 한 송이 꽃인 그러한 곳.
그러니까 자기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사람이나
어떤 경우에도 괴로워하지 않는 사람은 들이지 않을꺼야.
도대체 슬퍼하지 않는 사람도 물론 들이지 않고,
답답하기 짝이 없는 벽창호,
각종 흡혈귀,
모르면서(모르니까?) 씩씩한 단세포,
(또는 자기가 틀렸을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도 물든 흔적이 보이지 않는 글을 쓰는 먹물들은 들이지 않을꺼야)
앵무새는 물론 안되고,
모든 전쟁광들과 무기상들,
핵 좋아하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이 출입금지.
그리고 또 그리고 또 있겠지만
이하생략
허나 어떤 사람이든 환골탈태르 하면 언제든지 환영이야.
누구를 제외하는 데서 얻는 쾌감은 제일 비열한 쾌감의 하나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