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환상조합"
긴 세월 수많은 프로 선수들에게 사랑받아 온 명기들은 그 나름의 이유가 법이지요.
스티가사의 간판스타이며, 개인적으로는 장거리 정밀타격 병기라 평하고 싶은 클레식 블레이드 클리퍼우드(WRB)를 오래간만에 다시 잡아봅니다.
A |
B |
C |
D |
E |
F |
G |
159 |
101 |
260 |
29 |
26 |
151 |
6.9 |
헤아릴 수 없는 수의 블레이드들이 제 손을 거쳐 갔지만 먼지가 쌓이고 세월의 흔적이 묻어날지언정 언제까지라도 소장하고 푼 몇 안 되는 녀석 중 하나가 오늘 소개해 드릴 클리퍼우드입니다.
스티가 사의 클리퍼 시리즈 블레이드라면 선이 굵은 탁구, 즉 구장을 폭넓게 사용하며 중, 후진에서 위력적인 양핸드 드라이드를 연속적으로 구사하며 다이나믹하게 플레이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최적화 된 최고의 장거리 무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나치지 않은 적절한 울림과 합판 특유의 타구음, 여기에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안정적인 타구 감각이 매력적입니다.
이상하게도 이놈만 손에 쥐게 되면 탁구장을 청소하듯 휘저으며 열심히 좌우를 뛰어다니게 되네요.
자연 스윙 궤적이 커지고 어깨에 더 많은 힘을 모으게 됩니다. 사실 이놈을 다시 만나고 나서 수 일 전부터 어깨에 탈이 생겨 운동량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평소와 다른 후진 플레이를 욕심내다 보니 몸 전체의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어깨에만 무리를 줬나 봅니다.
이제는 러버 테스트용으로나 사용해야 할 법한 이 쇄약(오랜만에 챙겨보니 많이도 찍히고 깨져 나갔네요)해진 블레이드를 다시 꺼내들게 된 사연은 칼리브라LT 시리즈 러버의 유혹이 컷 던 것 같습니다.
로즈우드VII와의 조합에서도, 또한 리썸과의 조합에서도 공통적으로 느꼈던 칼리브라LT 시리즈 러버의 매력은 낮고 날카로우며, 길게 뿌려지는 인상적인 볼 궤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전 경험한 여러 블레이드 중 긴 볼을 위력적으로, 한편으로는 안정적으로 만들어 내기에 가장 만족스러웠던 클리퍼우드와의 조합은 어떨지 궁금해졌습니다.
클리퍼우드(WRB / ST) 블레이드 전면에 칼리브라LT, 후면에 칼리브라LT sound를 입히고 시타에 들어갑니다.
[여기서 잠깐!!!]
제가 체득한 칼리브라LT 시리즈 러버의 적응 방법을 짧게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대단한 팁은 아니니 너무 집중하지 마시길,,,
근간에 보편화된 회전중시형 러버를 사용해 오시다 칼리브라LT 시리즈 러버를 처음 접해 보신 분들은 공통적으로 느끼시겠지만 전진에서 짧고 빠른 박자로 타구할 때 블레이드 각을 미세하게 열어주거나 팔로우 스윙을 조금만 더 앞으로 끌어주어야겠더군요. 회전중시형 러버와 같은 블레이드 각으로 짧은 스윙을 하게 되면 네트행이 잦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루프드라이브도 무난히 소화하지만 궤적을 길게 보고 구사하는 탑스핀 드라이브의 능력이 보다 출중하며, 맞드라이브 능력은 비교 대상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발군입니다.
보스커트 구사에 있어 블레이드 각을 열고 깊이 밀고 들어가기 보다는 블레이드를 다소 세워서 찍어주는 것이 하회전량을 늘리거나 거리조절에 용이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회전량을 극대화 할 욕심으로 블레이드를 각을 완전히 열어 밀고 들어가면 회전량과 관계없이 미끄러지듯 볼이 떠 버리는 경우가 발생해 당황하게 되더군요.
위에서 나열한 바와 같이 제가 느낀 칼리브라LT 시리즈 러버의 몇 가지 특성은 상당기간의 적응기가 필요할 정도의 큰 이질감이 아니므로 감각이 좋은 분들은 바로 적응하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역시나 같은 집안 식구가 아니랄까봐 첫 느낌부터 경쾌하게 출발합니다.
기대했던 대로 중장거리 선수들끼리 묶어주니 볼 끝이 묵직하고 시원시원하군요.
또 하나의 환상조합을 만들어 낸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후진에서 구사한 드라이브가 상대 테이블 끝에 날카롭게 걸친 후 다시 뻗어나갑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궤적입니다. 허접한 저의 드라이브 능력을 확실히 메우고도 넘치는 두 용품조합의 포스가 짜릿하게 전달되네요.
드라이브 전형의 남자라면 누구나 선이 굵은 탁구를 열망하지만 힘에 부치고, 활동반경을 커버하기 위한 스피드가 모자라 상상 속에서만 동경하게 되는 것이 하수의 현실입니다. 그래도 한번쯤은 그 상상 속의 플레이를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며칠사이 어깨에 많은 무리를 주고 있습니다만 신들린 사람처럼 탁구대의 전후좌우를 열심히 뛰어다니며 끊임없이 연속드라이브를 구사해 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팩트가 부족하고 다리가 느려서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타구해 볼이 가벼울지언정 즐거운 나날입니다. 체력이 뒷받침되어서 늘 요즘처럼 통 큰 플레이를 할 수 있다면 만족스러울 것 같습니다. 비록 게임 승률은 형편없지만 말이죠. ㅎ ㅎ
선수들의 동영상에서나 접할 법한 멋진 맞드라이브 랠리와 테이블 뒷공간을 넓게 활용하면서 힘있게 뻗어나가는 연속 공격을 꿈꾸는 많은 파워 유저분들께 클리퍼우드 블레이드와 칼리브라LT 시리즈 러버의 환상조합을 한번쯤 시험해 보시길 조심스럽게 추천해봅니다.
[원문출처 : http://drprinter.blog.me/1100994594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