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말년을 외도섬에서 자연을 아들딸처럼 아름답게 2007.09.29(토, 구름) 소매물도 선착장(11:30)→저구항(12:10~30)→해금강(13:00~17:00)→학동(17:10~21:30) 2박 09.30(일, 구름) 유람선선착장(09:40)→해금강(09:50~10:00)→외도(10:20~11:50)→학동선착장(12:20~13:00)→장승포(13:50~14:00)→부산항(14:50)→부산역(15:00~16:10)
저구항 가는 길에 보니 위(가라산) 아래(망산) 하나씩 제법 높은 산이 솟아 있다.
대기중인 개인택시로 해금강으로 이동, 바닷가 전망 좋은 횟집을 찾아간다. 예상과 달리 기본이 5만원이라는데...
식사후 해금강 갯바위 거닐며 구경하고 해금강 특산품 판매점이라는 곳도 들러보는데 최근에 개점했는지 특산물은 보이지 않지만 콘도와 휴게시설 밑으로 몽돌해변과 아름다운 포구가 참 좋아 보인다. 지배인 소개에 의하면 미리 예약(055-632-0233, HP: 010-7407-5656, 염수용 과장)해 주시면 좋은 서비스(저렴한 가격으로 싱싱한 회감을 풍족히...)가 가능하다 한다.
※통영버스터미날 →저구항 →해금강을 오가는 통영 시내버스는 거제도 서쪽 해안을 따라 운행되고 고현행 버스로 학동에 내려 부드럽게 휘어지는 몽돌 해변 거닐어 보니 쉴새없이 바닷물이 몽돌을 육지로 밀어내었다가 다시 바닷쪽으로 끌어가면서 부서지는 파도 소리에 뒤따라 들려오는 몽돌 구르는 소리가 애잔하다. ▼산하가족 느린공명님께서 2008.01.01 거재 가라산에서 담으신 학동정경 이곳 어르신 말에 의하면 해안에 쌓인 몽돌이 모조리 바닷속으로 끌려 나가 텅 빌 때도 있지만 바닷물은 다시 원위치에 부드럽게 몽돌 둑을 쌓아 바닷물이 주거지까지 밀려들지 않게 해 준단다.
게다가 해변을 따라 위치별로 크기와 모양이 다르니 참으로 신비롭기만 하다. 어쩌다가 저렇게 선별해서 모아 놓는지.... 인력으로 불가능한 일도 바닷물은 할 수 있으니... 참으로 신기한 자연 현상이로다. 비치호텔에 여장을 푸니 밤새도록 파도소리 몽돌 굴러가는 소리 꿈결같이 계속 들려온다.
자정 넘어 새벽 한시쯤인데 젊은이들이 밀려오는 파도 맞으며 즐거워하는 소리가 계속된다. 역시 젊음이 인생에서 최고로구나 나도 저런 때가 있었을 텐데 어느덧 반백을 넘기고 이렇게 조용히 침묵으로 밤을 지세우고 있으니.... 짙은 구름이 하늘 덮고 밤새 파도소리 크게 들려 왔으니 아침 일출은 어려울 것 같다. 외도행 유람선은 정원이 꽉 찰 정도로 만원이다. 수명이 다 됐는지 힘들게 바닷물 뿜어대며 기암 절경 보여 주려고 해금강으로 접근한다.
해안을 따라 솟구친 바위들은 저마다 특이한 모습으로 비경을 뽐내고 있는데 바위 단면마다 암질이 제각각이다. 수만년동안 이곳으로 밀려드는 파도를 벗 삼아 아름답게 깍이고 때로는 광풍으로 돌변한 파도에 맞서 힘겹게 버텨 오늘의 저런 모습을 하게 되었을 테니 엄숙한 기분으로 여기 저기 시선이 바쁘다.
스치는 비경 눈으로 보는 즉시 디카에 주워 담으려니 감상할 겨를도 없는 것 같다. 한 가운데로 뚫린 동굴안은 바닷물이 출렁대고 들어갈 수도 있다는데 무서움이 느껴진다. 온통 바위지대인데 바위틈새 수심은 꽤나 깊어 보인다.
10여분 동안 우리를 놀라게 했던 비경을 뒤로 하고 외도를 향하여 내달린다.
20분만에 외도 선착장에 접안하는데 사진으로 봤듯이 숲이 우거지고 아담하다.
성문 들어가듯이 입장하니 공원같은 분위기인데 구불구불 돌아가면서 육지에선 보기 힘든 난대성 식물군과 특이한 꽃밭이 계속된다.
토질도 좋지만 기후조건이 따뜻한데다 습한 해풍으로 인해선지 병충해 없이 싱싱하고 아주 오래된 동백이 빼곡하다.
동산 위에 올라 꽃동산 일대를 내려다보면서 시원한 바람 맞으며 커피한잔 하다 보니 이곳 동산을 아름답게 하려고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신 남편을 추모하는 한 여인의 글에 가슴이 뭉쿨하다.
사람은 저마다 이 땅에 잠시 머물다 가는 법 머무는 동안 이런저런 직업에 매달려 인생의 대부분을 소진하다 퇴직하면 허탈감에 빠지기 쉬운 법인데 남은 삶만이라도 자신의 취미에 몰두하고파 아무도 찾지 않는 무인도였던 외도를 사들여 꿈을 펼쳐가셨으니.... 앞서 가신 님의 꿈을 저버리지 아니하고 남아 있는 가족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꾸는 모습 또한 감동적이다. 이젠 난대성 식물 학습장으로도 자랑할 만하다. 최근 지자체별로 관광자원 개발한답시고 오히려 자연경관을 훼손시키는 예가 많은 것은 생각없이 경쟁적으로 실적내기 위주로 추진했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것은 궁합이 맞아야 하는데 남이 하니 나도 한다는 식으로 무턱대고 덤비면 곤란하지 않을까? 저마다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적합한 때를 기다리며 진정한 사랑으로 하지 아니하면 아니함만 못할 것이다. 외도 선착장은 유람선이 분주히 들락거리는데 이곳에 왔던 자는 반드시 타고온 배로 되돌아가야 한단다.
장승포로 갔으면 했지만 하는 수없이 학동으로 돌아온 뒤 서둘러 점심 끝내고 장승포행 버스에 오른다. 해안따라 구불구불 시야에 들어오는 섬과 포구 모습도 어찌나 좋은지.... 밤잠 설치며 번민했던 것들도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은가? 오랫동안 같은 분위기에 억매여 있다 보면 생각이 고정되고 행복한 중에도 고마운 줄 모르는 법이니 전혀 다른 세상에 빠져 보는 것도 유익한 것 같다. 마음을 비우고 보다 낮은 데서 사람 살아가는 모습들 바라보면 그래도 현제의 나는 행복하다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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