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의 나기성(47·사진) 이사는 오는 10일, 첫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 'QM5'의 출시를 앞두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르노삼성은 물론이고 르노그룹으로서도 첫 SUV인 만큼 공을 많이 들였기 때문.
"르노삼성차하면 품질 아닙니까. 조만간 고객들에게 선보일 'QM5'도 기존 SM시리즈 못지않은 즐거움을 줄 겁니다."
'QM5'는 닛산의 SUV '엑스트레일'의 플랫폼(뼈대)을 토대로 해서 만든 것. dci 엔진을 장착해 디젤엔진의 단점이던 소음과 진동을 크게 줄였다는 게 특징이다.
"시승해보면 디젤차임에도 'SM5'와 승차감에서 별차이가 없습니다."
그의 공식 직함은 '서브-미드 레인지 O-PD 오퍼레이션 치프'. 꽤 길다. 하지만 쉽게 얘기하면 'SM3'와 'QM5'의 개발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자리. 2005년부터 이 자리를 맡은 뒤 르노그룹의 본사인 프랑스와 닛산자동차의 일본을 무려 수십차례나 오고가며 협력관계를 확고히 해왔다.
자동차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92년. 당시 삼성이 비밀리에 자동차 회사 설립을 구상할 때 특별기획팀 구성을 위해 삼성물산 기획실에 있던 그를 발탁한 것. 이후 95년 삼성자동차 출범 때 옮겨왔고, 98년엔 'SM5' 출시에도 관여했다.
"당시 부품 조달을 위해선 국내 부품업체들의 도움이 절실했지만 대부분 현대차와 기아차에 납품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어요. 해외 부품업체들도 '삼성차가 연간 몇 대나 만드는 회사냐'는 질문을 해올 땐 역시 난감했죠."
우여곡절 끝에 국내에서 부품을 조달할 업체들을 발굴해냈고, 여기에다 영국 일본 등 외국의 선진기술을 가진 업체들을 연결해 SM5는 시장에 무난히 입성할 수 있었다.
"닛산과 기술제휴를 한 상태였지만 웬만한 부분은 거의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었죠. 돌이켜 생각하면 힘들고도 즐거운 시기였습니다."
그는 이번 'QM5' 프로젝트가 끝남과 동시에 'SM3'의 풀체인지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SM3'를 처음 출시할 때 경험했던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번에 또 얻을 수 있을 지, 흥미로운 실험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배동진기자 djb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