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고래 (문학동네)
저자: 천명관
발제: 고마리 (이정심)
장소: 김해 다어울림 생활문화센터, F4/워킹룸2
일시: 2022년. 10월 28일. 금요일 저녁 7시.
여름 속 가을인지, 가을 속 여름인지 모르겠을 여름 23시 45분 쯤 같은 가을입니다. 벌써 올해가 석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 예상해 두었던 토론회 텍스트가 3권 밖에 안 남았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잘들 지내시는가요? 저는 잘 있습니다.
시월 텍스트는 천명관의 「고래」입니다. 철학의 여정을 끝내고 9월 부터는 짧게나마 시대의 화두가 되어버린 -화두라고 하기에도 미안한- 페미니즘에 관해 다루고 있습니다. 천명관의 「고래」는 남성작가가 쓴 여성 서사이기에 색다른 시각을 찾아 보고자 선정하였습니다. 발제는 이 책을 저에게 추천해 주신 토론회의 건강한 회원 고마리님(이정심)이 맡아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천명관의 「고래」는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의 전형 '매직 리얼리즘'을 차용하였지만 이야기에 한국적 한을 덧입혀 신식 '전설의 고향'을 영화처럼 그려냈습니다. 한의 법칙이지요. 작가의 역량, 즉 만담 기질이 가득한 아주 잘 쓴 이야기입니다. 장면 장면이 영화 스틸 컷처럼 머리에 짜깁기되어 '한 많은 이 세상에 야속한 ××가 정을 주고 몸만 가니 날리면 쪽 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소감이 떠오를 걸요? 아무렴, 그렇지, 그렇지말고. 아고, 우리 춘희야~~ 흑흑흑.
춘희의 교도소 장면은 두 딸의 아빠로써 작가에게 분노가 치밀더군요. 그만큼 소설의 영화적 특성이 잘 드러났다는 말입니다. 극한에서 극한으로, 또는 극열에서 극열로 주인공들을 몰아붙이는 작가의 염치 없음이 이 소설의 큰 줄기니까요. 염치에서 염치로 순응하게 만드는 작가의 힘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시대의 아픔도 아니요, 삶의 부조리도 아니요, 그렇다고 사랑도 아닌 것이... 고래는 벽돌로만 남았는지... 책을 덮고나면 참 아리까리 합니다. 노파, 애꾸, 금복, 춘희, 코끼리 점보, 쌍둥이 자매, 생선장수, 약장수, 칼잽이 등, 출연진만 봐도 어떤 영화 한 편 만들어지지 않나요? ㅎㅎ 멋진 평론을 기대합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