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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후스의 군상옆에 천문시계 오를로이가 있는 구시청사가 자리잡고 있다. 1410년경 천동설을 바탕으로 프라하 대학의 하누슈 교수가 만든 것이다. 천문시계의 바깥 원을 보면 하늘색, 갈색, 검은색 원이 있는데, 하늘색은 낮과 하늘을, 갈색은 땅을 상징한다. 검은색 원은 밤과 달을 상징하며 안쪽 원은 태양, 달, 북극을 상징한다고 한다. 오전 11시 정각이 되자 천문시계의 오른쪽에 있는 해골 인형이 줄을 당기며 모래시계를 뒤집는다. 동시에 위에 있는 파란색의 두 창이 열리면서 예수 그리스도 |
의 열두 제자 밀랍인형이 지나간다. 닭의 울음소리로 마감되는 이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매시 정각이면 어김없이 몰려드는 것이다.구시청사 건물의 반대편에는 프라하의 또 다른 상징인 틴 성모교회가 자리잡고 있다. 교회 앞 틴 학교는 갤러리로 이용되고 있는데, 마침 체코의 대표적인 사진작가 얀 샤우덱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유태인 출신의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유태인의 비애, 프라하 사람들의 삶과 가치관 등을 명확히 드러내 보여 주고 있다. 치열하게 현실을 고민하며 사진 속에 담으려는 작가 정신이 인상적이었다. 자유를 향한 인간의 순수한 갈망을 보여 주는 <프라하의 봄>은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닌 바로 이곳의 이야기다.틴 성모교회, 돌종의 집을 둘러보고 핫 와인(Hot Wine)으로 추위를 달랜다. 프라하의 겨울 여행은 이래서 더 운치있다. 동화 속의 한 장면같은 눈이 내리고, 느긋하게 프라하성을 비롯 중세 도시의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다. 조금 춥긴 하지만 뜨거운 핫와인 한 잔이면 금방 몸이 훈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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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또 다른 상징이라면 구시가 광장과 프라하 성을 연결해 주는 카를교가 있다. S자로 굽이치는 블타바 강을 가로 질러 1402년 세워진 다리다.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다리를 건너면 영원히 아름다운 사랑으로 남는단다.다리 위에는 악사들, 초상화나 일러스트를 그려 주는 화가, 프라하 풍경을 담은 그림과 사진을 파는 노점 등이 있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없이 연인들은 과감히 애정을 주고받는다. 다리 위에는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얀 네포묵 신부의 성상이 있다. 얼마나 많이 소원들을 빌었는지 동판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다.프라하 시내를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트램을 타고 젊음의 거리 바츨라프 광장으로 간다. 영화 <프라하의 봄>의 무대가 된 곳이다이 광장은 국립박물관에서 무스테크역으로 이어지는 길이 750m, 폭 60m의 긴 광장이다. 14세기에는 말을 사고 파는 마(馬)시장과 곡물시장이 있었던 곳이다. 프라하 중앙역이 가까이 있고, 두 개의 지하철 역과 시내 구석구석을 누비는 트램이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이며 호텔, 레스토랑, 카페, 백화점, 은행, 고급 상점 등이 들어서 있는 상업의 중심지이다. 또한 1968년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외치며 알렉산더 두브첵이 선두가 되었던 민주혁명과 1989년 벨벳혁명을 거쳐 민주화를 이룩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지금도 민주 시위가 필요하면 차량을 통제하고 집회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19세기에 만들어진 국립박물관 앞에 바츨라프 기마상이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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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델역에서 12번 트램을 타고 말라스트라나 광장에서 내렸다. 흐라트차니 광장으로 이어지는 ‘블루 프라하’라 이름 붙여진 네루도바 거리로 가는길. 크리스탈이며 목각인형과 마리오네트 인형을 파는 상점, 고급 레스토랑, 각국 대사관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아름다운 거리다. 조금 가파른 길을 오르다 오른쪽으로 돌면 흐라트차니 광장이다. 이 광장 주변으로 슈바르첸베르크궁, 스텐베르크궁, 대주교 궁전 등이 있다. 광장 동쪽 끝 전망 좋은 카페에서 진한 에소프레스 커피를 마시며 프라하 도심의 풍광을 즐긴다. 뭐니 뭐니해도 프라하를 상징하는 여러 건축물 가운데서도 으뜸은 프라하 성이다. 도시 어디에서나 보이는 프라하 성은 프라하의 상징이자 프라하 그 자체이다. 흐라트차니 광장에 면한 서쪽 정문과 말라스트라나 쪽 동문에 이르기까지 길이 570m, 폭 128m로 동서로 길게 펼쳐져 있다. 성 안에는 정원과 마티아스의 문, 성 십자가 예배당, 성 비투스 대성당, 구왕궁, 성 이르지 교회, 로프코비츠 궁전, 화약탑, 백탑, 달리보르카 탑, 흑탑이 있고 아름다운 카페와 갤러리 등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성은 9세기 중엽 보르지보이 왕이 건설한 것을 기초로 14세기 카를 4세 때 지금의 모습으로 정비됐다. 1918년 체코슬로바키아 공화국이 성립하면서 대통령 관저가 되었으며, 지금도 건물의 일부를 대통령 집무실과 영빈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이곳은 프라하가 낳은 20세기의 문호 카프카가 즐겨 산책하던 곳으로 그의 소설 <성>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기도 하다.멋진 제복의 위병들이 지키는 정문을 지나 마티아스의 문을 지난다. 제2 정원에서 제3 정원으로 빠져나오자 하늘을 찌를 듯 웅장한 고딕 양식의 성 비투스 대성당이 나온다. 장엄함과 섬세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성당 내부로 들어서자 성경의 천지창조를 주제로 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 중 20세기 초 아르누보 양식의 대가였던 알폰스 무하의 녹색 스테인드글라스가 눈길을 끈다. 어두운 내부에서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고개를 들게 될 테고 자연스럽게 하느님을 떠올리도록 한 구조다.걸음을 옮기자 체코의 수호성인으로 존경받고 있는 네포묵 신부의 무덤이 보인다. 왕의 명을 거역하여 |
순교한 신부의 거룩한 삶을 기리기 위해 카를 다리 난간에 성상을 만들고 이곳에 순은으로 만든 관을 안치시켰단다.정면에 보이는 엄청난 크기의 파이프 오르간. 보통 큰 성당이라도 파이프는 4,000개쯤 되는데, 이곳은 6,000개의 파이프로 만들었단다. 미사 때 울려퍼지는 연주의 장엄함을 듣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지하는 왕실 무덤이다. 카를 4세, 바츨라프 4세, 이르지 왕, 루돌프 2세의 관이 안치된 묘를 볼 수 있다. 프라하에 와서 비투스 성당을 보지 않았다면 프라하를 제대로 본 것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아름다움과 장엄함, 신비로운 기운과 충만한 아우라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성 비투스 대성당을 지나 이르지 교회에서 동문으로 가는 길 중간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든다. 과거 왕실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금은 세공사들과 성을 지키는 초병들이 살았던 골목이다. 그래서 황금 골목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장인들이 살았던 집에서는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중 파란 색 벽에 ‘N22’라 표시된 집은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곳이다. 소설가 카프카가 1916년 11월부터 1917년 5월까지 머물면서 집필 활동을 한 곳이다. 이곳은 카프카의 막내 여동생이 오빠를 위해 마련했던 집이다. 카프카가 살았던 집에 들어서자 그의 소설을 비롯 책을 파는 서점이다. 그의 흔적을 찾아서 그의 작품을 생각하며 걷는 황금 골목은 그래서 더 운치가 있다.
구시가광장에서 블타바 강을 향해 북동쪽으로 이어진 파르지주스카 거리를 따라가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유대교 회당과 옛 유태인 묘지가 나온다. 유태인지구는 특정 지역에 거주하도록 한 유태인들에 대한 탄압 정책의 하나이다. 이들은 죽어서도 다른 곳에 묻히지 못하고 좁은 그들만의 묘지에 묻혀야만 했다. |
유태인들의 삶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구·신(舊新) 시나고그. 이곳과 유태인 묘지를 둘러볼 수 있는 입장권을 구입해 유대교회당에 들어선다. 홀로그램 판독기로 티켓을 체크하고는 머리에 쓰는 유태인 모자를 선물로 준다. 이 시나고그는 13세기에 지어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유대교 회당이다. 내부의 본당에는 8각형 기둥 2개가 천장을 떠받치고 있으며, 다비드의 별이 그려진 붉은 문장기가 걸려있다. 15세기에 만들어진 사제의 설교단을 둘러보고 유태인 묘지로 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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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 묘지는 철창과 벽으로 갇혀있다. 나치시절 철창 속에 갇혀 집단의 일부로서의 삶을 마감하였듯 그들의 육신은 죽음 후에도 그 철창 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묘지는 1478년 생긴 이래 300년 동안 프라하의 유태인들에게 허락된 유일한 묘지였단다.초등학교 운동장 절반만 한 면적에 약 1만 2,000개의 묘석이 있으나 매장되어 있는 사람은 1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유태인은 다른 곳에 매장될 수 없기에 매장할 공간이 없으면 흙은 운반해와 겹쳐서 매장했다고 한다. 어떤 곳은 묘석 아래에 12기나 되는 관이 겹쳐 매장된 곳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상에서 6m 정도 높이 솟아 있고 입구는 계단을 통해 올라가게 되어있다. 프라하 여행은 겨울이 제격이다. 성수기인 봄부터 가을까지는 밀려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물가도 비수기에 비해 두세 배 오르고, 카를교는 사람에 떼밀려 다닐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겨울이 오면 도시 전체가 여유로워진다. 저렴한 물가에 어디서나 제대로 대접받고 다닐 수 있는 곳이 프라하다. 조금 춥긴하지만 동화 속 설국의 풍경을 연출하는 눈내리는 프라하가 이를 보상해주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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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TIP |
항공 대한항공에서 주 3회(월·목·토) 인천~프라하 직항편을 운항한다. 약 11시간 25분 소요. 또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는 매일 인천에서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여 프라하까지 운항한다.
기후 프라하는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다. 그러나 편서풍의 영향으로 한겨울에도 극심한 추위는 없다. 겨울 평균기온은 영하 2도 정도. 2월 초의 아침 기온은 영하 4도~5도로 낮에는 영상으로 올라간다. 눈이 온 다음에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진다. 여름에도 습기가 적어서 쾌적한 여행이 가능하다.
화폐 및 통화 체코는 EU에 가입되어 있지만 화폐는 아직도 코루나(Kc)를 사용한다. 호텔이나 큰 레스토랑, 관광안내소에서는 비자, 마스터카드 사용이 가능하다. 시내 곳곳에 설치된 ATM(현급지급기)에서 현지화폐로 출금할 수 있다. 2006년 12월 8일 기준 1Kc는 42원 정도.
현지 교통 프라하 시내는 메트로라 불리는 지하철과 트램이 시내 구석 구석을 연결해주어 무척 편리하다. 24시간 무제한으로 지하철, 트램, 버스로 갈아탈 수 있는 티켓은 80Kc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3일 일정이라면 3일 동안 무제한 갈아탈 수 있고 국립박물관과 프라하성 등 42곳을 입장할 수 있는 프라하카드를 추천한다. 가격은 800Kc.
호텔 구시가광장에 가까이 있을수록 호텔비가 비싸다. 같은 동급 호텔이라도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도심에서 지하철로 2 정거장 떨어진 안델역 근처의 호텔이나 공항버스가 연결되는 공화국 광장 부근의 호텔이 비교적 저렴하고 교통도 편리하다. (아틸란티크 호텔, 3성급 트윈룸, 아침포함 1박에 55유로, 비수기 요금).
음식 헝가리에서 들어온 구야시라고 하는 비프 스튜에 크네들리키라는 달콤한 빵이 곁들여 나오는 굴라시가 맛있다. 맛이 진한 맥주를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보통 150kc. 우리나라의 족발과 비슷한 포크 리브(Pork Rib)도 맛있다. 맥주와 포크리브를 제대로 즐기려면 프라하에서 가장 유명한 비어홀로 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 플레쿠’를, 갓 만든 맥주와 보헤미아풍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무스테크역에서 가까운 ‘노보메스트스키 피보바르’를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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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웹진 2007.0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