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역사 3 : 현재의 달력이 만들어지기까지 이야기

[심상길]

지금 우리가 아무런 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어제와 오늘, 내일의 날짜는 430년 전인 1582년에 제정된 그레고리우스 달력에 따른 것이다. 현재 2012년이란 그레고리우스 달력의 기준에 맞춘 것일 뿐, 다른 달력으로 계산하면 전혀 다른 숫자가 나오게 된다. 이슬람 역으로는 올해가 1432년, 중국달력으로는 4709년, 유대력으로는 5772년이다.

달력을 만들 때 기준을 뭐로 삼아야 했을까? 이를 뒷받침할 천문현상이 아무래도 필요했고. 이때 가장 눈에 띄는 달의 모양의 변화에 착안하여 달을 기준으로 하는 태음력을 사용한 사람들이 있었던 반면, 춘하추동(春夏秋冬) 사계의 기후변화 순환주기에 착안하여 태양을 기준으로 태양력을 사용한 사람들이 있었다.

달력(calender)은 '책력'(冊曆· almanac)이라고도 하며, 1년의 절기와 날짜를 기록한 문서로서 천체의 운행을 바탕으로 1년의 주기적 시기를 밝히는 역법(曆法)에 근거한다.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를 '삭망월', 계절이 순환하는 주기(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주기)를 '태양년'이라 하는데, 오늘날 정확한 천문학적 삭망월은 29.530589일(日), 태양년은 365.24220 일이다.

BC 753년 고대 로마 최초의 달력 로물루스 달력 탄생

도시국가 로마를 건설한 로물루스의 이름을 따서 로물루스 달력이라고 한다. 당시 달력은 과학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이었다. 1년의 길이가 10개월이고 304일이었다. 농한기인 지금의 11월과 12월은 달력에 표시가 되지 않았다.

BC 67년 달력 개혁, 누마 폼필리우스 달력 탄생

기원전 67년에 이르러 로마의 2대왕인 누마 폼필리우스는 1년을 10달에서 12달로 늘렸다. 누마 달력에 따르면 평년은 355일, 윤년은 382일이었는데, 이처럼 1년의 길이가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해는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했고, 관리들의 임기도 들쑥날쑥 했기 때문에 로마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았다.

BC 46년 누마 폼필리우스 달력을 재정비한 율리우스력 탄생

누마의 달력은 기원전 46년에 이르러,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의해 새롭게 정비된다. 카이사르는 태양력을 기준으로 2월은 28일, 나머지 달은 31일 또는 30일로 하여 1년을 지금처럼 365일로 정하고, 4년 마다 윤년을 도입하여 2월을 29일로 하였다. 이것을 '율리우스력'이라 한다. 그러나 율리우스력의 1년은 평균 365.25일이므로, 실제 천문학적인 길이보다 0.0078일(128년당 1일)이 길어서 세월이 지남에 따라 날 수의 편차가 증가하였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기 위한 개정이 필요하게 되었다.

AD 1582년 누적된 율리우스력의 편차를 해소하여 오늘날까지 통용되는 달력 그레고리우스력 탄생

1582년에, 교황 '그레고리 13세'는 그 간에 누적된 10일의 오차를 제거하기위해 .10월 4일 다음 날짜를 곧바로 10월 15일로 정하고, 율리우스력보다 편차가 적게 나는 새로운 윤년 계산방법을 도입하였는데, 규칙은 율리우스력처럼 4년마다 한 번씩 윤년을 두지만, 100으로 나누어서 떨어지는 해는 윤년에서 제외시키고, 다시 400으로 나누어서 떨어지는 해는 윤년이 되도록 하였다. 이 규칙은 400년마다 반복된다. 이것이 '그레고리력'이고 오늘날까지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달력이다. 그레고리력은 대략 3천333년마다 하루가 길어지는 편차를 가진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인 1896년 1월 1일(건양 원년)부터 그레고리력을 처음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달력의 역사 연표
BC 28000경	크로마뇽인의 태음력 사용(?) - 뼈 유적
BC 4241	이집트인의 태양력 사용- 기록된 최초의 연도
BC 3114	마야의 대주기 시작 (현재도 계속되고 있음)
BC 2100경	수메르 달력 - 360일
BC 2000경	스톤헨지, 촐킨(마야) 달력 - 260일
BC 1300경	중국에서 태음태양력 사용
BC 753	최초의 로마달력(로물루스) - 10개월 304일
BC 700경	바빌로니아 - 7일 주일
BC 300경	마야에서 3가지 달력 체계가 동시에 사용됨 - 365일 달력 포함.
BC 238년	프톨레마이오스 III세 - [카노푸 포고] : 4년마다 윤년을 도입
BC 141~127	히파르코스 - 365일 5시간 55분 46초
BC 67	누마 폼필리우스 - 1년을 12개월로 조정
BC 46	로마 - 율리우스 달력 채용, 365일 6시간
8	아우구스투스 - 율리우스 달력을 개혁
123	장형 - 중국의 태음력을 계산함
312	니케아 종교회의 - 부활절 규칙을 정함
409	인도 "Aryabhata" - 365일 8시간 36분 30초
525	디오니시우스 엑시구스 - AD(Anno Domino)를 도입
622	모하메드 - 메카를 떠남 : 모슬렘 달력의 시작 Anno hegirae
882	Al - Battanis - 365일 8시간 36분 30초
1125	유대달력이 도입됨
1443	이순지 "칠정산 내외편" 완성 (세종 24년)
1470경	달력이 처음으로 인쇄됨
1514	달력개혁위원회 구성
1543	코페르니쿠스 : 365일 5시간 49분 29초 수치 계산
1582	그레고리우스 달력 도입 - 365일 5시간 48분 20초
1653	조선 "시헌력" 도입 (효종 4년)
1682	일본 "정향력"
1752	영국과 영국 식민지 그레고리우스 달력 도입
1792	프랑스 혁명 달력 시작, 1806년 그레고리우스 달력으로 회귀
1873	일본 그레고리우스 달력 도입
1896	조선 그레고리우스 달력 도입
1917	러시아 그레고리우스 달력 도입
1929	소비에트 혁명 달력 (6부제)
1930	엘리자베스 아켈리스 - 세계달력협회 창설
1942	국제 고정 달력 동맹 창설
1949	중국 그레고리우스 달력 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