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점프
그녀는 마천루 같은 높은 것들을 좋아했지
고층 아파트 굽 높은 구두 그리고 번지점프
여름이 화단의 까만 채송화 씨앗만큼 남은 일요일 오후
고무장갑을 벗어 버리고 번지점프를 하러갔어
단단하게 안전벨트를 매고
목뒤로 손을 깍지 끼고는 허리를 곧게 폈어
그리곤 두 눈 질끈 감고 허공에 두 발을 놓았어
툭, 겨드랑이가 가벼워진 그녀는 풍선처럼 날아올랐지
높이 더 높이
버버리도 날고
에르메스도 날고
쉬폰 플레어스커트도 팔랑이며 하늘을 날았지
얼마쯤 지났을까
화살나무 붉은 잎들이 간지럽게
웃어대며 뒤꿈치 들고 선 그녀를 흔들었지
헐렁한 고무줄바지와 슬리퍼를 벗어버린 홀가분한 날갯짓
힐 스테이트 사이를 건너가는 말랑한 햇살이
그녀의 뺨을 쓸고 지나가는 일요일의 번지점프
첫댓글 군대에서 일년마다 유격훈련을 받았는데 12미터 위 모형 문에서 일테면 번지점프 닮은 점프하는 훈련을 받죠.
그때 참 온갖 가관을 다 떨었었는데
ㅋㅋ
몇 대 줘터지고 떠밀려 내동뎅이 치다시피 떨어졌는데 팔방이 분간 없고 다리는 후들거려도 참 상쾌했었죠.
아마, 번지점프의 맛도 그러할 듯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