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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보다 훨씬 다양하고 숙련된 등반시스템 필요”
‘리지(Ridge)’는 산줄기를 형성하는 능선을 지칭하는 용어다.
바위로 형성된 날카로운 능선은 물론이요, 완만한 경사를 형성한 산줄기 역시 리지로 불린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꾼들이 많이 사용하는 ‘리지’라는 용어는 사전적 의미와는 약간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리지 등반’은 바위가 많은 암릉(岩稜)을 따라 산행하는 것을 뜻한다.
등반 대상지로서의 ‘리지’는 바위 봉우리와 암벽으로 형성된 날카로운 능선이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형태가 일반적이며,
짧은 암벽등반과 하강, 워킹을 반복하는 스타일로 진행된다.
또한 리지 등반은 일반적으로 암벽등반에 비해 난이도가 낮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변수가 많아 적절한 안전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리지 등반을 위해서는 확실한 채비가 필요하고, 등반 시스템을 익혀야 한다.
등반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일련의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리지 등반은 암벽보다 쉽다?
“난이도는 리지를 구분하는 척도가 아니다”
(좌) 만경대 리지를 등반하고 있는 클라이머.
(우) 러닝 빌레이 방식으로 비교적 쉬운 리지 구간을 등반하고 있다.
리지는 등반 대상지의 형태를 규정하는 말이지, 등반의 난이도나 성격을 의미하는 용어는 아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리지 등반은 초보자도 할 수 있는 쉬운 암벽등반의 한 종류라고 생각한다.
위험도 덜하며, 등반에 사용되는 장비나 기술은 일반 암벽등반에 비해 가볍고 쉬운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보편적으로 ‘리지’는 암벽등반 루트에 비해 난이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 리지 루트의 경우, 엄청난 규모와 난이도의 암벽을 넘어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곳은 웬만한 암벽 루트보다 훨씬 힘들고 체력 소모도 심하다.
인수봉과 같은 큰 암벽은 등반을 시작하기 전에 암벽 장비를 충분히 갖추고,
적절한 확보기술을 사용해 오르게 된다.
때문에 추락하더라도 제동이 되고 바닥이 아닌 암벽 면에 떨어지며 매달리게 된다.
그러나 리지 등반 도중 나타나는 짧고 쉬운 암벽의 경우,
아무런 확보 없이 오르다가 추락하면 사고로 이어진다.
물론 확보 시스템을 이용해 안전하게 등반할 수 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급사면을 내려갈 때도 로프를 걸고 하강할 것인지,
그냥 걸어서 갈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렇게 애매한 상황에서 잘못 판단할 경우 큰 사고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암릉의 경우 크고 작은 바위와 나무들이 불규칙하게 노출되어 있어 추락하면 충돌의 위험이 높다.
로프를 사용한 확보 등반을 하더라도 고정 확보물이 적어 선등자가 추락하면 지면으로 떨어질 위험성도 높다.
지면 추락은 암벽 등반에 있어 가장 위험한 상황이다.
추락 거리가 짧아도 발에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등반자의 발부상은 후송이 어려워 2차 조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리지 등반은 일반 암벽등반보다 위험성이 더 큰 활동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암벽등반 사고의 대부분은 리지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리지 등반을 위한 철저한 채비와 기술 습득이 필요하다.
실제로 리지 등반은 일반 암벽등반에 비해 훨씬 다양한 확보기술이 사용된다.
또한 현명한 판단, 적절한 대비, 그리고 풍부한 경험도 필요하다.
(좌) 만경대 리지를 등반하고 있는 클라이머.
러닝 빌레이는 등반자 사이에 연결된 로프를 상황에 따라 풀었다가 사리는 일을 반복해야 한다.
(우) 조금 어려운 구간이나 추락시 위험한 곳에서 사용하는 고정로프 따라 오르기.
리지 등반에 필요한 채비
등반·워킹·하강에 모두 적합한 신발이 필수
리지 등반에 필요한 준비물은 개인 암벽등반 장비와 공동장비, 기타 장비로 구분할 수 있다.
이제 북한산 일대의 리지를 등반하려면 암벽등반 장비의 착용은 필수다.
평일에도 주요 리지의 길목에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이 지키며 장비 착용자에 한해 등반을 허용하고 있다.
등반자 개인별로 준비할 암벽등반 장비는
헬멧, 안전벨트, 자기확보물, 슬링, 카라비너, 확보·하강기구, 리지화, 초크 등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로 구성된다.
공동장비로는 50m 이상 되는 로프 2동과 확보물(캠 1세트 외) 등을 갖춰야 한다.
그 밖에 필요한 장비로는 배낭과 식량(행동식과 비상식), 물, 윈드재킷, 보온의류, 헤드램프, 비상약품 등이 있다.
특히 비상식과 윈드재킷, 헤드램프는 조난이나 위급 상황에 대비해 언제나 배낭 속에 넣어둬야 할 필수품이다.
복장은 활동성이 좋은 것이면 무난한데,
바지의 경우 허리 벨트가 없는 것이 안전벨트 착용시 편하다.
또한 가능하면 신축성이 좋고 통이 좁은 것이 발끝의 움직임 관찰에 유리하고 활동이 자유롭다.
상의는 단추가 적고 단순하며 신축성이 좋은 것이 유리하다.
안전벨트 착용시 상의는 벨트 안으로 넣어 단정하게 처리해야 등반시 걸리적거리지 않는다.
신발은 리지화를 신는 것이 일반적이다.
리지화는 부틸고무가 함유된 바닥창을 사용해 바위와의 마찰력이 뛰어나다.
암벽화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쉬운 암릉 등반에는 충분히 성능을 발휘한다.
리지 등반은 암벽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워킹과 하강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편안한 신발 착용은 필수다.
리지 등반 계획 세우기
팀 내 미숙련자를 기준으로 시간·루트 선정해야
리지 등반을 준비할 때는 사전에 정보를 충분히 입수해야 한다.
전체 등반 길이(소요시간), 난이도, 루트 개념도, 어프로치와 하산 루트, 소요장비 등을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
등반에 참가하는 대원들의 능력도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일행 중 기본기술을 익히지 않은 초보자가 끼어 있다면 팀 전체의 등반 속도는 그 사람에게 맞출 수밖에 없다.
등반 시간은 산행 계획을 세우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특히 리지 등반은 기술이나 경험, 체력에 따라 팀별로 상당한 시간 차가 생기게 된다.
설악산의 대표적 리지인 천화대의 경우,
숙련된 등반가들은 하루에 전 코스를 끝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팀은 1박2일도 부족할 정도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리지 위에서 숙박하게 되면 많은 장비가 필요하고 짐이 무거워진다.
이렇게 과도한 중량은 등반 속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등반 루트를 결정하는 문제도 상당히 중요하다.
대부분의 암릉은 어려운 정식 루트 외에 우회 루트가 나 있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완전히 걸어서 돌아갈 수 있는 곳도 있다.
상황에 따라 정식 루트를 돌파할지 우회로를 선택해 돌아갈지 결정해야 한다.
팀의 능력과 허용 시간에 알맞은 루트를 선택하는 것은 리더의 몫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리지 등반 도중 겪을 수 있는 기상악화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능선 위에 형성된 리지 코스는 고도가 높아 기상변화가 심하고 악천후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람도 심하고 구름이나 안개가 수시로 지나가며 시야를 가리기도 한다.
암릉 등반 도중 낙뢰라도 만나면 피할 곳도 마땅치 않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비상시 탈출로와 물을 보충할 만한 계곡도 미리 파악해둬야 한다.
강한 햇빛을 막을 수 있는 모자와 선글라스, 스카프, 선블록을 준비하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고열량의 행동식도 마련해둬야 한다.
(좌) 등반자 확보 시스템은 한 사람씩 차례로 등반하기 때문에 시간은 많이 걸린다.
(우) 고정확보물에서 안정된 자세로 하강하고 있는 등반자.
리지 등반기술 1 - 러닝 빌레이
비교적 쉬운 구간에서 사용하는 확보기술
러닝 빌레이(Running Belay)는 말 그대로 이동하며 확보(빌레이)하는 것이다.
산꾼들 사이에서는 ‘안자일렌(Anseilen)’이라는 독일어를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3명이 등반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3명은 50m 한 동의 로프로 묶는다.
간격은 10m 내외가 적당하다.
남은 로프는 사려서 어깨에 걸치고, 필요한 경우에는 풀어서 길게 사용한다.
등반 간격이 좁아져서 줄이 길게 늘어질 경우 다시 어깨에 사린다.
등반은 3명이 동시에 같이 움직인다.
선등자는 올라가며 중간 중간의 나무 등에 슬링을 두르고 로프를 통과시킨다.
나무가 없을 때는 암각을 이용하고, 때로는 확보물을 설치할 수도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등반자는 선등자와 간격을 유지하며 따라 오른다.
반드시 등반자 사이에 묶여 있는 로프의 길이만큼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로프가 느슨해진 상태로 추락하게 되면 그만큼 떨어지는 길이가 길어진다.
반면 미처 로프를 풀어주지 못해 앞선 이가 뒤로 잡아채지는 위험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리지 등반 중 특히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두 번째 등반자는 선등자가 설치한 확보물에 도착하면,
자신의 앞쪽에 있는 로프를 카라비너에서 빼내고, 자신의 뒤쪽에 있는 로프를 카라비너에 통과시킨다.
세 번째 마지막 등반자는 선등자가 설치한 중간 확보물이나 슬링, 카라비너를 회수하며 오른다.
러닝 빌레이 등반 도중 추락할 경우 추락자는 즉시 큰소리로 동료들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다른 등반자들은 ‘추락’ 소리를 듣는 즉시 자신의 위치에서 신속하게 추락을 잡아줄 수 있는 자세나 조치를 취한다.
로프에 딸려가지 않도록 버티거나 나무나 바위를 잡고, 슬링을 두를 수 있다면 재빠르게 슬링을 두르고 자기 확보를 한다.
러닝 빌레이는 이동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추락시 확보 방법이 완전하지 못한 것이 단점이다.
그래서 비교적 쉬운 루트에서 사용하며, 등반자 간의 능력도 비슷해야 한다.
(좌) 고정로프 따라 오르기는 등반자가 추락해도 로프에 매달릴 수 있도록 고안된 시스템이다.
(우) 매우 어려운 곳은 일반 암벽등반 시스템인 등반자 확보기술을 사용한다.
리지 등반기술 2 - 고정로프 따라 오르기
조금 어려운 구간에서 사용하는 확보기술
고정로프를 따라 오르기는 조금 어려운 구간에서 사용하는 확보기술이다.
이 방법은 선등자가 먼저 올라가서 로프를 고정시키고
다음 등반자들은 로프에 코드슬링을 이용한 푸르지크 매듭을 하고 자신의 안전벨트에 연결해 올라가는 방법이다.
추락하게 되면 푸르지크 매듭이 고정된 로프에 걸려서 추락이 멈춰진다.
나무나 바위 같은 자연 확보물에 로프 끝을 고정할 때는 견고하지만
충격을 받아도 쉽게 풀 수 있는 요세미티 볼라인 매듭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등반자는 줄을 따라 올라가며 푸르지크 매듭을 한 손으로 먼저 조금씩 올려주며 올라가는 불편함이 있다.
푸르지크 매듭 대신 주마(등강기)를 사용할 수도 있으나 벗겨질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션트(Shunt) 같은 장비는 고정로프를 따라 오르는 데 사용하는 장비가 아니므로 사용을 금해야 한다.
푸르지크 매듭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차선책으로 수퍼베이직, 로프맨, 덕 등의 어센더를 이용하기도 한다.
푸르지크 매듭은 일일이 손으로 밀어 올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이 기구는 그냥 로프를 통과해 술술 빠지다가도 추락해서 밑으로 힘이 작용하면 로프를 꽉 물어주며 자동으로 확보가 된다.
단, 이런 종류의 장비는 정확한 사용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리지 등반기술 3 - 등반자 확보기술
어려운 구간에서 사용하는 확보기술
이것은 일반적인 암벽등반에 사용하는 확보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선등자를 비롯한 모든 등반자를 한 명씩 로프로 확보하며 등반한다.
선등자는 두 번째 등반자가 밑에서 확보해주고, 두 번째 등반자는 선등자가 위에서 확보를 해주며 올라간다.
세 번째 등반자는 두 번째 등반자가 위에서 확보를 봐주며 오른다.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이 단점이다.
어떤 방식의 등반이나 마찬가지지만 지면 추락 방지는 리지 등반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다.
지면 추락은 암벽등반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출발지점에서 확보물을 머리 위에 설치해야 하고,
확보물 설치가 여의치 않을 때는 확보자나 다른 등반자들이 선등자가 지면 추락하는 것을 몸으로 막아내야 한다.
발을 받쳐 주거나 어깨를 밟고 올라가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선등자뿐만 아니라 짧은 구간이 많은 곳에서는 후등자도 지면 추락 또는 바위 충돌에 노출된다.
확보 로프를 바짝 잡아당겨 추락 길이를 최소화하도록 유의해야 한다.
리지 등반기술 4 - 하강과 클라이밍다운
하강 확보물 안전한지 확인 또 확인
리지에서는 바위로 된 구간을 내려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로프 하강을 하면 안전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내려가는 등반인 클라이밍 다운(Climbing Down) 역시 위에서 설명한 세 가지 확보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로프 하강은 가장 손쉽게 고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하강은 체력 소모가 전혀 없고 쉬워 보이지만,
사고가 나면 매우 치명적인 데다 발생 빈도도 높다.
리지 등반 중 가장 많은 하강 사고의 유형은 하강 확보물 파괴다.
나무가 뽑히기도 하고, 암각이 파괴되거나 노후된 슬링이 절단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리지 하강시 확보물이 불안해 보이면
하나 더 느슨한 상태로 하강지점을 설치해두고 일행 모두 하강한 뒤
체중이 가장 가벼운 사람이 마지막으로 보완 확보물을 회수해 내려가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사고 발생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하강 줄이 짧아 낭패를 볼 수도 있고, 하강 후 로프 회수가 안 될 수도 있다.
하강 루트 중간에 크랙과 같은 바위 틈새나 잡목이 있으면
회수되는 로프가 떨어지며 틈새에 끼고 뒤엉키는 일이 흔하게 발생한다.
그러므로 첫 하강은 유사시 대처가 가능한 숙련자가 하도록 한다.
하강 준비를 할 때에는 반드시 자기 확보를 먼저 한다.
그런 다음, 하강기에 자일을 걸고 하강기에 몸을 완전히 의지하고 나서 확보줄을 회수하고 하강을 시작한다.
하강기에 거는 카라비너는 잠금장치가 되는 것이 안전하다.
이때 초보자들은 출렁거리며 매달리듯 하강하는데,
이는 손으로 자일을 조작해 잡았다 놓았다 하면서 내려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하강 포인트에 순간 하중이 크게 걸리게 되어 위험해질 수 있다.
하강시에는 체중을 자일에 의지하고 발로 몸을 밀어주며 물 흐르듯 부드럽게 내려가야 한다.
리지 등반기술 5 - 패닉 상황 컨트롤하기
등반자를 안정시키고 차분하게 상대해야
등반 경험이 없는 초보자와 함께 등반하다 보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암벽이라는 생소한 환경에 아찔한 고도감까지 더해지면 심한 공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이 순간 초보 등반자는 패닉(panic) 상태에 빠지게 된다.
대원들 가운데 한 사람이 이렇게 중간에 고립되면 등반은 지체되고 다른 팀에도 지장을 주게 된다.
이런 경우 보통 큰소리로 야단을 치며 코치하거나 심한 경우 욕을 하는 이들을 보게 된다.
하지만 패닉에 빠진 등반자는 그 순간 한 명의 환자로 생각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당연히 경험이 많은 리더가 위기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줘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등반자가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안정감 있는 태도와 목소리로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격려하며 다음 동작을 지시한다.
패닉 상태의 등반자는 바로 코앞의 홀드와 스텝도 구분해내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등반자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것이다.
리지 등반에 유용한 팁
로프 매듭 깔끔하게 만들기
매듭만 봐도 등반자의 수준 알 수 있어
검술의 고수는 칼을 쥐는 것만 봐도 공력을 가늠할 수 있다.
등반도 마찬가지로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 얼마나 숙련된 클라이머인지 파악이 가능하다.
등반의 기초가 되는 매듭의 경우, 크기가 일정하고 줄 처리가 얼마나 깔끔한지가 관건이다.
매듭을 하고 남는 줄이 너무 길거나 짧아도 문제가 된다.
김성기 강사는 자신의 팔 길이를 이용해 매듭에 적합한 로프 길이를 가늠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로프의 한쪽 끝을 잡고 다른 손으로 어깨까지의 길이를 잰 다음 반으로 접어 8자 매듭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매듭에 만들어진 루프의 크기를 카라비너에 걸릴 수 있는 적정한 크기로 만들 수 있다.
남는 줄도 피셔맨 매듭으로 정리할 수 있는 적당한 길이가 된다.
이렇게 각 개인에 맞는 매듭의 로프 길이를 신체를 이용해 알아두면 유용하다.
튜브형 빌레이 디바이스 사용하기
다재다능한 장비 하나로 중량 줄이기
중력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짐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등반 장비도 가능하면 단출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확보용으로 쓰는 빌레이 디바이스 가운데는 자동제동이 가능한 그리그리나 베이직, 신치 등이 인기다.
이들 제품은 사용은 편리하지만 두 줄용 하강기를 따로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튜브형 빌레이 디바이스는 완전자동은 아니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지 등반에 안성맞춤이다.
하강은 물론 두 줄을 이용한 후등자 확보도 손쉽게 할 수 있어 인기다.
페츨의 리버소3나 블랙다이아몬드 ATC-Guide 제품이 인기가 있다.
자동제동장치가 아닌 튜브형 확보기구는 반드시 두 손이 로프를 잡고 있는 상태로 확보를 봐야 한다.
특히 로프의 끝을 사용하는 선등자의 경우 반드시 되감기 8자 매듭법으로 안전벨트의 루프에 로프를 고정시킨다.
이때 매듭을 형성한 로프가 꼬여서는 안 되고 고리 크기는 벨트의 루프와 동일해야 한다.
이는 로프의 강도를 최대로 유지시키기 위함이다.
사진으로 보는 리지등반 장비 사용 TIP
긴 러너(슬링) 휴대법
리지 등반 중에는 길이가 긴 러너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자칫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될 수 있는 러너를 간편하게 휴대하는 방법이다.
101 러너를 스크루처럼 여러 번 꼰다.
102 꼰 러너를 반으로 접어 끝의 고리에 손가락을 건다.
103 러너의 고리를 벨트에 연결된 카라비너에 건다.
104 긴 러너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안전벨트 착용법
안전벨트 착용은 등반의 첫걸음이다.
안전하고 확실하게 착용해 등반시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201 암벽 등반용 안전벨트.
202 안전벨트가 꼬이지 않도록 잘 편다.
203 바지를 입듯 다리부터 벨트에 집어넣는다.
204 다리벨트는 손가락 세 개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여유를 둔다.
205 등반 중 걸리지 않도록 상의는 벨트 안쪽으로 잘 넣는다.
206 허리벨트는 너무 조이거나 흘러내리지 않도록 조인다.
207 허리벨트가 풀리지 않도록 여분의 벨트를 버클에 역으로 끼운다.
데이지 체인 확보줄 사용법
데이지 체인을 개인 확보줄로 사용할 때는 반드시 잠금 카라비너를 고정하는 매듭을 만들어야 한다.
매듭이 없을 경우 바텍이 터지면 확보줄과 카라비너가 분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301 데이지 체인에 확보용 잠금 카라비너를 고정한 모습.
302 매듭으로 카라비너를 고정하지 않았을 때를 가정한 사진.
303 데이지 체인의 하단 고리에 카라비너를 함께 걸었을 때를 가정한 사진.
304 충격을 받아 바텍이 터졌을 때의 사진.
305 매듭이 없으면 바텍이 완전히 터졌을 때 슬링과 카라비나가 분리된다.
306 데이지 체인을 확보줄로 사용할 때 안전벨트에 연결하는 모습.
로프 사리는 법
로프를 사용하기 쉽도록 정리하는 일은 등반 시간을 단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로프를 사리는 방법을 알아본다.
401 잘 사려진 로프. 끝을 이용해 여러 번 감아 고정시키고 매듭을 지었다.
402 두 팔을 이용한 나비 사리기.
403 목에 로프를 걸어서 사리는 방법.
튜브형 빌레이 디바이스 사용법
튜브형 빌레이 디바이스는 선등자나 후등자 확보에 유용하다.
하지만 줄이 빠지는 각도나 손을 사용하는 요령을 익히지 못하면 불편할 수 있다.
501 선등자 확보시 로프의 각이 너무 벌어지면 줄의 유통이 부자연스럽다.
502 선등자 확보시 로프의 유통이 쉬운 제동 손의 각.
503 선등자 제동시 올바른 손의 모습.
504 선등자 확보시 잘못된 제동 손의 모습. 로프에 힘이 걸리며 새끼손가락에 부상을 입을 수 있다.
505 후등자 확보시 튜브형 빌레이 디바이스 사용 모습. 반드시 잠금 카라비나를 사용한다.
506 후등자의 로프를 당겨 올리고 있는 모습. 두 손이 언제나 로프를 잡고 있어야 한다.
507 오른손을 줄에서 떼지 않고 줄 위를 미끄러지듯 왼손 밑으로 옮겨서 줄을 잡는다.
리지 등반 장비 착용 순서
리지 등반에 필요한 장비를 올바르게 착용하고 있는 모습.
601 장비 착용 전.
602 안전벨트만 착용한 모습.
603 기어슬링을 어깨에 착용한 모습.
604 헬멧과 배낭을 착용해 기본 준비를 마쳤다.
605 로프를 어깨에 매면 출발 준비가 끝난다.
606 기어슬링과 안전벨트에 착용한 확보장비들.
607 헬멧은 눈썹이 보일 듯 말 듯하게 바짝 내려 써야 충격에 안전하다.
리지 등반에 자주 쓰이는 매듭법
리지 등반에 쓰이는 매듭법은 암벽등반과 동일하다.
각 상황에 알맞은 적당한 매듭법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익혀야 한다.
701 로프의 끝을 사용하는 등반자가 사용하는 되감기 8자 매듭.
702 로프를 고정할 때 사용하는 요세미티 볼라인 매듭.
703 고정로프를 따라 오르기나 하강시 확보용으로 유용한 푸르지크 매듭.
복수의 확보물 이용한 이퀄라이징
여러 개의 확보물에 균등하게 충격을 분산시키는 것을 이퀄라이징이라고 한다.
하나의 확보물이 빠져도 다른 것이 보완해줄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801 크랙에 캠을 설치해 확보물을 만든다.
802 복수의 확보물을 슬링으로 연결한 뒤 가운데를 한 번 꼬아 고리를 만든다.
803 꼬아 만든 고리를 슬링의 반대편 면과 함께 잠금 카라비너에 걸면 이퀄라이징이 된다
김성기 강사
“리지 등반의 안전 위해 시스템 철저히 익혀야”
코오롱등산학교 김성기(金成基·45) 강사는
1994년 코오롱등산학교 정규반을 통해 정식으로 전문등반에 입문한 늦깎이 클라이머다.
하지만 특유의 열정을 앞세워 등반에 몰입했고,
1997년 여름 요세미티 원정에 함께 했던 이용대 코오롱등산학교 교장에게 강사로 발탁됐다.
그는 그해 가을부터 지금까지 후배 산악인들 교육에 열과 성의를 다하고 있다.
“리지 등반을 의외로 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 놀랐습니다.
암벽등반보다 훨씬 상황이 변화무쌍해 위험한 데도 말입니다.
최근 몇 해 사이 등산인구가 크게 늘어나며 안전사고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식과 기술, 경험, 체력이 부족한 초보자가 무리하게 등반을 하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홀로 등반하거나 음주, 안전수칙 무시 등으로 일어나는 사고도 빈번합니다.”
그가 강의하는 리지 등반기술은 코오롱등산학교의 인기 과목이다.
리지 등반을 즐기는 이들에게 유용한 내용으로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수강자들은 리지 등반의 정의부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짧은 교육기간 동안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실전 등반에 앞서 평지에서 시뮬레이션으로 시스템을 익히는 과정도 유용하다.
“요즘 북한산에서는 장비 없이 리지 등반을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고가 줄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장비를 입장권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로프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들고 다니고 있는 분들도 여럿 봤습니다.
리지 등반은 안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리지 등반기술이 왜 필요한지 좀 더 널리 알려졌으면 합니다.”
그는 2004년 23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이후 서울 불광동에서 서니사이드라는 실내인공암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업 등반가가 된 것이다.
김성기씨는 여러 차례 해외 등반에 참여해 본인의 등반을 충실히 해왔지만,
그에 못지않게 등반 교육에도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 등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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