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드라마가 왜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가?(2)

-한류열풍사랑 즐건 하루- (질문)한국 드라마는 좋긴 하지만 “길다” 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한국 드라마는 이렇게 긴 것일까요? (전교수) 한국 드라마가 모두 그렇게 장편인 것은 아닙니다. 드라마의 소재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보통, 고전극이나 가정 드라마는 백 편 이상이 넘어가지만, 짧고 세련된 로맨스나, 시대극도 많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 <쾌걸춘향>이나 <미안하다, 사랑한다> < 내이름은 김삼순> 등등의 작품이 있습니다. 이런 작품들도 보고 나면 여운이 오래 남습니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가 장편이 많은 이유는 그것이 주로 현실극과 같은 방법으로 일반 서민들의 즐거움과 고통을 묘사해 나가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보고 또 보고>의 경우에 한 편의 드라마에서 대략 2틀 정도에 일어나는 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의 일을 이어 나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다 보니 한국드라마는 우리 일상생활의 반려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사극도 보통 장편이 대부분인데 어떤 경우는 너무 길어서 다시 보기 겁이 날 정도이죠. <명성황후><여인천하>등등이 있죠. <여인천하> 안에서는 항상 들을 수 있는 대사는 바로 “마마, 꼭 살아나셔야 합니다.” 혹은 이런 종류의 몇 가지 대사가 있을 뿐이죠. 하지만 이런 한국 드라마에서는 주로 배우의 풍채나 연기력에 의지하여 주요 내용을 표현해 나가고 배우들 한명의 얼굴만이 브라운관에 클로즈업이 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관중들이 절대 지겨워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이런 사극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자신의 역에 깊이 심취하여 있고 높은 연기력을 통해 시청률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으며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도 전개되어 가는 내용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 속의 배우와 점점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한국 드라마가 장편이 많은 것에도 그만의 이유가 있고 그것이 꼭 번거롭다고만 할 수 는 없는 것입니다. (질문)교수님, 한국 미디어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밀은 무엇인지 얘기 좀 해주세요. (전교수) 한국 드라마의 성공은 십 여년 전의 운동에 의해 시작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일류와 일본 영화 드라마로부터의 충격을 억제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본국의 영화산업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많은 감독들을 헐리우드에 유학 보낼 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장려했죠. 이것은 수동적으로 이뤄진 일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꽃이 피어나서 담 밖으로 까지 향기가 퍼져나가 일류를 초월하는 강력한 한류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죠. 영화가 흥성할 수 있었던 원인은 과거에 많았던 제약이 풀어지면서 <태극기 휘날리며>나 <실미도><수취인불명>과 같은 매우 민감한 소재의 남북 전쟁이나 간첩 문제, 그리고 주한미군과의 관계 등과 같은 영화를 찍어 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드라마 극본을 굉장히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 작가협회에 등록된 천여명의 작가들 중에 절반 이상이 드라마 극본을 쓰는 작가라는 점에서도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보기 힘든 현상이죠. 한국에서는 아주 좋은 극본의 경우에는 그 원작가격이 배우들의 몸값보다 비싼 경우도 자주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제작자가 작가에게 백지수표를 내밀어 그가 원하는 가격을 쓰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준이 높지 못한 작가는 입에 풀 칠 하기도 힘이 들죠. 좋은 극본을 쓴 작가는 배우를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현장에서도 큰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드라마 피디가 오히려 현장에서 조율을 도와주는 상황으로 변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어아가씨>라는 드라마에서 우리는 그런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 드라마는 관중과의 교류를 무척 중시합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 극본을 다 쓰지 않은 상태에서 (약 삼분의 일 정도를 완성한 상태에서) 드라마는 시작되고 그 후에 시청자들은 인터넷이나 여러 가지 연락 수단을 이용해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해 낼 수가 있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이브의 모든 것>의 경우는 작가가 3종류의 결말을 써 놓고 시청자에게 선택을 하게 했었죠. 하지만 <다모>와 같은 경우에는 마지막에 주인공들이 모두 죽는 아주 비참한 결론이 나자 많은 시청자들이 반대의견을 표시했지만 작가는 자신의 고집대로 밀고 나갔지요. 이런 시청자와의 양질의 교류를 중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질문)한교수님은 방금 한국에서 돌아오셨는데요, 한국의 언론매체는 자신의 민족문화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얘기해주세요. (한교수)한국 매체가 자신의 문화를 선전하는 방식은 아주 다양합니다. 우리가 자주 볼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 이외에도, 그들은 각종 수단을 이용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전문 방송이 있거나 토론회, 그리고 문화사상이나 문화유산 관련 간담회 등이 있죠. 텔레비전 매체 이외에도 라디오 방송이나 뉴스에서도 문화탐방 프로그램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외에 한국의 헌법에는 모든 국민에게 본국의 문화 발전과 전파에 힘쓸 의무가 규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실제 시행하는 측면에서도 그들은 각종 방법의 문화선전 방법을 이용하는데요, 예를 들면 해외 잡지에 자국을 소개하는 광고를 싣거나 또 중국에 <한국주간>이라는 잡지가 있는데요 이것은 한국이 투자를 해서 발간이 되어 공짜로 회사나 공공기관에 배부가 되지요. 또한 국가에서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하면 거기에 참가를 원하는 외국인의 한국체류 비용은 국가에 모두 부담을 해줍니다. 또한 한국문화에 대해서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는 매 해 3 등급의 상이 주어지는데요 하나는 대통령, 다른 하나는 장관급,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세종문화훈장이 주어집니다. 또한 외국인이 한국어과나 한국문화에 관련된 연구를 하길 원하면 무료로 한국에 와서 유학을 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집니다. 이런 여러 가지 점은 우리가 배울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국인은 자신의 문화유산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일에 열심히 합니다. 첫째로, 국가는 이 방면에 많은 자금을 투자하여 문화유산을 재건하고 기원을 캐냅니다. 다른 면으로 그들은 힘껏 자신의 문화를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여 세계적 차원에서의 보호를 받길 원합니다. 예를 들면 단오제, 고인돌이 아주 대표적인 경우인데요. 우선 고인돌은 노비사회의 대표적인 무덤양식입니다. 사방에 네 개의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커다라 돌을 덥은 형태를 하고 있죠. 이 고인돌은 사실 중국의 동북 지역에서도 찾아 볼 수 있지만 우리의 고학자들은 그것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또한 단오제의 경우도 원래 우리나라에도 있었던 것이지만 세월의 변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이 명절의 의의도 점점 사라져갔죠. 하지만 한국의 단오제의 규모는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와 한국이 역사, 문화유산을 대하는 관점의 차이입니다. (의견)저는 방금 한국 영화(황산벌)을 보았는데요,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한국인이 중국인에 대해서 어떻게 알고 있는지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드라마의 애정극만을 즐겨보지만 사실 한국인은 역사, 문화에 대한 지식이 우리보다 오히려 깊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바로 많은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를 배척하면서도 즐겨볼 수밖에 없는 원인인 것 같습니다. (한교수)한국인의 역사문화에 대한 지식은 그들 자신의 관점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가끔은미화가 심한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그 속에는 항상 반성할만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인천하>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면, 그 주요 내용은 궁정 안 3명의 여인의 생사를 건 다툼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그들의 심리를 미화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생존하기 위해서 황후 정난정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또 결말에 이르러서는 그들 각자의 최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죽거나 혹은 내쳐지거나.... 연민의 감정도 동정도 없이 그냥 그렇게 마치 차갑고 조용한 외과수술을 진행하듯이 그들은 국가 역사상 벌어진 이야기를 해부해 놓고 있는 것이지요. 저는 이런 드라마 진행 형태가 오히려 생각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명성황후>의 경우에는 명성황후라는 인물은 너무 미화한 경향이 보입니다. 그녀를 마치 유학의 대모인 것처럼 그려놓고 있는데요, 이것은 사실 역사기록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의 드라마 영화는 이런 장르에 있어서 내용의 진실성을 추구하지만 항상 일종의 봉건제 황제에 대한 숭배심이 마음속에 자리한 채로 작품을 찍어 내기 때문에 <여인천하>와 같은 냉정한 시선을 유지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저는 우리가 너무 조상의 빛났던 시절에 대한 그림자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아마 이런 점에 있어서도 우리는 한국드라마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전교수님! 한국 드라마는 무엇을 통해 우리 중국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전교수)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현대생활 밖의 일종의 시적 생활을 희망하기 때문인데 이런 희망은 소위 몽상이나 동화라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의 원인은 드라마나 영화가 전매제 역할을 하여 전체 속의 개인, 그리고 개인속의 전체를 연결하는 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역시 환상적이 이야기 못지않게 중요한 드라마의 역할이라고 하겠습니다. 한국 드라마는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시대극이나 로맨스 드라마는 아름다운 장면과 멋진 연기자, 감동적이 이야기를 동해 관중들의 시적 공간을 채워주고 있으며, 가정극은 관중들의 자아연상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습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면 몇해전 설날에 가까이에 사는 몇 명의 중년 친척, 친구들이 저희 집을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상황은 그들이 집에 도착해서 짐을 문 앞에 내려놓고 있었는데 그들의 눈은 모두다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을 향해 있었습니다. 거기에 완전히 몰두하여 말하기를 “이거 <보고 또 보고> 아니에요? ” 라고 하더니 앉아서는 꼼짝도 않고 7~8회 분을 한 자리에서 보더군요. 저희 어머니는 그들에게 “너희들은 나를 보러 온 것이니? 아니면 티비를 보러 온 것이니? ”라고 말씀하시자 그들은 “저 드라마 안에 어머님이 있잖아요. 저 주인공 아줌마는 정말 어머님이랑 똑 닮았어요.” 라고 대답을 했다. 즉, 한국 드라마는 우리의 몽상뿐만 아니라 우리의 조그만 자아까지도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많은 관중의 인정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의견) 한국드라마가 유행하는 것은 당연히 본연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게는, 한국드라마의 표현력, 따뜻함, 절대 꺽이지 않는 정신들.. 이런 것이 중국인의 입맛에 아주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하죠. 특히 젊은이들의 입맛에요. 하지만 조금 깊이 들어가서 생각해보면 사실 그 진정한 이유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작품들이 너무 조잡하거나, 혹은 억지로 교육성을 강조하거나, 또 혹은 고의로 웃기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서 진정으로 심도 깊은 어떤 것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에 교훈과 상업성 두 가지를 제대로 융합시켜 놓은 작품을 찾아볼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항상 좋은 것은 중국에만 있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제 자신조차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좋은 것들이 제대로 이용되지 못했고 반대로 한국인들이 우리 문화의 정수를 제대로 이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드라마 제작을 할 때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죠. 이런 점에서 한국드라마가 유행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의견) 교수님들의 말씀에도 일리가 있지만 저는 한국 드라마를 너무 대단하게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전교수) 사실 제 개인적으로는 <대장금>이 한국드라마 중에서는 가장 좋은 작품이라 여깁니다. 그래서 한국드라마가 과연 <대장금>다음에 무슨 히트작을 낼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있지요. 올해 큰 성공을 거둔 <내 이름은 김삼순>을 보고 나서 저는 마치 높은 산에서 깊은 바다 속으로 떨어진거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수준차이라기 보다는 이 두 작품은 완전 다른 영역의 작품이기 느낀 감정이었습니다. 김삼순은 아름답지 못하고 온화하지도 않고, 심지어는 사람들을 때리고, 뚱둥한 몸매를 가진 여자 주인공 이지만 여전히 많은 관중에게 사랑을 받고 또 이야기 역시 감동을 줍니다. 그 이유는 김삼순 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꿈과 현실의 결합을 이루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동화속의 아름다운 여자에게서나 일어날 수 있던 이야기를 옆집에 사는 평범한 아가씨의 이야기로 바꿔 놓을 수 있는 이것이 바로 한국 드라마의 특색이며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사랑이 뭐길래>에서는 젊은이의 결혼 관념에 대해서 <보고 또 보고>에서는 혼인에 대한 전통 관념에 대해 또한 <인어 아가씨>에서는 사랑과 복수의 관념에 대해서 표현을 했습니다. 이로써 한국 드라마는 사람들의 인도해주고, 현대 생활 관념에 대한 반성을 하게 해주며, 또한 이런 작용은 한단계 한단계 발전을 이뤄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드라마는 비교적 완벽한 시스템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이런 점은 다른 나라의 드라마에서는 절대 찾아 볼 수 없는 점입니다. (의견) 저는 한국인들이 역사 문제를 대하는 관점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등의 작품에도 이런 종류의 문제가 표현되어 있죠. (한교수) 그렇습니다. 역사는 화장하는 아가씨와 같이 누구의 손을 거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따라서 한국이 역사를 대하는 관점은 중국과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 안에서 약간의 인민군 참전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요 바로 중국 인민군의 갑작스런 출병 장면을 묘사함으로써 내국에 대한 간섭으로 다루고 있죠. 하지만 우리는 당시 그것이 조국을 위한 영광스런 일이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인들이 이 전쟁에 대해 기억하는 고통을 생각해보면 우리도 마땅히 적당한 반성을 해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언제나 우리의 입장에서만 역사를 바라봐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다면 우리는 아주 협잡한 국수주의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오천년의 긴 역사를 가진 국가로써 마땅히 넓은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편협한 생각을 버리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