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는 도심지 말고도 꽤 큼직한 마을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전철이 들어오는 성환읍이 가장 큰 동네인데,
아담한 읍내를 대규모의 아파트단지가 둘러싸고 있는 형태이다.
읍내 한복판에 위치한 성환버스터미널은, 작다면 작고 크다면 꽤 큰 터미널이라 할 수 있겠다.
천안터미널 부근과 함께 수많은 천안 시내버스들이 머물렀다 가는 곳이며,
평택을 거쳐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들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경기도인 평택과 충청남도인 천안을 연결하는 중심점이기에,
성환터미널은 비록 규모가 크진 않더라도 그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천안-청주의 중간지점인 목천, 병천과 천안-안성의 중간지점인 성거, 입장에도 버스터미널이 없는 것을 생각하면,
성환터미널의 존재는 다른 터미널들에 비해 더 눈부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평택에서 130번 버스를 타고 와서 성환터미널에 오자마자, 이런 구조가 보였다.
성환터미널에서 수원, 오산, 평택, 천안방면 승객들을 위해 따로 컨테이너 임시승차장을 만든 것 같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여기에서 버스를 타고 내리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성환터미널 부지는 읍내의 터미널치고는 그래도 꽤 큰 편에 속한다.
천안시내버스 차고지이자 평택방면 시외버스가 수시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시외버스가 수시로 정차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내버스 차고지로서의 역할이 더 큰지,
수많은 천안시내버스가 성환터미널 안에 정차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평택에서 성환까지는 경기도 버스와 충청남도 버스가 공존한다.
경기버스가 전철과 무료환승이 가능하고 기본요금이 더 싸다는 장점은 있지만,
천안버스와 환승이 되질 않는데다 거리비례제 덕에 추가요금까지 붙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평택에서 성환까지만 오는 것에서는 경기버스가 유리하고,
성환까지 와서 또다시 천안버스로 환승하기 위해서는 천안버스를 타는 것이 훨씬 낫다.

로얄미디 BM090과 BS090, 그리고 에어로타운이 나란히 주차되어 있다.
천안버스는 모든 차량들이 행선판을 쓰지 않고 LED에 의존하기 때문에,
딱히 차량별로 정해진 노선이 없으며 그때그때에 따라 LED를 바꿔가면서 사용한다.
덕분에 행선판을 따로 만들지 않아 상대적으로 편하게 운용된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버스 내부에 노선도가 없어 천안의 어떤 지역으로 통하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단점도 같이 끌어안는다.

성환에서 출발해 평택을 거쳐 동서울까지 이어지는 대원고속 시외버스.
성환을 경유하는 모든 시외버스가 전부 평택을 거쳐 고속도로로 진입할 만큼,
서로 다른 도(道)에 속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연결고리가 튼튼하다.
천안에 속한 읍이긴 하지만 오히려 평택에 더 가까운 생활권을 형성한다.

천안에 무려 '온양교통' 차량이 들어와 있다.
'온양교통' 소속 버스차량이 천안시내버스 간판을 달고 출발을 대기하고 있다.
아마 둔포-성환을 운행하는 버스일 것이라 추측해보지만,
둔포에서 조금만 넘어와도 바로 천안 땅이 되기에 실질적으론 천안시내버스와 다름없는 역할을 한다.

성환버스터미널의 수많은 승차장들.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지만 상당히 낡은 점은 어쩔 수 없는 한계인 것 같다.
너무나도 낡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승객들을 태우기도 한다.

터미널을 상징하는 마크, 다방과 음악CD를 판매했던 소리터의 낡은 간판들...
성환터미널은 20년 전에 이미 모든 시간이 멈춘 듯 하다.

성환버스터미널 건물 자체가 커서 그런지 내부 공간도 꽤 넓다.
하지만 버스터미널에서 기다리는 손님은 규모에 비해선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성환터미널로 들어오는 대부분의 버스가 매표업무를 하지 않는 시내버스이기 때문에,
터미널 매표소의 역할은 평택-서울방면 버스 표를 파는 것,
그리고 이따금씩 시내버스 시간표를 안내하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매표소 직원 분께서 사람 기다리기 심심한 듯 무심히 다른 곳을 쳐다보고 계신다.

종합시간표도 서울(남부,동서울)행을 제외하면 전부 시내버스 시간표다.
시간표의 모양새를 살펴보니 시외버스 시간표를 제외하고는 20년 이상 개조하지 않은 듯하다.
심지어는 시간표에 붙어있는 광고판마저도 잘 봐줘야 90년대 초반쯤에나 봤을 법한 광고이니...

성환터미널은 2차선 도로 옆에 거대하게 존재한다.
터미널 바로 옆으로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과 1층의 일부 간판을 제외하고는,
영락없는 80~90년대 초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주변이 나날이 발전해가고 급변하고 있지만, 성환터미널만큼은 발전의 틈바구니 속에서 옛 모습을 꿋꿋이 지키고 있다.
굳이 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예전의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주변의 거대한 틈바구니 속에 치이고 치여 발전할 기회를 놓친 건 아닐지.
그렇게 멈춘 시간 속에 따스한 햇살이 지평선 너머로 저물어간다.
첫댓글 성환터미널의 주 이용고객은 남서울대 학생이죠(토,일,방학때 성환터미널을 가보면 썰렁합니다.) 온양교통 260번은 둔포-성환 노선입니다.(아산까지는 가지 않습니다.)
아... 그래서 제가 방문했을 때 사람이 저렇게 적었던 것이군요. 남서울대가 근처에 있다는건 차마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a
천안-전주가 증회하기전..1일 딸랑 1회였던 시절에는 성환을 경유해서 갔었습니다.즉 노선은 동설-가락시장-평택(잠시 쉬고)-성환-천안-전주......-_-
정확히 하자면 평택-성환-천안-(고속도로)-금마-삼례-전주였죠. (여산 무정차 맞죠?) 물론 지금은 전부 무시(?)하고 평택-천안-전주로만 다닙...
성환터미널을 보니 저의 군대시절이 생각이 나네요.
20년은 아니구요 제가 중학교 1학년 시절에(92년으로 기억이 나네요) 그때 제가 안성군(지금은 시로 승격되었죠)미양면에 살때도 저 모습 그대로 였지요(시간표는 바뀌었네여 원래 철판에다 쓰여져 있었구요 광고도 실었네요 그땐 없었는데 말입니다)
저 컨테이너 스러운 대합실.. 예전 전철 뚫리기전 천안-수원 국도직행이 많이 다닐때는 저기서도 줄서서 사람들이 기다렸었는데.. 전철이 힘이 세긴 센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