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피는 연꽃]
예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은 어떠한 방면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깊이 있는 노력을 끊임없이 감행 합니다. 그래서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고 하기도 하고 "반복이 끊임없는 대가를 만든다."고도 합니다. 반복을 아주 많이 하는 거지요. 우리가 기도를 할 때도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을 그저 몇번하고 마치는 게 아니라 그저 한도 끝도 없이 관세음보살님을 합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끊임없는 반복이 마음 가운데 강하고도 깊은 심원한 질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거지요.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도 양적인 변화가 질적인 변화를 유도한다고 하셨습니다.
무엇이든지간에 대가의 길이라고 하는 것은 반복이라고 하는 말을 떼어 놓고서 생각할 수가 없는데 반복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똑같은 일을 단조롭게 계속하다 보면 사람을 지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든 손에 익을 때까지는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합니까? 피아노를 치는 사람도 그렇고 숙련된 어떤 기능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엄청난 반복을 계속하지요. 말도 할 수 없는 반복을 계속합니다.
피카소가 뎃생을 십년이상 했다고 하던가요? 단조로운 소묘, 연필로 그리는 그림에 한도 끝도없는 세월을 투자한 것 입니다. 반복 이상으로 학습능률을 제고 시키는 길은 달리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꼭 공부를 하는 것도 예습을 하고, 복습을 하고, 학교 강의를 충실히 하고, 또 복습을 하면서 이 반복이라는 심도있는 과정을 거쳐야지만 그 학습 효과가 커지고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가 있고 그 다음에 심원한 세계의 맛을 알 수가 있습니다. 몇번 해가지고서는 맛을 알 수가 없지요. 계속해야지. 그래서 마음에 익고, 손에 익어야지만 맛이 납니다. 깊어지는 거지요.
어린 학생들을 많이 상대로 합니다. 대학교 다니는 학생들, 혹은 중고등학교 다니는 학생들하고도 대화를 나누다보면 참 느끼는 게 많이 있습니다. 특히 젊은 학생들도 그렇고, 요즘 젊은 세대들은 깊이를 전혀 생각 하지 않습니다. 깊게 들어가려고 하지 않으며 연습도 여러번 하지 않습니다. 반복을 잘 하질않아요. 그저 항상 새 것을 좋아하고 가볍고 힘이라거나 실력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가 기르려고하면 할수록 생기는 것이고 자시가 기르려고 하지 않으면 퇴타하게 마련인 것을. 희대의 천재라고 한때 신문을 오르내리던 그 아이들이 고등학교도 제대로 못가고 검정고시를 가까스로 봐서 지방대학을 그것도 아주 비루하게 다닌다고 하는 얘기가 신문에 보도된적이 있습니다. 천재라고 하더라도 뭔가 의미성 없는 세월을 보내게 되면 나태해지기 마련이고 전혀 제 실력이 나올 수가 없게 됩니다.
반복이라는 게 단조롭거든요. 단조롭기 때문에 이처럼 끊임없이 행하기가 어렵습니다. 부처님전에 나오시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무적으로 말이죠. 강제성이 있어야 돼요. 어느 때까지 강제성이 있어야 되는고 하니 반복을 계속해서 자기 몸에 익어질때까지. 유태인의 보전이라고 하는 탈무드에는 아주 무서운 얘기가 나옵니다. 갓 걸음걸이를 시작한 어린아이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서 씨나고그라고 하는 유태인의 교회에 나옵니다. 이 아이가 어머니손에 계속 이끌려서 씨나고그라고 하는 교회에 오다가 그 다음에 자기가 자발적으로 어머니의 손에 이끌리지 않더라도 습관적으로 가게될 때까지 어머니가 손길을 놓아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탈무드에는 이렇게 나오쟎아요. "씨나고그에 자발적으로, 제 무의식적으로 가게끔 이끌지 못하는 부모는 유태인의 부모가 아니다."라고. 유태인의 부모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대충 자발적으로 자기가 자기 걸음 떼어서 가는 것이 몇살 정도인가 하니 국민학교 일학년, 이학년 들어갈 때까지 막 이제 갓난쟁이가 서서 걸으면서 국민학교 일이학년 때까지 계속 엄마, 아버지손에 이끌려 다닙니다. 아이들은 다니기 싫지요. 부모님들의 보통 끈기 가지고는 되지 않는 거예요. 쉬운일이 아닙니다. 계속 반복을 해야지만 깊이 있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깊이 있는 인간이 될 수가 있습니다. 끈기 속에서 깊이가 나오거든요.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부처님전에 자꾸만 가까이 온다는 것은 결국은 자기 내면세계에 깊숙이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무적으로나마 자꾸만 자기가 발걸음을 떼어서 부처님전에, 점점점점 부처님을 찾아오는 것은 결국 자기 내면세계에 침잠하는 작업이고, 자기를 찾아가는 작업이고, 자기와 부처님이 만나는 장이 열리는 거지요. 반복해야 돼요. 자꾸만 찾아나서야 됩니다. 끊임 없이. 걸르지 말고 계속해서. 예전에 어렸을 때 우리는 양적인 걸 많이 얘기했쟎아요. 그다음 한 단계 더 나아가니까 질적인 세계로 변했다구요. 그런데 요즘엔 질가지고도 안되고 맛의 시대입니다. 맛의 시대, 감각의 시대가 왔어요.
예전에는 부잣집 맏며느리라고 하면 툽툽하게 생기고, 둥글둥글하게 생기고, 풍만하고 여유로운 사람들을 부잣집 맏며느리라고 그랬는데 요즘엔 툽툽하고 둥글둥글하고 그러면 절대로 시집을 못갑니다. 호리호리하고 예리예리하고 하늘하늘하고 이래야지 시집을 가게 돼 있다니까요. 미인을 만드는 약 있지요. 무슨 살빼는 약이다 뭐다 하는게 그렇게 잘 팔리는 세상이 왔어요. 아주 이상한 세상이 왔어요. 옛날엔 그런 얘기 많이 들어 보셨죠. 배가 나오면 전부 다 사장이라고. 이젠 배 나왔다간 완전히 파토입니다. 전혀 받아들여주질 않아요. 사장님들도 이젠 전부 다 날씬날씬해 가지고 뭔가 빠리빠리하고 이래야되지 배가 나오면 저 사람 한물갔다 이렇게 치부하는 세상이 왔어요.
땀을 흘리지 않는 세대. 여름에도 에어콘이 가동이 되다 보니까 땀을 안 흘려요. 땀 흘리지 않는 세대가 와 가지고 땀을 흘려서 노력을 할려고 그러질 않아요. 예전엔 야근을 한다든지, 밤을 새고 뭘 한다든지, 당연히 그래왔는데 이제는 딱 자기의 가정과 자기의 삶을 위해선 시간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요즘 아이들은 사랑도 그렇습니다. 대학교 다니는 아이인데 말이죠. 오랫동안 만나고 사랑을 했어요. 예잔 같으면 그러다가 남자가 헤어지자고 하면 마음이 아파 밤잠도 못 자고 괴로워하고 그럴거 아니예요. 그런데 이제는 사랑조차도 깊이 하지 않아서 그런지 "에이 뭐 또 만나지요." 뭐 간단해요. 상처가 없는 세상이 왔어요. 예전엔 사랑을 하다 실패를 하면 마음이 아파 어쩔 줄 몰라 하고 자살을 하네 마네 했는데 이젠 깊이 들어가질 않으니까 그저 일회용 반창고 같은 사랑같습니다. 뭐든지 깊이 들어가려고 하질 않아요. 그저 일회용 반창고 같은 그런 삶. 아파트 같은 사랑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왜냐, 아파트는 불이 나도 딱 한칸만 나고 맙니다. 내연제가 다 돼 있어 꼭 한칸만 타고 말아버려요. 이처럼 사랑도 마음이 깊숙하게 들어가 가지고 사랑을 하지 않으니까 그 마음 가운데 한구석만 타고 말아버려요. 또 다른 것, 또 다른 것, 항상 새것을 좋아하고. 이런현상을 볼때마다 좀 현기증이 나요. 음악을 듣는 것도 묵죽한 클래식을 듣는게 아니라 랩이니 팝송이니 경음악이니 전부 다 라이트뮤직같은 걸 듣고 말이죠. 애들이 감각적이고 직선적이고 충동적입니다. 대단히 감각적이예요. 아이들이 하도 감각적으로 뭔가를 많이 만져보고 느껴보다 보니까 애들이 하는 말 가운데 제일 흔한 말 "별로야 그거"의 별로라는 말. 감동할 줄 몰라요. 예전엔 조금만 좋은걸 사주면 "아버지 고맙습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 당연히 그랬쟎습니까. 요즘엔 하도 애들을 과잉보호속에 키워 놓고 그저 돈으로 치발라 버리니까 웬만해 가지고는 감동을 하지 않습니다. 감격할 줄 모르는 시대가 왔어요. 그저 그냥 시큰둥해요. 부모들이 아무리 좋은 걸 해줘도 아이들이 감동할 줄 모르고, 감격할 줄 모르고 또 감사할 줄도 몰라요. 생각을 해야 될게 대단히 많이 있습니다. 아이들뿐이 아니예요.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능인불교학교 같은 걸 좀 하다보면 아주 조금이라도 고통스러운 걸 참지 못해요. 조금 더우면 에어콘 켜달라. 추우면 꺼달라. 켜달라, 꺼달라… 하루 온 종일 공부를 하는데도 몇번 씨름을 한다니까요. 얘기를 하다가 조금만 딱딱한 얘기를 한 오분만 계속하더라도 지루해 가지고 몸이 뱀처럼 비비꼬고 난리예요. 웃겨 가면서 하지 않으면 안되는거 있지요. 딱 봐가지고 인제 안 되겠다 한판 웃겨야 되겠구나 이러면 또 할 수 없이 한판 웃겨야만 되는 거 있지요.
종교건 정치건 경제건 사회, 문화 모든 제반 양상들이 가벼워지고 있는 거 있지요. 깊이가 없어요. 그리고 거사님들하고 얘기를 해 보면 아주 굉장히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게 하나 있는데 60년대, 70년대에는 관 주도형이라고 하여 관청에서 막 끌고갔잖아요. 사실은 그래야되거든요. 나라가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끌고가야 발전하는데 요즘엔 먹고 살만해져서 그런지 대체로 보면 일반회사라거나 공무원이라거나 관공서에 근무하는 분들이 그저 다치지 않으려고 무사안일 이예요. 자기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무얼 어떻게 건설적으로 앞에서서 적극적으로 일하려 하지 않습니다. 매스컴도 이상합니다. 피고용자들의 나태하고 수동적인면 같은 것을 자꾸만 강조하는 시대가 왔어요. 그러니까 주인되는 입장에서 밀고 나가려해도 안 하는 거예요.
노조에서 뭐 한다 그러면 그것은 대서 특필하고 자금이 모자라서 문을 닫아야 되는 일보직전에 와 있는 그러한 사람들은 도외시하고 백안시하고, 물론 다중들이 피고용자의 입장에 있으니까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리더가 주도하는 사람들을 부축이지 않아가지고는 안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기업가들이 기업 안 할려고 그래요. 그저 관공서같은 것도 예전에는 관 주도형이라고 해서 막 이끌고 갔는데 이제는 어떻게 하면 안 걸릴까, 안 걸리고 좀 잘 지나가면 그저 뭐 세월이 흐르면 승진하게 되겠지, 이런 의식이 완전히 팽배돼 있는 것 같습니다. 적극적이지를 못해요. 피동적이고 수동적이고 소극적이예요. 이게 굉장히 문제입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쭉 깔려있는 분위기,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커나가는 아이들이 어떻겠습니까? 깊이가 없어요. 아이들이 깊이가 없다는 건 무얼 의미합니까? 쉬 싫증을 느끼는 겁니다. 뭔가를 꾸준히 해야지 대가도 되고 무어도 되잖아요. 이젠 대가가 되려는 야심을 가진 인물들이 없습니다. 그저 무사안일이에요.
어느 교수님하고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재미난 얘기를 들었습니다. 요즘엔 학생운동이 잠자고 있는 씨즌이 왔지만 학생운동을 주도하는 학생들은 거의 다 지방학생들이고, 거의 다 저 먼 벽촌에서 자라 가지고 문화적인 혜택을 못 받고 올라온 아이들, 편모슬하에서 커나온 아이들, 이런 아이들이 학생운동을 거의 대부분 주도하고 그 다음에 부화뇌동하고 가볍되이 움직이는 아이들은 부모가 웬만큼 먹고 살기 좋고, 뭐 이런 아이들은 그저 그냥 바람결에 흐르듯이 흐른다는 거예요. 거의가 다 밑바닥에 무언가 변혁의 기운을 가지고 있고 야심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저 밑에 시골에 살던 아이들이라는 것이지요.
그 교수님 말씀이 맞아요. 학생회 간부들은 거의가 다 지방학생들이 잡고 있대요. 연고전을 해보면 앞에서 막 연고전에 흥분하는 아이들은 거의가 다 시골 학생들이랍니다. 그리고 말쓱하게 입고 깨끗하게 입고 그런 녀석들은 와샤와샤 하면서 땀도 안흘린다는 거예요. 아주 미묘한 시대가 온 거 있지요.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런거 있지요. 그러니까 이제는 제품을 만들어도 옛날 독일의 제품같이 질이 좋고 튼튼하여 오래가는것은 이젠 안팔립니다. 일회용이라고 하더라도 쓰다가 시원치않으면 버리는 세상이니까요.
카메라도 요전에 삼성에서 만든 제품이 있는데 필름 한통만 집어 넣고 딱 찍으면 그만이예요. 버리는 겁니다. 쇠덩어리로 해 오래동안 쓸 수 있는 그런 카메라는 이젠 안써요. 일회용을 사가지고 한번 고궁이나 어디 가서 쫙 한번 "짤가닥 짤가닥" 찍은 다음에 필름 한통을 다 써버리면 그건 이젠 버리는겁니다. 필름만 꺼내면 그만이예요. 그런 카메라 한대가 시가로 칠천원 간다나 만원 간다나 요즘의 제품은 아주 가볍고 일회용 반창고같은 제품을 만들어야 잘 팔립니다. 맛도 쌈박하게 말이죠. 종교도 인스탄트화가 돼가요. 어렵고 힘겨운 작업을 안 하려고 그래요. 어떤 거사님이 "스님! 우리 법당도 의자 놓고 등받이 의자를 만들어서 좀 앉아서 하게 합시다. 아 그거 힘들어 가지고 좀이 쑤셔 가지고 앉아 있을 수 있냐 말이죠." 근기가 약해진거예요. 근기가
여러분들 한국에 문명의 이기가 들어 오면서 폭발적으로 병이 생긴거 아시죠. 냉장고가 들어오면서 위암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한국에 침대가 들어오면서 디스크가 시작되었어요. 문명의 이기가 들어오면 들어올수록 인간들은 퇴화한다는 사실을 모르세요. 참 깊이가 없는 시대, 땀을 흘리지 않는 시대, 쉬이 싫증을 느끼고, 그러니까 아이들이 무엇을 조금만 하면 그냥 신경질이에요. 그리고 보면 애들이 직선적이고 충동적이고 안정감이 없어요. 꾸준히 앉아서 있어야지 뭘 하든지 말든지할거 아니예요. 전혀 꾸준히 앉아있지를 못하니까 막 주위가 산만해요.
일본잡지에 이런 얘기가 나왔더라구요. 잡지에 묻는 겁니다. 종교잡지인데 뭐라고 그랬는고하니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제가 밥하는 아이에게 털실을 사주고 쉐타를 짜라고 했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그런데 뜨게질을 해서 쉐타를 짜라고 했는데 잘 안 짜는거예요. 그래서 한번 호되게 야단을 치고 빨리 짜라고 그랬다는 거지요. 이 아가씨는 쉐타를 짜증을 부리면서, 신경질을 부리면서 짰어요. 그런데 아이가 그 쉐타만 입고 나가면 사고가 난다는 거예요. 그 쉐타만 입고 나가면 가서 터지고 들어오고, 다쳐 들어오고, 깨지고 들어오고, 이게 웬일인지 모르겠다 이거예요. 우리 법당에 독산동인가 어디에 사시는 보살님이 계신데 자주는 못 나오시지만 능인불교학교를 나오신 분이신데, 거사님하고 트럭을 사가지고 일을 하는데 사고가 계속 연발로 난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해서 음식을 해 놓고 고사를 좀 지내라고 했어요. 지냈대요. 그러면서 제가 말씀드렸죠. 그 차를 어디서 사왔냐고 새 차냐고 그랬더니 중고 자동차라는 거예요. 가서 차적을 조회해 보면 아마 그 차에 그 이력이 나올테니까 한 번 알아보라고 하였더니 사람을 둘이나 살상한 차라는 것입니다.
또 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신라의 유명한 솔거, 솔거는 아주 가난한 집에 종으로 태어났습니다. 매일같이 호미로 땅을 갈면서 호미로 그림을 그려요. 어떤 때는 나무를 하러 가서 나뭇가지로 땅바닥에다 그림을 그려요. 내가 붓이 한 자루 있었으면, 좀 부자인 집에 태어 났었으면 그림을 마음껏 그려 볼텐데…
항상 다니면서 부처님께 기도를 한거예요. 나무를 하러 가더라도 절이 있으면 절에 가다가 기도를 하고, 호미로 땅을 갈다가 내려오다 또 절에다 기도를 하고 계속 오르내리면서 기도를 했어요. "부처님! 제게 길을 열어 주십시오." 소원하여 하루는 나무를 하다가 비몽사몽간에 잠이 들었는데 스님이 딱 꿈에 나타나더니 "내가 너에게 붓을 하나 줄테니까 이것을 가지고 네 마음껏 한번 그려봐라." 라는 것입니다. 어느날 주인 어른이 솔거란 녀석이 그림을 잘 그린다고 소문이 났는데 그림을 한번 그려보게 시킨다고 대청에다가 불러다놓고 그림을 그려 보라고 붓을 주었어요. 그러자 그 붓을 잡는순간 그냥 막 그려제낀 거예요. 금방 소문이 나버린겁니다. 잡는 붓마다 신필처럼 굴리는 거예요. 신력이 어려가지고, 황룡사의 노송도를 그렸다는거 아닙니까.
요전에 "주간문촌"에 나온 얘기. 어떤 사람이 외국 사람이 가서 그 사람한테 물었어요. 일본의 중소기업으로 볼트만 깎는 회사인데 나이가 70이 가까이 된 머리가 하얀 백발이 된 노기능공이 카키색 모자를 쓰고 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기름때 절은 작업복을 입고.
당신 눈이 잘 보입니까? 나는 눈은 잘 안 보이지만 딱 만져보면 압니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을 젊은 아이들한테 하나를 만들더라도 혼이 깃들어 있는 볼트, 넛트를 마들라고 이야기 해주는 것입니다.
쉐타도 말이죠, 그 쉐타를 만드는 밥하는 아가씨의 한이 맺혀 있는 마음, 짜증을 부리고 싱경질내는 마음이 어려 있으니까 그 옷을 입고 나가면 사고가 나는 겁니다. 그 옷을 입고 나가면 사고가 나는 거예요.
여러분들이 하나의 제품을 조그마한 것을 만들더라도 거기에 어려있는 기운이 있어요. 사임당 신씨가 자기 아버지가 사임당을 낳은 다음에, 너는 중국의 유명한 주문왕, 정말 성군이었던 주문왕의 어머니인 태임을 닮도록 해라. 그래서 사임당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는데 그저 자수를 하나 놓거나 뭘 하나 떠도 열번백번천번 한거예요. 하루는 그림을 그렸는데 꿩이 벌레를 찍어 먹는 그림을 그려 가지고 대청마루에다가 말리고 있는데 꿩이 날라와서 벌레를 쪼아 가더라는 거예요. 그림에 있는 벌레를요. 신사임당이란 여인이 그랬던 여인입니다. 우리 삶이 왜 이렇게 가벼워지고, 깊이가 없고, 산만해지고, 직선적이고, 쉬 뜨거워지고, 쉬 식는지 모르겠어요. 사랑도 마찬가지예요. 일회용 반창고같은 사랑있지요. 요즘에 보세요. 그저 툭하면 만났다가 헤어지는 게 일 아니예요. 30대, 뭐 20대 가정주부들 가운데 이혼하는 사람이 폭증합니다. 신문보도지상에 막 나오쟎아요. 수틀리면 그만이다 이겁니다. 네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나, 전혀 사랑을 했다 하더라도 상처를 느끼거나 아파한다거나 이런게 없어요. 분명한 것은 한 우물을 꾸준히 파들어간 사람이 대가가 되는거 아닙니까? 일도 마찬가지고 사랑도 마찬가지예요. 사랑이 깊지 못하니까 낳은 아이도 깊은 아이들이 안 나오는 거예요. 이게 다 원리가 그렇습니다. 부처님경에 다 나오잖아요. 태교를 왜 합니까? 깊숙하고 정말로 진지한 마음을 가지고 아이를 잉태하기전부터 그 보이지 않는 세계에 12년동안 간절히 기도하고 백일기도, 천일기도, 치성 드리고 사임당이 율곡 아이를 잉태하였다지 않습니까.
정말 투철히 믿는 마음 하나 가지면 무량한 복덕을 쌓을 것이라고 했는데 사람들이 서로 믿지 않아요. 깊숙히 믿지 않습니다. 부부간에도 믿지 않고, 사장과 직원 간에도 믿지 않습니다. 전부 다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고, 전부가 가벼운 거예요. 하여간 통체적으로 사회 전반에 흐르는 모든 분위기가 가볍고, 자기 중심적이고, 감각적이고, 깊이가 없어요.
우리 어른들이 볍씨를 심는다 하더라도 큰 그릇에 물을담아 볍씨를 부은다음 뜨는 건 다 버리고 가라앉는것만 꺼내어 씨를 심지 않습니까. 가벼워서 뜨는 걸 쭉쟁이라고 그러죠. 젊은 엄마, 젊은 아버지들이 가볍거든요. 가벼운 마음으로 만났다 헤어지고 하니까 그 영혼들이 전부 다 가벼운 거예요. 가벼우니까 산만하고요. 문제가 아주 많이 일어납니다. 아주 안타까울 지경이에요. 음악을 듣고 귀에 꼽고 다니는 애들 있죠. 이거 시키지 마세요. 이거 아주 좋지 않습니다. 하루 온종일 이걸 끼고 다니니까 걸어다니는 데도 흥얼흥얼흥얼 술취한 아이처럼 걸어요. 잠시도 가만히 안 앉아 있어요. 다리가 그냥 계속 흔들리고 말이죠. 옛날말에 다리가 흔들리면 박복하다 그랬거든요.
오늘 아침 신문에도 났잖아요. 20대 녀석인데 눈을 감고 100㎞를 밟았다는거 아니예요. 막 치어서 죽인거 아니예요. 아! 참 정말 그런 충동적인 시대가 오고있어요. 아무리 똑똑하고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도 이젠 전부 다 감각적으로 흐르고 무언가 흔들어 대고 싶고 정말 기성을 울리고, 이상한 시대가 왔어요. 어른들이고 뭐고 점점점점 시대가 가면 갈수록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니까요. 얇아지고 있어요. 여러분들 집안에 있는 자녀들도 그렇고 여러분들도 그렇습니다. 여러분들도.
폴 케네디 말만따나 미국의 산업은 지금 군수산업밖에 없습니다. 컴퓨터니 뭐니 무슨 사업들도 전부 군수사업을 위한 겁니다. 이른바 TV산업도 문을 다 닫었어요. 전부 다 미국에서 수입해 갑니다. 냉장고 웨스팅 하우스가 문을 닫았어요. 일본에서 다 사들여 가고. 자동차도 일제가 휩쓸고요. 미국에 문닫은 기업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정기적으로 전쟁을 해야만 먹고 사는 나라예요. 미사일같은 것 이런 거 말이죠. 지금 핵무기를 없애고 뭐 없애고 한다는데 어떻게 그 추이가 날갈지 알 수가 없지요. 그 한 대가 어마어마하게 비싸니까 전쟁하면서 전세계 돈 끌어들여 걸프전을 해가지고 미국이 대단한 흑자를 본거 있지요. 폴 케네디 말마따나 미국 산업은 지금 공동 상태예요. 이런 스타일로 나가다 보면 미국은 정말로 30년내에 망합니다. 무기 생산이 너무나 커진 거예요. 미사일이니 뭐 이런 회사가 문닫아 버리면 미국은 끝장입니다. 이런 실상이예요.
저녁반에 나오시는 거사님으로 신문사 편집국장 하시는 분이 스님 이거 한번 읽어 보세요. 굉장히 많은 시사성 있는 유럽 크리크라는 책을 하나 갖다 주셨는데 그런 얘기가 나오더군요. 과거 유럽 EEC시장. 유럽시장의 특징은 묵증한 걸 많이 했다 이거예요. 하드웨어를 가지고 전세계 시장을 석권했던 독일이나 영국, 불란서가 다 그랬는데 이젠 안된다,
소프트웨어의 시장을 본격적으로 해야 된다, 유럽 시장이 미국 시장보다 더 크고 인구도 더 많으니까 앞으로 전세계 시장을 유럽이 장악하기 위해서는, 또 다시 웅비하기 위해서는 이젠 가볍게 가야된다는 것이지요. 유럽 시장도 무겁게 가지 말라, 가볍게 가야 된다 하여 전폭적으로 소프트웨어에 유럽 시장이 수도 없이 많은 돈을 때려넣고 있다는 겁니다. 이젠 정말로 뭔가 무엇을 만들더라도 꾸준한 연구가들에 의해서 무엇인지 성취가 되는 거거든요.
사회 전반을 휩싸고 있는 그런 마음의 자세 때문에 그렇습니다. 정말로 우리가 다시 한 번 진지한 삶을 가다듬어야 돼요. 의미있는 씨앗을 뿌려야 된다구요. 아이들을 낳는다 하더라도 정말로 쭉쟁이들만 낳는 시대가 아닌.
이 사회가 아무리 가볍되이 흘러가고 있다 하더라도 여러분들의 자녀들을 깊이 있는 인간으로 만들어 가면 그 아들 딸들이 결국은 그 가벼운 세상을 이끌고 갈겁니다.
뭔가 교훈이 되고 분위기라도 일신할 수 있는 하다못해 집에서 붓글씨라도 한 번 쭉 쓴다든지 아니면 엄마 아버지가 기도하는 마음이라든지. 여러분들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진하는 마음으로 살면 정말로 지켜보는 신장님들의 힘이 달라집니다. 아이들이 가볍게 노니까 붙는 귀신들도 전부 다 쓸데없는 귀신들이 붙어 가지고, 광적이고 얇은 귀신들이 붙어 가지고 문제가 난다니까요. 아까 말씀드렸죠. 자동차에도 귀신이 붙는 거예요. 쉐타에도 기운이 붙어요. 모든 만상들에 다 그런 기운이 있거든요. 이런 무서운 사실을 정말 아시고 삶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보세요. 나의 삶이 너무 가볍지 않은가? 그저 무사안일 하지 않은가? 예전처럼 그냥 일을 하고 공장이 밤새도록 돌아가고. 요즘엔 밤새도록 돌아가는 구로공단의 공장이 없답니다. 이젠 밤에 불켜 있는 공장이 없다는 거에요. 일 안 한다는 거예요.
요전에 신문에 나왔쟎아요. 이코노미스란 잡지에도 나오고 말이죠. 일본 제품하고 한국 제품하고 미국 시장에서 질의 차이는 현격한데 값은 차이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안 팔리는 거예요. 여러분들 정말로 진지한 삶을 회복하도록 하세요. 그것이 여러분들의 삶을 조금은 진지하게 유도해 나가는 길입니다. 정말 기도하고 정진하고 땀을 흘리고 영원을 생각하는 인간상이 바로 부처님이 원하시는 인간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