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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신화 스크랩 그리스 신화-(86)오디세우스
김영준 추천 0 조회 180 08.11.22 20:0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오디세우 (Odysseus)

로마식으로는 "율리시즈" (Ulysses)로 불리며, '호머의 오딧세이' 의 주인공으로 널리 알려진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사에서 자세히 소개되지는 않으나 전쟁의 숨겨진 영웅이었다.

오디세우스는 이오니아 해의 작은 섬 이타카의 왕으로 페넬로페라는 아내를 두고 있었다. 트로이전쟁이 시작되자 오디세우스는 아가멤논에게 예전의 맹세를 지키기 위해 전쟁에 참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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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멤논의 사절들, 라파엘로


그는'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인 헬레네에게 구혼했었는데, 오디세우스이외에도 헬레네에게는 구혼자가 많았다. 헬레네의 아버지는 많은 구혼자중 한 사람을 택한다면 나머지 사람들이 소동을 일으킬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디세우스는 헬레네의 아버지 틴다레오스에게 충고를 했다.


헬레네가 누구를 택하든지 간에 다른 구혼자들은 그 선택된 사람을 어떠한 재난으로부터도 보호하겠다는 것을 맹세케 하라고 제안했다. 결국, 헬레네는 메넬라오스를 선택했고 다른 사람들은 이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그때 구혼자중 한명이었던 오디세우스도 아프로디테 여신의 도움을 받은 파리스가 헬레네를 유괴했을 때 메넬라오스를 도와 트로이전쟁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 그는 아내와 아들 텔레마코스를 두고 원정에 참가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친 척하며 피해보려고도 했지만, 그리스군은 오디세우스의 지혜와 영리함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결국 원정에 참가하게 된다.

오디세우스는 언변이 능하고, 뛰어난 전략가이기도 했다. 그의 계략들 가운데 가장 성공한 것은 거대한 목마를 만들어 그 안에 그리스 군을 숨기고, 트로이 측으로 보내 그들을 멋지게 속아 넘긴 것이었다. 목마로 인해 트로이를 완전히 정복한 후 오디세우tm는 조국 이타카로 귀환을 시작한다.

 

:: 오디세우스의 모험

여신 아테나의 특별한 보호에도 불구하고, 그의 귀환은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트로이를 출발한 일행은 키콘 족의 나라에서 일행을 잃기도 하고 폭풍우를 만나 표류하기도 하면서 로토파고스라는 나라에 도착했다. 그곳을 조사하러 간 세 사람은 그곳 사람들이 대접한 음식을 먹었는데, 그 음식은 고향 생각을 잊게 해주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세 사람을 강제로 끌고 나와야 했다. 그다음에 일행이 도착한 곳은 키클롭스들의 나라였다. 키클롭스 족은 큰 몸집을 가진 거인으로서 키클롭스(Cyclops) 라는 말은 '둥근 눈'이라는 의미인데, 이 거인들은 이마의 중앙에 눈을 하나밖에 갖고 있지 않았다

키클롭스들은 동굴속에서 살았고 섬의 야생식물과 양의 젖을 마시며 사는 양치기들이다. 오디세우스는 부하들과 식량을 구하러 섬에 정박했고 동굴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때 동굴의 주인 폴리페모스가 돌아왔다. 오디세우스는 자신들이 최근 트로이를 정복하여 혁혁한 공을 세운 대원정으로부터 귀국하는 도중이라고 설명했고 후대해주기를 간청했다. 폴리페모스는 아무 말 없이 오디세우스의 부하 두 사람을 붙잡아 동굴의 벽을 향하여 내리친 뒤에 맛있게 배불리 먹은 뒤 잠이 들었다. 폴리페모스가 동굴 입구를 큰 바위로 막아놓았기 때문에 그들은 도망갈 수 없었다.

다음날도 거인은 오디세우스의 부하 두 명을 잡아 어제와 마찬가지로 다 먹어치웠다. 그런 다음 양떼를 몰고 나갔는데 바위입구를 다시 막아놓았다. 오디세우스는 괴물을 없애고 도망칠 방도를 강구했다.

저녁이 되어 거인이 돌아오자 전날과 마찬가지로 양젖을 짜고 부하 두 사람을 붙잡아 그것으로 저녁식사를 시작했다. 오디세우스는 거인에게 술을 대접하자 거인은 기뻐하며 술을 받아마셨다. 거인은 기분이 좋아져 오디세우스를 제일 나중에 잡아먹겠다고 약속했다.

거인이 이름을 묻자 그는 "내 이름은 우티스(그리스어로 '아무도 아니다'라는 뜻)요" 라고 대답했다. 거인이 잠들자 오디세우스와 동료들은 벌겋게 달군 막대기로 거인의 눈을 겨누어 눈구멍에 깊이 박고 빙빙 돌렸다. 거인은 비명을 지르며 동굴주위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키클로프스들을 불렀다. 그들이 모여들어 무슨 고통 때문에 이와 같이 떠들며 잠도 못자게 하느냐고 하자 그는 대답했다.

" 오, 친구들이여, 나는 죽네. 우티스가 나를 괴롭힌다." 그러자 그들은 대답했다.

" 아무도 그대를 괴롭히지 않는다면 그것은 제우스의 짓이므로 그대는 참아야 한다."

이렇게 말하고 그들은 그를 남겨두고 물러갔다.

다음날, 눈이 먼 키클롭스가 양떼를 목장으로 내보내기 위해 바위를 열었을 때 오디세우스는 다시 한번 지혜를 발휘하였다. 그는 부하들을 폴리페모스가 기르는 양의 엉덩이 부분에 묶어 놓았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무사히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고 양떼를 몰고 해안으로 와서 급히 양을 배에다 싣고 해안에서 떠나버렸다.


키르케의 섬에서는 헤르메스의 도움을 받아 그 마녀의 마법에 대항했으며, 그녀를 위협하여 그녀가 돼지로 만들어버린 그의 부하들을 사람으로 되돌리기도 했다. 그와 그의 선원들은 이탈리아와 시칠리아 사이에 있는 해협에서 배가 난파되는 것을 가까스로 모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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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을 권하는 키르케, 워터하우스 1891

키르케의 발밑에는 이미 돼지로 변한 율리시스의 부하들이 보인다.


오딧세우스와 나우시카아, 라스트만

 

해협의 한쪽에서는 폭풍을 일으키는 '세이렌' 들이 그들을 유혹했고, 또 한쪽에서는 동굴 속에 사는 6개의 머리를 가진 괴물 '스퀼라'가 공격했던 것이다. 그는 로토파기(Lotophagi), 곧 "연 실을 먹는 사람"을 방문하기도 했고, 지하세계로 내려가기도 했다. 그리고 요정 '칼립소'의 섬에서 여러 해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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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ermaid  워터하우스 1901

 

:: 오디세우스의 귀환

그러한 모험들을 한 후에 그는 혼자 살아남아 변장을 하고 이타카로 돌아왔다. 거기서 그가 본 것은 그의 아내인 페넬로페를 차지하려는 50명의 구혼자들이 궁전을 점거하고 있는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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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와 구혼자들, 워터하우스

 

그는 아내를 몰래 만나 궁중에 보관되어 있는 강궁(强弓)을 구부릴 수 있는 자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하게 했다. 오직 오디세우스만이 그 활을 구부려서 시위 줄을 맬 수

있었다. 그는 그 활로 구혼자들을 한 사람도 남김없이 쏘아 죽였다.

그 싸움에서 그의 편이 되어준 사람은 2명의 충직한 하인과 그의 젊은 아들

텔레마코스뿐이었다.

그후 그는 페넬로페와 정착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오디세우스

 

 "가장 교활하고 구역질나는 사내의 종이 되다니. 정의의 적, 독사와 같은 무법자. 그 날름거리는 혀로 이간질을 일삼고 우정이 있는 곳에 불화를 싹트게 하는 자를 모셔야 하다니."

 

 에우리피데스의 비극'트로이의 여인들'에 나오는 헤카베의 대사이다.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의 비였던 헤카베는 그리스 군의 논공행상에서 오디세우스의 몸종으로 배당되자 위와 같이 한탄했던 것이다. 한때 한 나라의 왕비로서 나라와 남편을 잃은 한많은 여인이 중얼거렸음직한 말이지만, 그 누구도 이 대사가 작가 에우리피데스 자신의 생각을 나타낸 것이라는 데 토를 달지는 않을 것이다.

 

비단 에우리피데스뿐만 아니라 많은 그리스인이 오디세우스를 혐오했다. 물론 에우리피데스는 반전 평화주의자로서 아킬레우스, 디오메데스, 아이아스 등 트로이 전쟁에 등장하는 살인 기계들을 모두 싫어했지만, 위의 대사에서 보듯 오디세우스에 대한 혐오는 각별했다.  영웅들의 행적에 찬탄을 보내는 다른 시인들조차도 오디세우스에게만은 유독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도 오디세우스는 용맹한 다른 영웅들에 비해 별종으로 취급되는 예가 적지 않다.

 

호메로스는 친애하는 영웅 아킬레우스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생각을 가슴 속에 감추고 다른 말을 하는 자는 하데스의 문처럼 나에게 혐오스럽다." '교활하다'는 것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일련의 신과 인물들에게 곧잘 붙어다니는 형용사이다. 자식 중에 자기를 능가하는 자가 나올 것을 두려워하여 자식들을 모조리 먹어치운 크로노스,행동하기 전에 생각부터 하는 프로메테우스, 감히 죽음과 맞설 생각을 했던 시시포스 등등...  아킬레우스의 직선적이고 행동을 앞세우는 영웅상(동서양을 막론한 고전적 영웅상일지도)에 심취해 있던 그리스인은 또 한 사람의 빼어난 영웅이지만 아킬레우스와는 대조적이었던 오디세우스를 이들 '교활한 자'의 계보에 넣어버렸던 것이다.

 

그런 까닭에 어떤 학자는 그를 '비전형적 영웅'이라고 규정하였다. 생김새도 귀족 출신의 다른 영웅처럼 준수하지 못하다. 그의 웅변은 다른 영웅들처럼 감성에 호소하는 방식이 아니라 설득력 있고, 그가 작전에서 보이는 신중함은 다른 영웅들과 비교되면서 그를 겁쟁이처럼 보이게도 만든다. 그는 아킬레우스처럼 일시에 분노를 폭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제어하는 인내력이 대단하다. 또, 다른 영웅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지적 호기심도 지니고 있다.

이렇듯 그리스 신화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독특한 영웅 오디세우스가 '교활한 영웅'으로 낙인찍힌 것은, 비유컨대 중국의 고전 삼국지연의가 현실의 승리자인 조조를 '난세의 간웅'이라고 하여 간특한 자로 묘사한 것과 같다. 조조가 실제로는 타고난 통찰력과 지략을 비탕으로 3국가운데서도 최강의 위나라를 이끌었던 것처럼, 그리스는 오직 오디세우스의 전략과 기지에 힘입고서야 트로이를 함락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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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폴로 - 트로이의 목마

 

 

[일리아스]는 '전형적 영웅' 아킬레우스가 헥토르에게 영광된 승리를 거두는 데서 끝을 맺고 있지만, 트로이 전쟁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의 동생 파리스가 쏜 화살에 맞아 죽고, 그리스 군은 대패의 위기에 처한다. 이때, 오디세우스가 생각해낸 전술이 바로 저 유명한 트로이의 목마였던 것이다.

 

서양 속담에 "그리스인의 선물을 조심하라(Beware of Greek present)"는 말이 있다. 바로 트로이 목마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리스군은 오디세우스를 포함한 소수의 장병들만을 거대한 목마 속에 넣어 둔 채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다. 연기에 능한 한 명의 병사만이 남아 이 목마가 패퇴한 그리스 군의 선물임을 호소력 있게 설득한다. 트로이인 사이에는 선물을 받을 것인가 말 것인가에 관해 설전이 벌어졌다. 늙은 애국자 라오콘이 나서서 목마에는 음흉한 계략이 숨어 있다고 애타게 부르짖었건만, 느닷없이 바다로부터 포세이돈이 보낸 뱀이 달려들어 노인과 그의 아들들을 물어죽이는 사태가 일어났다.

 

그날 밤, 목마를 성안으로 들여놓은 트로이인은 10년 만에 맛보는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승리의 축배를 들며 마음껏 놀다 잠들었다. 라오콘이 살아 있었다면 그것이 다시는 깨어날 수 없는 잠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었으련만. 몰래 목마를 빠져나온 그리스 병사들이 10년간 굳게 닫혀 있던 트로이 성문을 열어젖히자 돌아온 그리스 대군이 쳐들어왔다. 그것으로 동방의 찬란한 왕국 트로이는 수백 년의 영화를 끝맺고 잿더미로 변했다.

 

트로이 목마의 전술은 상대방을 기만하여 승리를 따내는 것이었다. 속임수와 거짓말을 수치스러운 것으로 생각한 아킬레우스라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작전인 셈이다. 넓은 들판에서 양쪽의 병사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적장과 일 대 일로 맞붙어 당당히 승부를 가리다가 여의치 못하면 장렬하게 전사할지언정 거짓말은 영웅이 할 일이 못 되었다. 그러나 그리스인의 입장에서 볼 때 조국의 승리를 위해 고심 끝에 짜낸 오디세우스의 기만 전술은 결코 비난받을 일이 못 된다.

철학자 플라톤이 말하기를 오디세우스의 거짓말은 이른바 '좋은 거짓말'이라고 했다. 불가피한 거짓말이란 뜻이리라. 인생이 순탄한 직선 도로만을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면, 사람은 난관을 헤치기 위해 때로 돌아가기도 하고 눈속임으로 눈앞의 적을 따돌리기도 해야 한다. 영웅 시대의 단순한 사회가 헤라클레스나 아킬레우스처럼 저돌적이고 행동이 앞서는 영웅을 요구했다면, 이제 오디세우스라는 영웅의 등장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속임수를 포함해 머리를 많이 써야만 하는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오디세우스와 같은 두뇌파가 아니었다면 고대 그리스 문명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비전형적 영웅 오디세우스의 진가는 [오디세이아]에서 드러난다. [일리아스]와 마찬가지로 24권의 구성을 가진 이 서사시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10년에 걸쳐 고국으로 돌아가는 오디세우스의 험난한 항해를 다루고 있다. 전쟁터에서 10년을 보내야 했던 한 사나이가 10년이나 더 바다에서 모진 고생을 겪으면서도 강인한 의지와 영민한 두뇌로 마침내 고향 이타케(Ithake)로 돌아가고야 만다는 이야기이다.

 

[오디세이아]는 그 10년의 여정을 41일의 사건 전개 속에 녹여내면서 [일리아스]보다 한층 세련되고 아름다운 문학적 구성을 보여준다. 토로이 전쟁 승리의 일등공신 오디세우스의 귀향길이 이토록이나 더디게 진행된 이유는 그의 이름에 담겨 있다. 오디세우스는 '오디움(미움)을 받은 자'라는 뜻이다. 그의 외할아버지이자 소문난 도둑인 아우톨리코스는 오디세우스가 출생한 직후에 이타케를 찾았다. 아이의 이름을 지어달라는 유모의 부탁에 이 대도는 잔인하게도 자신이 "이곳에 오기 전에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았으므로" 오디세우스란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것이다. 그런 탓인지 오디세우스는 신들의 노여움을 받아 전쟁이 끝나고도 9년이 넘도록 귀향하지 못하는 신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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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브뤼겔  - 오딧세우스와 칼립소가 있는 환상적 풍경

 

 

그는 바다에서 천신만고를 겪은 끝에 님프 칼립소에게 붙들려 그녀의 정부 노릇으로 소일하고 있었다. [오디세이아]는 제우스를 비롯한 신들이 미움을 풀고 그를 집으로 돌려 보내기로 결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오디세우스를 아끼는 지혜의 여신 아테네는 그의 고향 이타케로 날아가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Telemachos)에게 아버지의 근황을 전하고 희망을 잃지 말라고 격려한다. 당시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는 남편의 자리를 노리고 청혼해오는 불한당들 사이에서 정절을 지키느라고 혼신의 힘을 쏟고 있었다.

 

한편, 신들의 전령 헤르메스에게서 오디세우스에 관한 신들의 결의를 전달받은 칼립소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안타까움에도 불구하고 제우스의 명을 거역할 수가 없었다. 오디세우스는 칼립소가 제공하는 배를 타고 다시금 고향을 향해 떠나지만, 아직 고난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신들의 회의가 열릴 때 에티오피아에 있었던 포세이돈이 오디세우스에 대한 노여움을 풀지 않은 채 돌아오다가 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포세이돈이 오디세우스를 향해 강한 풍랑을 날려보내자 여신 아테네가 사력을 다해 오디세우스를 지켜주었다. 두 신의 힘겨룸에 자신의 운명을 내맡겨야만 했던 오디세우스는 마침내 아테네 여신의 가호를 받아 신들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 사는 파이아키아 섬에 당도할 수 있었다.오디세우스가 바다에서 겪어야 하는 모험은 여기서 끝나지만, 서사시의 독자들은 여기서부터 그의 모험담에 접하게 된다. 오디세우스는 친절한 알키노오스 왕과 나우시카아 공주의 배려 속에 몸과 마음을 푹 쉰 끝에 몸서리치는 지난 날의 모험담을 회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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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MAN, Pieter  Pietersz - odysseus and nausica

 

 

 오디세우스의 항해 길에는 귀향을 막는 괴물과 험악한 바다의 공격이 있는가 하면, 고향을 잊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게 만드는 유혹도 있었다. 포세이돈의 아들인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와 야만족 라이스트리고네스, 뱀머리의 괴물 스킬라가 전자에 속한다면, 모든 것을 잊게 만드는 로토스 꽃이나 키르케와 칼립소의 유혹, 세이렌의 노래 따위는 후자에 속할 것이다.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은 더러는 괴물의 공격에 희생이 되고 더러는 유혹에 넘어가 모두 중도 하차했지만, 우리의 주인공 오디세우스만은 고향에 돌아가겠다는 일념과 뛰어난 기지, 그리고 그를 다른 영웅과 구별짓는 자제력으로 이 모든 난관을 돌파하여 이제 귀향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오디세우스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예를 몇 가지만 소개하겠다.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가 오디세우스 일행을 자기 동굴에 가두어놓고 밤마다 두 사람씩 식사용으로 먹어치울 때였다. 오디세우스는 거인을 잠들게 하려고 배에 있던 술을 권했다. 거인은 감사해 하며 오디세우스의 이름을 물었다. "우티스(그리스 어로 '아무도 아니다' 란 뜻)라고 하오." 대답을 들은 거인은 자신을 즐겁게 한 대가로 오디세우스를 가장 나중에 잡아먹겠다는 약속을 주고는 단잠에 빠졌다. 그러자 오디세우스가 선발한 병사들은 거인이 지팡이로 쓰는 거대한 통나무를 불에 달구어 거인의 외눈을 찔러버렸다. 앞을 못 보게 된 거인의 친구 거인들이 동굴 밖에 몰려와 무슨 일인데 잠도 못 자게 이 난리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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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콥 요르단스 - 오딧세우스와 키클롭스

 

 

"친구들이여, 우티스가 나를 괴롭힌다네!" 이 말이 동료 키클롭스들에게 어떻게 들렸겠는가? "아무도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네"가 아니었겠는가?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오디세우스다운 기지였다. 이튿날 동이 트자, 장님이 된 키클롭스는 동굴을 나서는 양들의 몸을 일일이 더듬어 오디세우스 일행이 양을 타고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신경을 썼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부하들과 자신을 양들의 배 밑에 붙들어매어 장님이 된 거인의 손을 무사히 빠져나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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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레옹 제롬 - 키클롭스 폴리페무스

 

 

오디세우스는 사람을 유혹하여 돼지로 만들어버리는 님프 키르케의 마력도 이겨냈다. 키르케에 의하여 돼지로 변한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들의 몸은 돼지가 되어 돼지의 음식을 먹고 돼지처럼 우리에서 뒹굴었지만, 정신은 말짱한 인간이었다. 푸카치가 말하기를, 이들의 고통은 돼지가 되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돼지가 되었는데도 인간의 의식을 지니고 있는데 있다고하였다.멀쩡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욕심 때문에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착취당할 때, 그는 곧 '키르케의 돼지'인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헤르메스 신이 준 약초 덕분에 키르케를 제압하고 부하들마저 인간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었다. 헤르메스의 개입이 있기 하지만, 이 순간 오디세우스는 인간 이하로 떨어지기를 거부하는 자존심의 화신으로 읽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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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lac Edmund - 오디세우스를 유혹하는 키르케

 

필자가 [오디세이아]에서 접한 압권은 단연 세이렌의 노래에 임하는 오디세우스의 자세였다. 세이렌은 바다의 님프들로서 그녀들의 노래에 실려 있는 환상적 마력은 이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김없이 바다에 몸을 던지고픈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오디세우스는 키르케의 섬을 떠나면서 이들을 경계하라는 충고를 받았다.

 

필자는 오디세우스가 당연히 자신과 부하들의 귀를 가리고 세이렌이 출몰하는 해역을 빠져나갈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그러나 서사시 [오디세이아]는 그런 뻔한 이야기 전개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귀를 가린 것은 노를 젓는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이었다. 오디세우스 자신은 귀를 열어두었다. 이 무슨 짓인가? 그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지적 호기심 때문이다." 오디세우는 앎을 추구하는 영웅이었던 것이다. 외부 세계에 대해서 하나라도 더 알고자 하는 왕성한 지식욕은 고전 문명을 일으킨 그리스인의 특징이었다. 이 점에서 오디세우스는 영웅 시대의 단순한 영웅들을 넘어서는 면모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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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제임스 드레이퍼 - 오디세우스와 세이렌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노래를 들어보고자 하는 호기심 때문에 자신을 익사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시킬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부하들의 귀를 단단히 틀어막은 뒤 그들로 하여금 자신을 돛대에 칭칭 묶도록 명령하였던 것이다. 과연 세이렌의 노래는 사람을 미치게 하는 힘이 있었던지 배가 세이렌의 해역을 통과하자 오디세우스는 몸을 뒤채면서 자기를 풀어 달라고 절규하였다. 그러나 세이렌의 노래가 들리지 않는 그의 부하들은 미동도 하지 않고 묵묵히 노를 저어갈 뿐이었다. 이로써 오디세우스는 그 아름다운 님프들의 노래를 듣고자 하는 갈증을 남들처럼 목숨을 바치는 일 없이 풀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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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 auguste adolphe belly - 오딧세우스와 세이렌

 

 

승리의 조건은 지략이요, 지략은 지식을 갈구하는 자에게서 나온다. 오디세우스의 20년에 걸친 참전과 모험은 이러한 진실을 알려주는 흔치 않는 그리스의 영웅담이다.  그의 계책은 정작 고향으로 돌아가 적들을 물리치고 아내와 나라를 되찾는 과정에서 더욱 극적으로 발휘된다.  온갖 난관을 물리치고 고향을 찾아가는 오디세우스의 10년 항해는 인간이 자아를 발견해가는 정신적 방황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오디세이라는 말 자체가 '방황', '탐험'이라는 뜻에서부터 진리 탐구를 위한 지적 탐험을 뜻하는 말까지 여러 가지로 사용된다.  20세기 아일랜드의 작가 제임스 조이스는 오디세우스의 로마 이름인 '율리시즈'를 제목으로 하는 소설에서 하루 동안 일어나는 한 현대인의 의식의 흐름을 추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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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cet Lucien -  Reunion of Odysseus and Telemachus

 

강응천 著<문명 속으로 뛰어든 그리스 신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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