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나이로비 거리의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일을 합니다. 초등학교지만 사회복지센타와 함께 있어 아이들에게 세끼 식사, 의류, 학용품 등 일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호자가 없으면 후견인을 구해주기도 하고요. 아이들에 대한 모든 것을 돌보는 셈이지요.
이곳 아이들은 한국기준으로 실제나이보다 2-3살은 몸집이 작습니다. 태아 때부터 영양상태가 나빠 제대로 성장이 안 되었기 때문이지요.
한번은 제가
장티푸스와 살모넬라에 걸려 앓아눕는 바람에 학교에 가지 못했습니다. 2주일 뒤 다시 출근했더니 아이들 모두가
보고 싶었다며 달려와 반갑게 인사하고 기뻐하는 것이었습니다. 오후에 2학년 수업에 들어가니 귀여운 아이들이,
담임 선생님이 수녀님이 아파서 학교에 못 온다고 해서 기도했다며 반가워했습니다. 아! 선교지에서의 기쁨과 보람!
사흘이 지난 목요일 아침조회를 마치고 사무실에 있는데 유난히 반짝이는 눈망울을 가진
2학년짜리 남자아이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습니다. 들어와서는 흙먼지로 꼬질꼬질한 비닐뭉치를 쑥스럽게 내밀며
"수녀님! 제가 기도하니까 아프지 마세요” 하는 것입니다. 펼쳐 보니
옥수수조각이었습니다. 처음엔 놀라서 어리둥절했습니다. 곧 아이의 사랑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집에서 가져
왔으리라 생각하며 너도 옥수수 먹었느냐고 하니 학교 앞에서 샀다는 거예요. 옥수수 한 개 값이 15실링인데 5실링 밖에 없어서 1/3만 살 수 있었다고 수줍음 섞인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는데, 감동으로 할 말을 잃었습니다.
무척 고마우면서도 이곳 아이들은 훔치기를
잘 하길래, 돈이 어디서 났느냐고 웃으며 부드럽게 물으니 작년부터 1실링(케냐 5실링은 한국 돈 70원임)씩
모아온 돈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아이를 꼭 안아주며 이젠 아프지 않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제 생애의 가장 값진 선물을 받은 기쁨에 낯선 선교지에서의 모든 어려움이
눈 녹듯 사라지고 따뜻한 사랑이 마음 가득 밀려왔습니다. 이 아이를
통해, 주님께서 사랑으로 저를 감싸고 계심을 느꼈습니다.
성경의 많은 병자들과 불구자들이
예수님께 치유를 받은 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외칠 수밖에 없었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세상에 외치지 않을 수 없는
기쁨과 감사의 기도가 나왔습니다.
"너를
두고 천사들을 명하여 너 가는 길마다 지키게 하셨으니,
행여 너 돌부리에 발을 다칠세라 천사들이 손으로 너를 떠받고
가리라."
(시편 91)
누가 나보다 더 행복할 수 있느냐고 외친 하루였습니다. 그날
저녁 기도 때 드린 감사의 기도입니다.
Thank you
God for your angel’s of love that you sent to me when I
was in need through a small boy who gave me 5 shilings worth of maize. That
make me feel your presence and care for me. I realized you are always with
me and the people are a gift from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