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에도 품질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꿀은 비타민, 미네랄,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천연 영양식품이자 피로회복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꿀을 설탕 대용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는 소비자가 꿀의 품질차이를 알고 구매할 수 있도록 ‘꿀 등급제 시범사업’을 작년 12월 부터 시행하였다. 이번호 에서는 꿀의 생산과정과 실제로 판매장에서 어떻게 품질 좋은 꿀을 구매할 수 있지에 대하여 심층 취재하였다.
#1 생산단계
꿀은 꽃의 종류에 따라 아카시아꿀, 밤꿀, 잡화꿀이 있는데 각각 맛, 향기, 색이 다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아카시아꿀은 꽃이 5월 중에 개화되고 채밀할 수 있는 기간이 10일 정도로 짧다. 색은 투명하고 맑으며 맛이 부드럽고 은은한 향이 난다. 밤꽃은 6월 중순에서 7월 초순까지 채밀 할 수 있고 밤꽃이 피는 시기에 다른 꽃이 있으면 벌들이 밤꽃에서 꿀을 따지 않기 때문에 생산량이 적은 편이다. 밤꿀의 색은 짙은 갈색을 띠며 맛과 향도 강하여 쓴 맛이나 음식보다는 약용으로 더 많이 이용된다. 밤꿀은 위와 간을 좋게 하며 기침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잡화꿀은 여러 꽃에서 채집한 야생화 꿀로서 채밀하는 시기나 지역에 따라 색과 향, 맛이 달라지며 보통 갈색을 띈다.
최근 계절의 변화가 급격해짐에 따라 적절한 채밀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점점더 어려워 지고 있다. 벌은 벌집으로 부터 근방 2km 정도를 날아다니면서 꿀을 채밀하는데 대략 4만 번 이상 꿀을 따러 나가야 1kg이 만들어진다. 한 번 나갈 때 마다 자기 몸무게 절반 정도의 꿀을 따오게 된다. 벌이 이렇게 모아놓은 꿀은 벌집을 원심분리기에 넣고 회전시켜 짜내고 꿀 전용 드럼통에 담아 소분업체로 전달된다.
*벌의 생태와 특징
벌에게는 꿀 이외에도 로얄제리와 꽃가루, 프로폴리스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로얄제리는 태어난지 12일 이전의 어린 벌의
인두선에서 생산되는 물질로서 벌의 유충이 로얄제리를 많이 먹으면 여왕벌로 자라나게 되고 적게 먹이면 일벌로 자라나게 된다.
일벌의 수명은 보통 4~6개월 인데 비해 로얄제리를 먹고 자란 여왕벌은 5~6년 동안 살게되며 자신의 몸무게 보다 무거운 3,000개 이상의 알을 매일 낳는다. 이처럼 로얄제리는 신비로운 힘을 대변해준다고 믿고 있어 사람들의 건강식품으로 많이 이용된다.
프로폴리스는 벌들이 식물의 싹과 껍질 부위에서 모아들인 수지상의 물질이다. 벌은 프로폴리스를 이용해 여왕벌이 알을 낳기 전에 벌방을 소독하는데 쓰이기도 하고 벌통에 빗물이나 이물질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벌집을 접착시키는 자재로 이용하기도 한다. 프로폴리스는 염증방지, 면역효과 등이 있어 피부병 치료, 살균작용, 식품저장 등에 이용되기도 하며 꽃가루는 벌들에게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를 공급해 준다.
왼쪽부터 밤꿀, 잡화꿀, 아카시아꿀
꿀이 담긴 소초(벌집)를 분리하고 있다.
#2 등급판정
꿀 등급제 시범사업이 시행됨에 따라 등급제에 참여하는 소분 업체는 “꿀 등급판정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기재항목에는 사육농가의 성명, 주소, 채밀지역, 채밀일자 등이 있는데 이 정보는 소비자가 꿀을 구매할 때 조회가 가능하다. 꿀 등급판정 신청서를 제출하면 등급판정을 위하여 시료를 채취하게 되고 해당 드럼통의 고유번호인 생산이력번호가 발급되어 라벨지와 함께 밀봉처리 된다. 채취된 시료는 우선 농협축산연구원에서 품질검사를 받게 되고 검사에 합격한 시료를 대상으로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등급판정을 받게 된다. 등급판정 항목으로는 꿀의 수분, 과당/포도당비, HMF(신선도), 색도, 향미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1+(Premium) 등급”, “1(Special) 등급”, “2 (Standard) 등급” 3단계 등급로 나뉘어 진다.
꿀의 수분 함량은 품질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수분함량이 높으면 효모에 의한 발효가 일어나 저장기간이 짧아지는 문제점이 생긴다. 등급기준으로는 1+등급은 20% 이하, 1등급은 25% 이하, 25%를초과하면 2등급을 부여받게 된다. 과당/포도당비는 과당함량의 적정 여부를 나타내는 것으로 꽃의 종류에 따라 과당 비율이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아카시아나 밤꿀 등이 다른 꿀과 섞였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게 된다. HMF(신선도)는 꿀의 처리, 가공 또는 저장 중에 생기는 품질저하 정도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꿀 채밀 후 저장기간 동안 제품의 신선도를 측정하게 된다. 향미는 꽃마다 뚜렷한 향을 가지고 있는데 발효, 화학물질 등 다른 영향으로 불쾌한 향이 발생하는지를 측정하게 되며 색도는 꿀 고유의 색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측정하게 된다.
다음 과정은 꿀의 진위여부를 판별하게 되는데 현재 가장 과학적이고 정확한 방법은 현재 탄소동위원소 분석이다. 순수한 천연꿀의 경우에는-23.5‰(퍼밀) 정도의 탄소동위원소비가 나타나며, 설탕, 물엿, 올리고당의 탄소비는-9~-11‰(퍼밀) 범위에 있다. 즉, 천연꿀과 설탕을 섞게되면 그 중간치가 나오게 되기 때문에 꿀의 진위여부를 측정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의 등급판정 신청단계부터 각 단계별 정보는 전산시스템에 입력 되어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판매장에서 이력번호를 입력하면 꿀의 등급, 생산지 등 이력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3 소분단계
등급판정을 마치면 양봉농가에서 수집된 꿀은 첫 번째 단계로 불순물 정제와 예열탱크에서 일정온도와 시간으로 미생물 살균 과정을 거친다. 다음으로는 각 농가에서 채밀된 꿀은 각자 수분함량이 다른데 이를 일정한 수분함량으로 조절하기 위하여 농축과정을 거친다. 지금까지의 소분과정과 등급판정을 거쳐 최종 등급 결과가 나오게 되면 마지막 포장단계에서 용기에 해당 등급의 등급판정 스티커를 부착하게 된다.
#4 판매단계
판매장에서 등급판정 받은 꿀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꿀 제품 뚜껑에 등급판정 스티거가 부착되어 있는 것을 고르면 된다. 등급판정 스티커에는 등급과 이력번호, QR코드가 표시되어 있는데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하여 꿀의 이력정보 조회가 가능하다. 현재는 시범사업 기간이라 하나로클럽 양재점, 창동점, 고양점, 성남점, 인천점, 수원점에서만 등급판정 꿀을 구매할 수 있다.
꿀의 이력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은 스마트폰에 “꿀 등급판정” 앱을 설치하고 실행시키면 이력번호 입력과 QR코드 촬영버튼이 있는데 등급판정 스티커에 기재되어 있는 이력번호를 입력하거나 QR코드를 인식하면 이력정보가 나타난다. 이력정보 조회 결과 화면에는 밀원(꽃의 종류), 등급, 등급판정일자, 생산농가명, 생산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는 인터넷 홈페이지 www.ekape-honey.or.kr로 접속하면 이력조회뿐만이 아니라 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탄소동위원소비는 꿀을 고르는데 있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다. “탄소동위원소비-23.5‰(퍼밀) 이하”로 적혀있으면 천연꿀의 기준. 번거롭다면 천연꿀을 대상으로 등급판정하기 때문에 등급판정 스티커가 붙어 있는 것을 구매하면 된다. 꿀 등급제 시행으로 소비자가 꿀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믿고 구매할 수 있으며 시중에 등급판정 받은 꿀이 더 많이 유통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등급판정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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