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스타작가가 만든 연극 ‘바그다드 여인숙’
극단 드림의 연극 '바그다드 여인숙'이 11월 10일까지 대전 중구에 위치한 드림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대전을 넘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명품 연극 '경로당폰팅사건'의 작가인 이충무 교수가 새로 창작한 작품이다.
혼자 작업하기 좋아하는 화가 황건우, 그리고 함께 작업하기 좋아하는 배우 한애린. 극명하게 비교되는 두 사람이 무명 예술가를 위한 하숙집 '바그다드 여인숙'의 옆방 이웃으로 만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사건건 부딪치는 이 두사람 앞에 묘령의 여인 윤아라가 나타나게 된다. 이로 인해 황건우와 한애린 두 사람 사이의 오해와 갈등의 골은 더욱 더 깊어지기 시작하는데….
연극 '바그다드 여인숙'은 '바그다드 카페'와 '산호 여인숙'의 결합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이 1987년에 발표된 영화 '바그다드 카페'의 오마주라고 작가 자신이 밝힌 바 있듯이 작품 전체에는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 있다. 또 대전 대흥동에 자리한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출발했던 '산호 여인숙'을 그 모델로 삼고 있다. 실제 출연 배우 가운데 한 사람이 이 게스트하우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연극의 창작 모티브를 제공하기도 했는데 이 여인숙의 특징은 '소통'이라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작품 창작 배경에 대해 "대전의 원도심인 대흥동에서 오랜 세월 변치 않고 사람향기 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예술가 게스트하우스 '산호 여인숙'이 창작의 모티브가 됐다"고 말했다.
영화 '바그다드 카페'는 관광 여행 도중 부부 싸움으로 남편과 헤어져 사막 한가운데에 내려버린 자스민(Jasmin)이 정처없이 걷다가 '바그다드 카페'라는 곳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그런데 우연히 이 모텔의 안주인 브렌다(Brenda)도 남편을 방금 내쫓는 참이었다. 자스민의 방을 치우던 브렌다는 펼쳐있는 남성용 옷들을 보고 도둑으로 의심해 보안관을 부른다. 그러나 손님으로서 흠잡을 데가 없기에 어쩔 수 없이 그냥 지켜보게 되는데 결국 일이 터진다. 브렌다가 집을 비운 사이에 자스민이 카페를 대청소한 것이다. 미친듯 성내는 브렌다를 피해 방안에 들어온 자스민의 위안은 선물받은 마술세트다. 그리고 어느 날 카페 손님에게 우연히 마술을 보여준 것을 계기로 용기를 내서 계속 마술을 하기 시작한다. 카페는 마술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하고 자스민은 브렌다 가족의 일원이 되어간다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다.
연극은 영화에 대한 오마주를 담고 있기 때문에 영화처럼 상처받은 이들이 진정한 소통을 이루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단촐한 무대와 몇 명 되지 않는 배우들로 빠르게만 흘러가는 시대 속에 점점 멀어져 만 가는 사람과 사람 거리에 대한 성찰을 담고있다. 대전을 대표하는 중견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는 연극의 주제를 잘 살리며 관객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6시, 일요일 오후 3시, 월요일 공연 없음. 3만 원. 문의 ☎ 042(252)0887. 최신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