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마하빤타까와 쭐라빤타까 형제
1. 과거생에서의 서원
10만 겁 전 빠두뭇따라 부처님 시절에, 항사와띠 시에 땅을 많이 소유한 지주 형제가 있었는데, 삼보에 대한 신심이 돈독하여 부처님께서 법문을 하실 때마다 가서 설법을 들었다. 하루는 그 형제 중 아우가, 부처님께서 어떤 비구에게 ⑴ 사람의 형상을 만드는 신통력과 ⑵ 색계 선정에 능숙함이라는 두 가지 자질에 있어서 제일이라는 칭호를 주시는 것을 보았다. 그러자 그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 스님은 실로 위대하다. 그런 칭호를 받고서도 흔들림 없이 두 가지 수행에 몰두하신다. 나도 후세의 부처님께서 출현하실 때 자유자재로 이들 두 가지 수행을 하게 되면 좋겠다.”
아우는 부처님을 초빙하여 7일간 정성껏 공양을 올렸다. 그리고는 부처님께 이렇게 서원을 말씀 드렸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7일 전에 어떤 스님에게 ‘이 비구는 자신의 모습과 똑같은 형상을 만드는 신통력과, 색계 선정에 들어가는 두 가지 자질에 있어서 내 제자 중에서 제일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이번에 올린 특별한 보시 공덕으로 저에게도 미래생에 그 두 가지 자질이 생기게 하여 주시기를 서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미래에 그 지주의 서원이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미래에, 지금부터 10만 겁 이후에 고따마 부처가 출현할 것이다. 그 부처가 이 두 가지 자질에 있어서 너를 가장 높은 자리에 올려놓을 것이다.”
형제 지주 중에서 형은 어느 날 부처님께서 어떤 스님에게 무색계 선정에 제일가는 비구라는 호칭을 부여하시는 것을 보았다. 그의 동생과 마찬가지로 그도 특별한 공양을 올리고 부처님께 자신의 서원을 말씀 드렸다. “무색계 선정에서 제일가는 지위를 얻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 서원이 이루어지리라고 예언하셨다.
지주 형제는 모두 부처님께서 살아계시는 동안 좋은 일들을 했으며,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드시자 부처님의 유골을 모신 사당을 금으로 장식하여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들은 죽은 다음에 천상에 태어났다. 그들이 (악처에 떨어지지 않고) 이렇게 천상과 인간계를 오가는 동안 10만 겁이 흘렀다.
[원주: 형제 중 형인 마하빤타까(Mahāpanthaka)에 대해서는 그 기간 동안 행한 특별한 덕행이 마하 앗타까타(Mahā Aṭṭhakatā)에 기재되어 있는 것이 없다. 동생인 쭐라빤타까(주리반특)는 가섭 부처님 시절에 비구가 되어 2,000년 동안 흰색 까시나에 대한 사마타 수행을 했고, 다시 천상에 태어났다. 그 후에 우리의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다음 법문을 시작하셨으며, 왕사성의 죽림정사에 머무시게 되었다.]
(원주: 여기서부터 빤타까 형제의 출현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왕사성의 다나셋티(Dhanaseṭṭhi)라는 부유한 장자의 딸이 그녀의 하인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들의 관계를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을 우려한 그녀는 그 남자와 상의했다. “우리는 더 이상 여기 있어서는 안 돼요. 내 부모가 우리 둘 사이를 알면 나를 죽일 거예요. 우리 도망가서 다른 데 가서 삽시다.” 그렇게 합의한 두 사람은 몰래 보석을 훔쳐가지고 새벽에 집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는 다른 사람들이 전혀 알 수 없는 곳으로 도망가서 살았다.
다른 곳에서 숨어 사는 동안 여인이 임신하게 되었다. 해산일이 가까워지자 그녀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 이제 곧 해산할 때가 되었어요. 우리가 친척들이나 친구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애를 낳는다는 것은 우리 둘에게 너무나 비참한 일이에요. 우리들의 부모가 계신 곳으로 돌아갑시다.” 남편은 단지 아내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내일 떠납시다.” 혹은 “오늘 갑시다.”라고 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 멍청이는 자기 잘못이 크니 감히 떠나지 못하는구나. 부모님은 대개 자기 자식이 잘 되기를 바랄 것임에 틀림없다. 멍청이가 따라오든 말든 나는 가야겠다.” 그렇게 생각하고서 남편이 외출한 사이에, 그녀는 자신의 소지품을 챙겨 가지고 옆집에 자기 친정에 간다는 말을 남기고 혼자서 떠났다.
남편이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가 안 보여서 옆집에 물어봤다. 그녀가 자기 친정으로 떠났음을 알고 급히 따라가서, 가는 길 도중에 그녀를 따라잡았다. 바로 그 순간 그녀는 애를 낳았다. 남편이 “아들이오, 딸이오?”라고 묻자, “여보, 아들이에요.”라고 아내가 대답했다. 그들은 지금부터 “어떻게 할까?”를 상의한 결과 이렇게 결정했다. “우리는 애를 낳으려고 부모님 댁에 가려고 했었다. 이제 가는 도중에 애를 낳았는데 굳이 갈 필요가 없지 않은가? 집으로 돌아가자.” 그들은 집으로 돌아가기로 합의했다. 아이는 (길 위에서 태어났으므로) ‘길’이라는 뜻인 ‘빤타까(Panthaka)’라고 이름 지어 졌다.
오래지 않아 그녀는 두 번째 아들을 임신했고, 그 아이도 해산일이 가까워졌을 때 외갓집으로 가는 도중에 태어났다. 그래서 큰아들은 이름을 마하빤타까라고 고쳤고, 둘째 아들은 쭐라빤타까라고 이름 지었다.
남편과 아내는 각각 아들 한 명씩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이 거기서 살아가면서, 다른 아이들이 ‘작은 아버지, 큰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큰아들이 어머니에게 물었다. “어머니, 다른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들이 있는데 우리들은 왜 친척이 없어요?”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귀여운 아들아, 네 말이 맞다. 여기에는 친척이 없다. 그렇지만 왕사성에는 엄청난 부자이신 너의 할아버지가 계신단다. 그 도시에는 네 친척이 많이 살고 계신단다.” “그렇다면 어머니, 왜 우리는 왕사성에 가지 않아요?” 마하빤타까가 물었다.
어머니는 왕사성에 왜 가지 않는지 대답하지 않았다. 아들이 자꾸 캐묻자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애들이 나를 너무 괴롭혀요. 우리를 보면 친정 부모님께서 우리를 죽이지는 않을 거예요. 갑시다! 가서 애들에게 할아버지의 집을 보여줍시다. 애들을 그리로 보냅시다!” 남편이 말했다. “여보, 나는 처갓집에 갈 엄두가 나지 않아요. 그렇지만 당신이 친정에 가도록 무슨 방도를 강구해 보리다.” “좋아요, 여보. 무슨 수를 쓰든 애들에게 할아버지 집을 보여 줍시다.”라고 아내가 말했다. 부부는 아이들을 데리고 왕사성으로 떠났고, 오래지 않아 도시에 도착했다. 그들은 성문 근처의 여관에 묵었다. 어머니는 아는 사람을 통해서 그들이 왔음을 부모님께 알렸다.
그들이 성 밖에 왔다는 전갈을 받은 부모님은 이렇게 생각했다. “윤회하는 삶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서로가 아들이거나 딸이 아니었던 사람이 없다. 그러나 그 둘은 너무나 큰 잘못을 저질러서 우리와 함께 살 수는 없다. 그들은 함께 살 자격이 없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돈을 충분히 줘서 다른 데 가서 편히 살도록 하자. 애들은 우리에게 보내라고 하자.” 그리고는 심부름꾼을 보냈다. 그녀는 친정 부모가 보낸 돈을 받고 심부름꾼에게 어린 아들들을 보내어 조부모가 키우도록 했다. 마하빤타까와 쭐라빤타까 형제는 조부모님 댁에서 부유하게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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