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2022년 9월 말 기술사 첫 수업을 듣고, 환불되냐고 물었던 사람입니다 ㅎㅎ
부끄럽지만 기술사가 뭔지도 몰랐고, 식품 비전공인데 식품 회사에서 일 하고 있다보니
단순히 그냥 식품에 대해서 전반적인 공부를 해보자, 하고 회사 지원으로 가볍게 신청을 했는데
이게 절대 가벼운 마음으로 들을 수 없는 수업이란 것을 첫 수업 때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22년 6월 큰 수술을 8시간 동안 받고 회복해야되는 상황에서
솔직히 수업시간에 앉아있는 것도 벅찼어요 숨도 안쉬어지고 머리는 아프고 미식거리고...
(체력 되시고 의지 충만하신 분들은 누구든 합격하실 수 있단 얘기입니다)
결과는 129회 필기 74.41점, 면접 65.66 으로 최종 합격하였습니다
수업 없이 혼자 공부했다면 절대 못했을 점수이죠
지금부터 후기 들어갑니다 :)
수업 전에 다른 분들 후기도 많이 봤지만 저는 제 속도대로 그냥 천천히 공부했어요
책상에 궁디 붙이고 앉아있는게 대학원 졸업한 뒤로 아예 없다보니 일단 책상에 앉아있는 연습부터 했어요
연습이라기보다, 그냥 쉴 때도 책상에 앉아서 쉬었어요 간식도 책상에서 먹구요
가공학 수업을 듣고 나서.. 뭔 소리인지 생전 처음 듣는 내용이라 기술사님들 붙잡고 나머지 수업도 받았구요 (수업시간에 처음 들어본 단어인 열매체... 열매......체? 무슨열매지.. 고무고무 열매인가...... 이정도 수준이니 진짜 핵노답이었습니다..)
박현수 기술사님 저 때문에 야근하시고, 이상수 기술사님께는 전화까지 드리고ㅋㅋㅋ 진짜 초반에 여기저기 민폐 많이 끼쳤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식품 화학에서 효소, 단백질 나올 때 아 그냥 포기해야겠다 라고 진짜 3일동안 다 놔버린 적도 있었어요
수업 듣다 미쳐버릴거같아서 가방 들고 집으로 도망간적도 있었습니다
어떤 느낌이었냐면.. 정말 백지 상태에 방대한 양의 어려운 무언가를 그냥 내리 꽂아버리는 느낌이었어요 딱.
그렇게 11월 셋째주 까지 저는 수업 들은 내용을 꾸역 꾸역 손으로 정리하면서 달팽이 처럼 느릿느릿 따라가고 있었지요
그러다 김충식 기술사님의 수업을 듣게 됬어요
사과랑 김을 그리시더니 그걸로 한시간을 끌어가시는데, 그 때 오 ㅏ........ 이거구나............ 와...
캄캄한 터널 속에서 한줄기 빛을 본 느낌이었습니다.
그 수업을 통해서 전체적으로 수업이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됬고
그 동안 정리했던 거... 진심 다 찢어버리고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김충식 기술사님 못만났으면 한번에 합격은 꿈도 못꿨을겁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자 이제 안그래도 시간이 없는데 이전꺼 다 찢어버렸으니 더 시간이 없을것이고, 진심 제대로 똥줄타기 시작했죠
그래도 하나도 머릿속에 없다 생각했는데 정리하면서 공부가 됬는지 두번 째 정리할 때는 첫번 째 보다 쉬웠어요
수업이 끝나면 다음 수업 때 까지 정리를 마치고, 다음 수업 예습하라고 하잖아요.
ㅋㅋㅋㅋ저는 예습의 "예" 자도 생각할 겨를 따위 없었습니다.
한 과목 정리하는데 거의 10일 정도 걸렸어요. 그러니 다음 수업 시작을 해도 이전 수업이 정리가 안끝나니 진짜 미칠 노릇이었지요.
그렇게 마지막 과목을 미련없이 과감히 버렸습니다.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일주일 정도 더 정리를 하고 정리 노트가 대략 만들어지더군요.
이제 외워야 되는데, 외우는 기술은 손지혜 기술사님 덕을 많이 봤습니다.
제언 부분은 식품음료신문과 논문을 많이 봤어요, 회사 점심시간과 출퇴근 시간 활용 많이했습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공동연차, 그리고 설날연휴가 있어서 공부할 시간이 좀 생겨서 그나마 너무 다행이었습니다.
모든 정리가 끝나고 나니 시험이 딱 일주일 남데요ㅋㅋㅋ 와 진짜 그때 심정은...... 망했다..... 라고..
4일동안 한바퀴를 복습하고나니 3일이 남았어요.
급하니 초인적 힘이 발동해서 이틀동안 한번을 더 복습했고
시험 전날 정리 노트 300페이지 되는 것을 새벽까지 마지막 복습을 마치고 쓰러져서 잠이들었습니다.
시험 전날 밤 10시에 학원에서 친해진 분과 통화하면서 "우리 걍 시험보지말고 도망갈까요" 라고 할 정도로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제가 챙겨간 준비물]
수험표, 신분증, 간식 (초콜릿 5개, 냉동딸기, 커피 3개, 하리보 젤리), 점심 (죽), 수험생 용 디지털 시계, 귀마개, 방석, 따뜻한 물 3병, 소화제, 두통약, 볼펜 5개, 화이트 3개, 자, 손목 보호대
귀마개를 귀에 꽂고, 디지털 시계를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여분의 볼펜과 화이트는 책상 서랍에 넣어서 떨어지면 바로 꺼내쓸수 있게 해놓고, 자는 학원에서 하나 주셨는데 시험보다 네번 떨어뜨렸습니다.
운이 정말 좋았던게, 시험지를 1교시 때 3분 전에 주셨어요
저는 그 3분 동안 어떤 문제를 풀지, 어떻게 풀지를 끝내고 종 소리가 들리면 그때부터 자신있는 문제 순서대로 미친듯이 썼어요. 1교시 때 답안지 1권 반을 썼습니다. 초시계로 시간 10분 씩 맞추고 10분 지나면 그냥 거기서 멈추고 다음 문제로 넘어갔어요.
알레르기 문제는 만점이 나왔어요, 학원에서 알려주신대로 했습니다.
공부 안하고 간 문제가 2개 있었는데 그냥 현장 내용을 써버렸어요. 70점은 주시대요.
에틸알코올과 포르말린의 소독력 어쩌고 문제는 포르말린은 먹으면 죽는거. 에틸 알코올은 현장에서 많이 쓰는거. 이정도 알고 답안지를 서론, 본론, 결론으로 쓰다보니 세장 정도 써졌어요
그렇게 1교시가 끝나고, 어짜피 정리 노트 봐도 이제는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전날 걍 일찍 잠이나 잘걸 후회와 함께 저는 쉬는시간에 엎어져서 잤습니다
2교시 두둥
시험지를 5분 전에 주시는데 할렐루야, 나무아미타불 관셈보살 다 아는 문제!!!!!!!!!
그냥 문제 고르지도 않고 제 노트 정리 한 그대로 미친 듯이 썼어요
2교시에서 85점이 나왔어요
그리고 점심 시간... 제가 위가 약하다보니 신경성으로 위경련이 와서 소화제 먹고 그냥 방석 끌어안고 꿀잠잤어요
밥은 입도 안대고 커피, 간식 가져간거 하나도 안먹고 물만 살짝 마셨어요
그렇게 3교시, 감독관이 흔들어 깨워서 일어났고 팔이 슬슬 아파와서 손목 보호대를 착용했어요
3교시 문제는 좀 고민이 많았어요, 확실히 아는게 하나도 없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25분 초시계 맞추고 HACCP PLAN 을 CCP-B와 P에 대해 그려야 되는데 앞에 서론부 쓰고 본론부에서 B까지 그리고 나니 5분 남드라구요. P는 그냥 핵심만 쓰고 결론부에 제언으로 마무리 했어요
곰팡이 문제는 2010년도에 잠깐 곰팡이 동정하는거 옆에서 눈으로 본게 생각나서 그냥 그거 끄적이면서 위해물질과 연관해서 작성했고, 그래도 점수는 82점 이었어요
4교시 역시 감독관이 쉬는시간 끝나간다고 깨워서 일어났습니다ㅋㅋㅋ 손목에 힘이 안들어가서 아대를 피 안통할정도로 이빠이 끌어 고정하고, 앉아있을 체력도 안되서 왼쪽 팔로 책상을 끌어안고 몸을 지탱하고 정신력으로 버텼습니다. 두문제는 알고 두문제는 아리까리 했는데, 정신력이 약했는지 말아먹어가지고 60점 나왔어요
그렇게 시험이 끝났고 집에 갈 체력이 안되서 한시간동안 교실에 혼자 엎드려서 못일어났어요 택시타고 집와서 보니 새끼손가락은 쓸려 까져서 피나고 있고 어떻게 볼펜을 썼는지 엄지손가락은 피멍들어있대요. 난리도 난리 이런 난리가 없는 어마어마한 필기 시험이 끝나고, 발표 때 까지 신나게 놀기는 개뿔.. 체력 회복이 안되서 힘들어서 아무것도 안했어요.
필기 합격의 기쁨도 잠시, 면접에 대한 압박이 다시 밀려왔습니다 ㄷㄷ
대전 면접 수업에서 모의 면접을 해주는데, 와 이것도 보통 일 아니겠구나... 란 생각이 들었어요
질문이 훅 들어오는데... " ㅇ ㅖ?????... ㅇ ㅏ..... ㄴ ㅔ. 그거는........" 대략 이런 상황이었드랬죠
정리 노트를 다시 공부하는데 대략적인 건 기억이 나는데 세부적인건 다 잊어버렸드라구요, 다시 공부했죠뭐...
면접 당일. 두둥
면접 이력 카드에 있는 질문을 안하시고 엉뚱한걸 하시길래
'아... 나 떨어뜨리려나부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왕 떨어질거 그냥 할말 다하고 오자 라는 마인드로
당당하게 모르는건 모른다 얘기하고!!! 아는 건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말하려고 애썼어요
합격한거 보고... 제 생각엔 불쌍해서 붙여주신 것 같다는 생각이..
여하튼, 작년 9월 부터의 긴 여정이 끝났습니다.
기술사님들의 강의와 도움 없이는 절대 합격 못할 그런 시험이었습니다.
강의 해주신 기술사님들, 수업 시간 외에도 알려주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고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ㅊ ㅔ고.....♥
첫댓글 우와~ 축하드립니다.
정말 대단하시고 멋있습니다.^^
항상 열심히 하시는 분들은 좋은 결과가 있네요...~~
워메 감사합니다 :)
대단하십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