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생님네의 혼사에 가서 점심먹고 정겨운 사람들과 술도 한잔 하고 싶은데
사촌형제들 곗날이다.
지난밤 제자들과 시작한 술이 친구까지 만나 취한 탓에 아침이 늦다.
한강이는 숙모집에서 친구랑 놀러나가 버리고 다행히도 볕이가 같이 동행해준다.
화순읍에서 기정떡을 사는데 아들이 나더러 내리라 한다.
연습면허증으로 운전한다하여 핸들을 맡기면서도 불안해 하는데
제법 차가 잘 간다.
기분이 묘하다. 이젠 아들에게 기대는구나.
저녁에 친구랑 술 마실테니 운전은 너가하라 한다.
믿고 중간엔 잠도 잤다.
중3때부터 이미 운전을 해 보았댄다. 내가 모르는 것이 어디 한둘이랴
다성촌은 손님이 북적인다.
진즉 예약을 해 놓았다는 건 의미가 없다.
벌교사람들은 꼬막정식을 먹지 않는다는데 관광객들이 많다.
사람이 많아 오래 앉아있을 수 없다.
선아네에 가서 또 차를 마시고 2만원씩의 곗돈을 내고 논다.
유사인 조성 누님이 시장으로 횟감을 사러가는 사이 난 현석이를 만나러 나간다.
내차를 운동에 세우고 현석이 차를 타고 용흥사에 내리니 3시가 다 돼 간다.
첨산까지 오르려던 계획은 친구가 아프신 어머니가 혼자 계신 것을 안 이후로는 불안하여 포기한다.
배낭에 향주 동동주가 있어 비조암에서 한잔 하고 왔다.
저녁 먹고 한볕이는 버스타고 가버려
난 큰 맘먹고 친구들과 술자리에 가지 않고 웃풍이 센 방에서 어머니랑 잤다.
출처: 홍식이 사랑방-물처럼 나무처럼 원문보기 글쓴이: 범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