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면활성제
수용액 속에서 표면장력을 작게 하는 물질이며 친수기와 소수기를 가지고 있고 분자량은 100에서 1000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서로 반대 성질인 물과 기름에 대하여 친화성이 있다. 비누는 계면활성제의 대표적인 것이다. 계면활성제는 보통 1% 농도에서 물의 표면장력 72mN/m을 30mN/m 이하로 감소시킨다. 수용액에서 계면활성제의 농도가 어느 정도 높아지면, 단순 분산 상태였던 계면활성제가 집합체 (미셀)를 형성한다. 이때의 농도를 임계미셀농도 (critical micelle concentration;약칭 CMC)라고 한다. 음이온 계면활성제와 양이온 계면활성제 그리고 비이온 계면활성제로 구분한다. 음이온 계면활성제는 지방산이온 (―COO-), 황산이온 (―OSO3-), 아황산이온 (―SO3-), 및 인산이온 (―OPO32-)을 가지고 있으며 양이온으로는 소듐이 주로 사용되며 어떤 경우에는 포타슘이 사용되기도 한다. 양이온 계면활성제에는 4차 암모늄이온이 양이온으로 작용하며 음이온은 보통 할로겐 음이온이다. 비이온 계면활성제에는 전하가 없는 극성기 (친수기)가 결합되어 있다. 특징적인 성질로는 습윤, 침투, 에멀젼화, 분산. 흡착, 기포발생, 가용화 등이 있으며 주로 세제로 이용된다.
비누
비누는 계면활성제의 일종이며 피부의 더러움이나 먼지 등의 오염물, 의류에 부착된 고체, 기름 오염물 등을 제거하는 세정제로 이용된다. 비누는 동물의 지방이나 식물성 기름을 수산화소듐 수용액과 가열하여 제조한다. 수산화소듐에 의하여 지방이나 기름이 고급지방산 (포화 또는 불포화)과 글리세린으로 분리되며 고급지방산이 수산화나트륨의 소듐과 결합하여 비누가 된다. 동물의 지방이 들어있는 용기에 수산화소듐 수용액을 넣고 여러 시간동안 잘 교반하면서 가열하여 생긴 비누 성분에 염화소듐 수용액을 넣어 분리하여 프레스로 눌러서 굳히면 비누가 된다. 비누의 분자는 탄화수소의 긴 사슬로 된 소수기와 카르복시기가 알칼리금속과 결합된 친수기로 된 전형적인 음이온성 계면활성제이다. 비누가 물에 녹으면 소수기는 물과의 작용이 나쁘므로 되도록 물과의 접촉 면적이 작게 되도록 비누 분자가 모인다. 한편, 친수기는 물과 친숙하므로 물 쪽으로 접촉하가 쉬운 배열을 이룬다. 따라서 소수기가 안쪽으로 친수기가 바깥쪽으로 배열하여 미셀이라 불리는 분자 집합체를 만든다. 미셀의 중심은 소수기의 집합체이다. 즉 물과는 친숙하기 어렵고 기름과는 서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물로 간단히 씻을 수 없는 기름때도 미셀 속에는 쉽게 흡착된다. 그리고 미셀의 표면은 친수성이므로 물로 쉽게 씻어낼 수 있다. 비누의 세제로서의 장점은 물에 용해되면 알칼리성을 나타내어 면, 마 등의 세탁에 적당하고, 피부 세정용으로 이용되면 과도하게 지방을 제거하지 않아 사용감이 좋다는 것이다. 한편, 칼슘, 마그네슘 등의 금속이온이 함유된 경수에서는 이들 이온과 염을 만들어 물에 용해되지 않으므로 세정력이 떨어지며, 저온에서는 용해도가 낮아 세정력이 약한 것 등의 단점이 있다. 산성 용액에서는 비누가 지방산으로 분해되어 세척력이 없어지며 물에 안 녹는 찌꺼기가 생긴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화장비누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EDTA이소듐염을 첨가한다. EDTA는 화학명이 에틸렌디아민테트라아세트산이며 칼슘, 마그네슘 이온과 강하게 결합하여 물에 녹는 착이온을 만들므로 경수에서도 지장이 생기지 않는다. 또한 비누의 폐수는 미생물 등에 의한 분해성이 좋고 발포성도 작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관해서는 비교적 문제가 적은 세제라고 할 수 있다. 비누의 전래로 인해 사라진 전통적인 세정제로는 잿물, 팥을 갈아 만든 조두가 대표적이며, 이 밖에 석감, 콩깍지 삶은 물, 창포 우린 물, 고운 쌀겨, 오줌 등도 사용되었다.
비누의 역사
기원전 2800년 경 고대 바빌론에서 사용되던 원추형 점토에서 비누와 유사한 물질이 발견되었으며 지방을 재와 함께 끓여 헤어 스타일링 보조제로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최초의 비누이다. 기원전 1500년경에 기록된 고대 이집트의 의학서에 동물성 기름과 식물성 기름을 알칼리물질과 혼합하여 피부 질환과 아울러 세정에 사용하는 비누를 만드는 방법이 나타나 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이런 방법으로 만든 비누를 사용하여 정기적으로 목욕을 하였다고 전해진다.
영어의 soap 즉 비누는 고대 로마에서 많은 동물들이 재물로 바쳐진 사포산에서 유래하였다. 사포산에는 비가 오면 죽은 동물에서 나온 동물성 기름과 타고 남은 나무 재들이 혼합되어 강가의 점토 속으로 흘러갔고 이 점토화합물이 세척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사포 (sapo)에서 유래하여 오늘날의 soap이 되었다. 로마인들은 로마 시에 물을 공급하는 수도를 건설하여 공급된 물로 목욕을 하는 문화가 발전하였고 2세기경 그리스의 물리학자인 Galen이 치료와 세정의 목적으로 비누의 사용을 권장하였다.
야만인인 게르만 인들이 로마에 들어와 로마의 풍습을 배워나가는 중 목욕의 풍습도 7세기경 유럽에 보급되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목욕 제조 조합도 결성되었다. 이때부터 사용되었던 비누는 기름과 재의 혼합물에 향료를 첨가한 것이었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발전하여 면도용, 세발용 및 입욕용, 세탁용 등의 다양한 종류의 비누가 만들어져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대규모의 상업적 비누는 1791년 프랑스의 화학자 Nicolas Leblanc이 소금에서 소다 재 즉 탄산소듐 (sodium carbonate)을 만드는 공정을 특허화하면서 시작되었다. Leblanc공정에 의하여 품질이 좋으며 저렴한 비누를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비누는 언제부터 사용되었을까? 과거에는 비누 대신 쌀겨, 쌀뜨물, 콩가루, 밀가루 등이 세제로 사용됐는데 이것과 관련해 제일제당 생활화학 기획팀 제구환 부장은 『이들 성분의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많아 지방을 흡착하는데다 그 속에 천연 계면활성제성분이 미량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 성분은 과거 비누대체제로 활발히 사용됐고 이것을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웠던 「방앗간집 딸」들이『피부가 고와 아름답다』는 이야기가 아직도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궁중이나 양반집 규수들이 녹두가루나 창포가루를 「조두박」에 담아 썼고,『더러움을 날려보낸다』는 뜻에서 이를「비루」(비누)라고 불러 오늘날 「비누」의 어원이 됐다. 현대적인 의미의 비누는 19세기 프랑스신부 리델이 가져온「샤봉」(비누의 또 다른 말인 사분의 어원으로 추정됨)이라는 비누가 처음이며 일본을 통해 가성소다(양잿물)가 들어오면서 수공업형태로 비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물자가 부족한 이유로 등겨기름에다 가성 소다를 섞어 만들다 보니 거칠고 검은 형태에지나지 않았는데 이를 석감(석검:일부지방에선 사투리로 새끼미)이라 불렀다. 이후 50년 동산유지,54년 애경유지 등이 세워져 오늘날의 비누를 생산해냈고 66년부터는 알킬벤젠을 수입해 만든 가루비누인 럭키의 하이타이 애경의 크린업등이 등장하였고 세탁기 보급 확대에 힘입어 본격적인 합성세제시대를 열었다. 요즈음엔 환경보호추세에 발맞춰 비누는 물론 가루비누도 모두 생분해도가 높은 천연성분으로 바뀌고 있는 상태며,「미래의 세제」로 미생물·초음파·효소 등을 이용한 세탁제제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물의 연화제
비누는 산성 용액과 경수 등에서 세척력이 떨어지므로 물을 미리 중성 내지 염기성의 연수로 만들 필요가 있으며 이 때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연화제라고 한다. 효과적인 물 연화제는 탄산소듐 (Na2CO3 ․ 10H2O)이다. 연화제는 물을 염기성으로 만들어 지방산의 침전 생성을 방지하며 경수에 있는 칼슘이온과 마그네슘이온을 제거한다.
CO32- + H2O → HCO3- + OH-
Mg2+ + CO32- → MgCO3
Ca2+ + CO32- → CaCO3
인산소듐 (Na3PO4) 역시 물 연화제로 사용된다.
PO43- + H2O → HPO42- + OH-
2PO43- + 3Mg2+ → Mg3(PO4)2
2PO43- + 3Ca2+ → Ca3(PO4)2
합성세제
비누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인공적으로 합성된 세정제이며 대부분 중성이므로 중성세제라고도 하다. 합성세제도 계면활성제에 속하고 양이온세제, 음이온세제 및 비이온세제로 나눌 수 있다. 석유제품에서 만들어지는 라우릴 황산소듐이 최초로 만들어졌다.
라우릴 황산소듐: CH3(CH2)11OSO3-Na+
불포화지방을 수소로 환원하고 황산과 반응시킨 후 중화하여 만들어졌다. 음이온세제에는 생분해가 안 되는 알킬벤젠황산 (alkylbenzenesulfonate, ABS) 세제와 생분해가 되는 선형 알킬황산 (linear alkylsulfonate, LAS)세제로 구분된다.
ABS세제
가지 달린 ABS분자는 미생물에 의해 쉽게 되지 않으므로 심각한 수질오염을 초래하여 판매 금지되었다. LAS세제는 탄소사슬이 선형이며 미생물의 효소에 의해 분해된다. 음이온세제의 세척력은 산성 용액과 경수에서 비누보다 좋다. 술폰산의 칼슘 및 마그네슘염은 물에 녹으므로 경수에서도 침전이 생기지 않는다. 양이온세제는 사배위 암모늄이온이온과 할로겐이온으로 이루어져 있다. 살균작용을 가지고 있어 항균, 변기 청소 등의 용도에 사용된다. 비이온성세제는 극성이 작은 유기물 (소수기)에 전하가 없는 친수성 극성기가 결합되어 있다. 비이온성세제에는 이온이 없으므로 경수에 많은 칼슘, 마그네슘 및 철 이온들과 반응하지 않고 따라서 세척력이 감소하지 않는다. 또한 산과도 반응하지 않으므로 강산 용액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실온에서 주로 액체이므로 액상세제로 사용된다. 합성세제에는 충진제와 광택제가 첨가되는데 이들의 환경에 대한 영향은 아직도 논의 중이다.
식기세척제
손으로 직접 그릇을 씻는 데 사용되는 식기세척제는 하나 또는 둘 이상의 계면활성제와 향수, 색소, 그리고 몇 종류의 첨가제가 포함되어 있다. 계면활성제로는 소듐이나 트리에탄올아민의 LAS 염이거나 비이온성 세제이다. 세제의 성분이 약하면 효능이 떨어지므로 더 많이 사용하여야 한다. 자동 식기 세척기 용 세제는 부식성이 크므로 직접 사용해서는 안 된다. 주성분으로 삼인산소듐, 메타규산소듐, 황산소듐과 소량의 비이온성 세제를 포함하고 있다. 그릇의 찌꺼기와 기름기를 제거하는 원리는 세제의 강 염기성과 기계적인 격렬한 휘저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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