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가 찍어준 사진입니다.
핀이 안맞아서
흐릿하게 나온 사진인데
느낌이 좋아서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일 소중한 사진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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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온지 일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처음에는 잠깐 보고 여행하면서 살아야지 했는데
지금은 렌마크라는 조용한 시골 마을에 있습니다.
일년동안 이런저런 일이 많이 있었는데
어제 이 가족 사진을 찍고 왔습니다.
"타마, 시간 있으면 우리 이번에 가족사진 찍은지도 오래됐는데
찍어줄래?"
사진에 나오는 제스랑 여자친구가 먼저 친구가 됐습니다.
그리고 집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도착하기 전까지 제스가
그렇게 큰 집에서 살 줄 몰랐습니다.
아버지는 빌더이고 어머니는 학교 선생님이라고 했습니다.
그 뒤로 주에 한번씩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옵니다.
제스가 학교로 돌아간 뒤에도
주중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며
같이 울고 웃으며
겉치레가 아니라
느끼는 마음에
감사하며 집에 돌아오곤 합니다.
그렇게 반년을 넘게 계속?습니다.
가끔 둘이 싸웠다가도
이 집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두 손을 꼭 잡곤 합니다.
얼마전에 여자친구 비자가 끝나서 한국에 돌아갔습니다.
그 뒤로도 셋이서 저녁을 같이 했습니다.
그리고
......
밤늦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
이분들이 아니었으면 지금 여기 서 있을 수나 했을까하는 생각을 계속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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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 것 없는 사진들인데
항상
"와 타마. 대단하다.
예쁘다. 멋있다"
프린터해드린 사진을
보이는 곳에 걸어놓고
자랑스러워 하십니다.
부모님도 반대한 사진인데
이분들하고 같이 있으면서 큰 용기를 얻게 됐습니다.
사진을 찍게 되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집에 도착해서
집 둘레를 이리저리 둘러봤습니다.
항상 왔던 곳이지만
막상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적당한 장소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타마, 부담없이 스냅사진 자연스럽게 "
그러다 2층으로 갔습니다.
작은 라운지로 꾸며진 2층이 눈에 딱 들어와서
양해를 구하고 물건들을 치우고
쇼파를 옮겼습니다.
"제니, 반바지 말고 긴바지로 해요"
"응? 스냅사진이야. 내추럴하게"
그리고 존이 바지를 갈아입었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조명이 없어서
커튼으로 빛을 조금 조절했습니다.
"제니. 처음에 세팅하는데 좀 도와주세요"
"응? 어떻게 하면 되는데?"
"여기 가운데 앉아있으시면 되요"
Jenny
"제스, 제스도 좀 도와줘"
"응?"
"둘이서 이렇게 같이 앉고"
Jenny&Jess
그리고 본격적인 사진 찍기가 시작됐습니다.
찍을 순서를 정하고
차례로 앉아서 찍기 시작했습니다.
타즈는 아들이고 알리는 타즈의 여자친구입니다.
타즈는 선박회사에서 설계를 하고 있는데
격투기 선수로 가끔 링에 오릅니다.
Tas&Alli
"타즈. 격투기 선수니까 스맥할 수 있어?"
"타즈가 스맥하면 무서우니까 알리가 "
Tas&Alli
"존, 둘이 너무 떨어져 있잖아요"
그러자 제니가
"타마, 그럼 이런건 어때?"
John&Jenny
존은 타즈랑 같이 걸을때
더 당당해지고 걸음걸이에 힘이 들어갑니다.
"제니, 존이 타즈랑 있으면 어깨를 더 펴는 것 같아요"
"그건 타즈가 존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야"
John&Tas
존과 제니는
항상 제스와 타즈 걱정을 합니다.
제니는 존에게
아직 제스가 남자친구도 없다고 이런저런 걱정을 말하면
존은 조용히 그럽니다.
"그건 그 얘가 조금 특별해서 그래"
John,Tas&Jess
"이제 가족사진 찍어요. 여기 네명이 다 나란히 앉을 수 있겠어요?"
Knight Family
한번에 찍기에는 조금 어색하고
처음 찍는 경험이라서
분위기가 굳어지지 않게 하려 했습니다
모르는 사람을 찍는 것보다
전부터 알고 있는 사람을 찍는다는 데 다행이라고 느끼면서
조금씩 얘기를 하면서
......
......
......
......
한시간정도
찍고나서 다 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밤 늦게까지 얘기를 하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가족이 평생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주에도 다시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호주에 와서 여행을 하고
꿈을 찾고
어떤 사람들은 돌아가고 어떤 사람은 남지요.
한국으로 돌아갈 사람들은
설레기도 할거고
걱정도 될겁니다.
불안하기도 할거구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혼자라고 생각해도 절대 혼자가 아니니까
그리고 남겨진 사람의 슬픔과 고통을 생각한다면
죽지 마세요. 살아 있으면 웃을 날이 있을 겁니다
남자들한테 - 여자친구한테 좀 더 잘 해 주세요.
첫댓글 사진이 너무 이쁘네요..그리고...힘내세요.......
좋은글 잘읽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