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장마가 계속되는 중부지방에도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운 날씨에 어떤 사람은 이열치열이라며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즐겨먹지만, 아무래도 여름철에는 시원한 냉면이 제격이다. 제대로 만든 냉면 한 그릇 먹으면 잠시나마 더위는 싹 달아나고 입안은 행복해진다.
예로부터 냉면이라면 북한에는 평양냉면이 유명하고, 남한에는 진주냉면이 유명하다. 그런데 진주냉면은 15가지로 만든 냉면육수에 풍성한 고명으로 얹는 음식으로 맛이 풍부하고 영양가가 높다.
▲ '육전' 소고기에 계란을 입혀 구운 육전 © 박익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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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지인들이랑 수원 인계동 나혜석거리에 개점한 박군자 진주냉면집을 찾았다. 100평가량 되어 보이는 실내는 깔끔하고 시멘트 바닥은 투명코팅을 했는지 광이 번쩍번쩍 나는 유리 같았다.
육전을 하나 주문하고 시원한 맥주와 소주를 주문했는데...잠시 후 나온 육전의 맛이 술안주로 제격이다. 질기지도 않고 계란을 입혀 구운 육전은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다.
묵직한 놋그릇에 담겨져 나온 물냉면에 썰은 소고기 육전, 편육, 계란지단, 오이지, 실고추, 배, 냉면김치, 참깨가루 등 푸짐한 고명을 얹어서 식탁에 차려졌다.
▲ 물냉면과 비빔냉면(오른쪽), 살짝 얼은 육수를 풍성한 고명이 돋보인다. © 박익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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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명태대가리, 건홍합, 건새우 등 15가지를 넣어 만든 비법의 육수에 메밀가루와 전분을 썩어 만든 면발과 풍성한 고명을 얹어서 나온 박군자 진주냉면은 처음 맛보는 맛이지만 입안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진주냉면은 술꾼들의 숙취해소에 안성맞춤 음식으로 알려졌다.
70년 전통의 박군자 진주냉면은 여태까지 먹어본 냉면과는 맛의 깊이나 차원이 다르다. 반찬으로는 냉면 김치와 숙성된 열무김치가 나왔다.
놋그릇은 구리와 주석으로 만든 조선의 전통 그릇이다. 선조들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놋그릇은 음식을 상하지 않게 하고 살균효과를 낸다고 현대 과학으로 증명되었다.
진주냉면은 사대부나 양반들이 기생집을 출입하며 먹었던 교방음식이라고 한다. 교방이라면 기생들이 가무를 배우던 곳이니 음악과 춤이 있는 좋은 분위기에 맛있는 음식은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니겠는가.
만화가이며 미식가인 허영만씨가 식객(食客)에서 진주냉면을 소개하여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처음 맛본 박군자 진주냉면은 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이요 명실상부(名實相符)한 맛이다. SBS스타킹에 명품맛집 박군자 진주냉면이 소개되었다고 벽면에 훈장처럼 걸려있다.
▲ 2014년 5월 31일 방영된 SBS 스타킹, 명품맛집 박군자 진주냉면 © 박익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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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는 TV에 소개된 화면이 걸려있고, 손님은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었다. 8명이 오붓이 먹을 수 있는 공간 3개가 있고, 24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는 공간도 점심시간에는 꽉찬다고 한다.식당 뒷편에는 1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전용주차장도 있었다.
벽면에 걸린 메뉴판에는 물냉면, 비빔냉면, 썩음면, 설렁탕, 만두, 육전, 수육, 육회 등 냉면집의 메뉴도 다양했다.
계산대에서 음식값을 치루고 난 후 개방된 주방에서 주방에서 육전을 구워내는 박군자 사장에게 잘먹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진주에서 수원으로 상륙한 박군자 진주냉면 사장은 “진주보다 손님이 너무 많다”며 인기몰이 중에 즐거운 비명으로 감사를 표했다.
당당하게 이름을 간판에 걸고하는 박군자 진주냉면이 수도권에서도 손님들에게 사랑받기를 기원한다. 식당을 나와서 친구랑 건너편에 멋지게 조성된 효원공원을 몇바퀴 걸었다. 효원공원은 도시인에게 새로운 삶을 충전시켜주는 공간으로 많은 시민들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있었다..
박군자 진주냉면 (전화) : 031-232-2535
주소 : 수원시 팔달구 인계로 166길 4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