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TV화면에 외국에 있는 특파원이 비춰지면 미국특파원은 미국사람을 닮은 것처럼 보이고, 중동의 특파원의 모습에서는 구렛나루 수염을 자주 볼 수 있는 것처럼 지역사람을 많이 닮은 느낌을 자주 받는다. 얼마 전 사회적 행동과 얼굴 다양성 진화의 관계를 수량적으로 입증한 최초의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고 한다.
토착미생물에서부터 영장류에 이르는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은 환경의 영향을 받고 스스로를 환경에 최적화되도록 변화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환경의 차이를 무시하고 살아있는 모든 유기물은 친환경이며 생명이 없는 무기물은 친환경이 아니라고 한다. 도데체 나무와 벌레는 친환경이며 돌과 흙은 친환경이 아니라는 말도 되지 않는 논리는 어디에서 나왔는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과학자들은 영장류의 얼굴이 어떤 방식으로 진화했으며 이런 진화를 가져온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중남미에 서식하는 영장류의 얼굴을 연구했다.
연구진은 털과 피부 등 얼굴 각 부위의 색깔, 얼굴의 패턴과 해부학적 특징 별로 영역을 구분해 `복잡도 지수'를 매기고 시간의 흐름과 사회 시스템에 따라 이런 복잡성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연구했다.
연구진은 얼굴 색이 자연 환경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밝히기 위해 서식지의 경도와 위도를 통해 햇빛 노출도와 기온을 측정하고 통계적 기법을 이용해 각 집단의 진화 역사와 각 집단이 갈라진 시기를 조사했다.
결과
1) 큰 집단을 이뤄 사는 종일수록 얼굴 형태가 더 단순하고 밋밋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성이 높은 집단일수록 얼굴에 복잡한 무늬가 있는 것보다는 표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주위에 많은 근연종(近緣種) 이웃을 갖고 있는 영장류 종은 집단의 크기에 상관없이 같은 서식지에 사는 다른 근연종과의 교잡을 피하기 위해 각 개체를 구별할 필요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얼굴 모습이 더 복잡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3) 주위 환경이 얼굴 패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밝혀냈다. 적도에 가까이 사는 종일수록 눈 주위 털과 피부의 색이 짙어지고 습도가 높은 우거진 숲에 사는 종은 코와 입 주위 색깔이 짙어지며 적도에서 멀어져 기온이 낮은 곳의 종일수록 얼굴의 털이 길어져 체온 조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 한 종이 털 등에 특정 색깔을 갖게 진화하면 이런 변화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된다는, `진화에 따른 변화의 비가역성'은 옳지 않은 것으로 생물학계의 오래 된 가설이 틀렸음을 입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