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아세안투데이 2015-1-24
주 캄보디아 대사관, 신축 조감도 공개…내년 말 완공
전 한국 대사관은 극악 무도한 크메르루즈軍이 공산당 사령부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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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부가 공개한 주 캄보디아 대사관 조감도 [사진출처/외교부] |
프놈펜 박정연 기자 = "10여일 후 검정색 무명옷에 붉은 끄로마 천수건을 목에 건, 난생 처음 보는 크메르루즈군이 대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그들은 검은 양복에 단정한 넥타이를 맨 공손했던 대사관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예의도 버르장머리도 없었다.
총부리를 아무데나 휘두를 만큼 잔인하기까지 했다. 피묻은 옷을 입고 내집처럼 들락거리는 권총 찬 군인들도 많았다. 그들은 화단을 장식했던 꽃들까지 모두 없애버렸다. 깨끗했던 건물 외벽도 온갖 알 수 없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으로 온통 물들게 되었다.
태극기가 휘날리던 대사관 앞은 어느새 붉은 크메르루즈 국기가 올라가 있었고, 건물 입구 문에는 주 캄보디아 대사관이란 현판 대신 크메르루즈 공산당 사령부라는 간판이 내걸렸다.
대사관 건물은 수년간 함께 지냈던 대사관 직원들이 몹시도 그리웠다. 하지만 3년 후 쯤 크메르루즈가 물러난 뒤에도 그들은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위 글은 당시 현장에 남아있던 일본종군기자가 "주 캄보디아 대한민국 대사관 건물이 공산당 사령부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고 증언한 내용을 토대로 기자의 상상력을 동원해 건물 주변에서 일어났음직한 상황을 대사관 건물의 시각으로 묘사한 글이다.
비록 기자의 상상력이 가미되기는 했지만 이러한 내용은 지난 2006년, 31년 만에 외교부가 공개한 외교기밀문서(교민비상철수보고서)에도 기록으로 남아있는 만큼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추정이라고 볼 수 있다.
때마침 지난 12일 신축예정인 주 캄보디아 대사관 및 관저 조감도가 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전격 공개됐다. 주 캄보디아 관계자는 "국내 설계업체가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금년 하반기부터 착공해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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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박정연 기자 |
새로운 대사관이 들어설 곳은 시내중심가 다이아몬드섬(꼬픽섬)으로, 정부가 대사관 부지를 직접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부지는 1헥타르(약3천평) 면적에 관내에 관저도 들어설 예정이다.
국가 위상과 국력에 걸맞게 새 대사관 건물이 지어진다니 아무튼 반가운 소식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마음 한편으로는 프놈펜 함락 직후 공산당 사령부로 바뀌었다는 과거 우리 대사관건물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혹시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며 대사관 직원들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아세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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