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를 치른다고 며칠간 고생을 했더니
입안이 헐고 몸뚱아리도 무거워서
목욕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갑속을 살펴보니 스파랜드 이용권이 한 장 들어 있었다.
두어달 전에 물건사면서 보너스로 받았던 것인데
기한이 발행일로부터 60일간이라 오늘이 바로 마감날이었다.
회사에서 퇴근하면서 그쪽에 가서 먼저 목욕을 하기로 했다.
사실 5천원짜리 사우나도 비싸다고 가보지도 못했는데
센텀시티까지 갔다오려면 연료비만해도 사우나를 갈 수 있을 것 같아
몇번이고 그냥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우선 구경이라도 한번 해 보자고 갔다.
도시고속을 달려 수영강변을 따라 내려가니
수영강변을 따라 하늘 높이 올라간 고층 아파트에 불이 들어오니
야경이 휘황찬란해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았다.
신세계백화점 지하 주차장에(지하3층) 차를 일단 파캉해 놓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올라갔다.
스파랜드를 물어 입구를 찾아 들어가 카운터에서 표를 주고 키와 찜질복을 받았다.
입장료를 보니 평일 12000원, 주말 14000원 이라고 붙여져 있었다.
입구 게이트에는 회전식 스토파가 설치돼 있어 키를 지하철카드 대듯이 갖다대어야만 스토파가 열렸다.
우선 신발을 신발장에 넣고 로카에 가서 옷을 벗고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목욕탕이 있는 곳으로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그 웅장한 모습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실내 인테리어가 마치 유럽의 어느 중세 고성에 온 것 같았다.
논 두마지기 정도의 넓이에 벽은 화강암으로 빙 둘러 쌓여져 있었고 천정에는 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이
지상으로 내려온듯 5개의 대형 라이트가 훤하게 비추었고, 입구 맞은편에는 오페라 무대 같이 꾸며져 있었다.
욕탕은 온도별로 여럿 있었는데 마치 골프장의 벙커처럼 꾸며 놓았다.
샤워부스에서 들어가 누름 스위치를 꾹 눌렀더니 위에서 더운 물이 쏟아졌다. 옆에 있는 샴푸로 대충 몸을 씻은 후
탕으로 들어갔다. 이곳 저곳 저온에서 고온 수조로 옮겨 다니며 몸을 녹였다. 다음에는 오페라 무대같은 곳으로 자리를 옮겼더니
물마사지를 하는 곳이었다. 벽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니 약3분간 구멍에서 물줄기가 뻗어나왔다. 허리 발 등을 마사지할 수 있었다.
사우나 실은 로만식, 스팀식, 핀란드식으로 구별돼 있었고 핀랜드식에 들어가 보니 실내에서 TV도 볼 수 있었다.
78도짜리와 82도 짜리 두곳으로 돼 있었는데 조금 앉아 있으니 온 몸에서 땀이 비오듯 흘러 내렸다.
냉탕도 두곳으로 돼 있었는데 들어가 보지 못했다. 한곳에서는 목욕탕의 때밀이와 비슷한 곳인데 이름부터 달랐다.
'세신실'이라고 돼 있었는데 전신세신 18000원, 등마사지4만, 전신마사지 5만원으로 돼 있었다.
실내 손님들은 제법 많았으며 모두 허우대가 좋은 사람들이었고 학생이나 아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한시간가량 구경 삼아 목욕을 한 후 밖으로 나왔다. 찜찔방도 있는데 시간이 없어 들어가 보지 못하고 나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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