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청룡영화상의 영예는 ‘친절한 금자씨’에게 돌아갔다. 29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26회 청룡영화상(심사위원장 김동호) 시상식에서 ‘친절한 금자씨’는 막판에 여우주연상과 작품상을 연이어 받아 장내에 탄성을 자아냈다. 올 여름 개봉 당시 찬반이 극단적으로 엇갈리며 많은 논란을 자아냈던 이 영화는 청룡영화상을 따냄으로써 최종 영광을 누렸다.
이 영화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은 “너무 쟁쟁한 영화가 많아서 꿈도 꾸지 않았는데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우리 영화 뿐 아니라 기라성 같은 작품들을 만들어준 한국 영화계의 보물들 전부에게 사랑을 보낸다”고 말했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남우주연상은 올해 ‘발견’의 기쁨을 안긴 ‘너는 내 운명’의 황정민에게 돌아갔다. “저에게도 이런 좋은 상이 오는군요.” 머리를 긁으며 감격을 표현한 그는 “배우는 스태프들이 힘들여 차려놓은 밥상을 맛있게 먹으면 그만인 사람인데, 스포트라이트는 저 혼자 다 받아서 죄송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도연아, 너와 함께 연기하게 된 것은 내게 기적 같은 일이었어”라고 공연한 배우 전도연 이름을 외쳐 눈길을 모은 그는 “지금 지방에서 공연하고 있는 ‘황정민의 운명’인 집사람에게 이 상을 바치겠다”는 말로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마쳤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부터 눈물을 쏟았다. 손으로 가슴을 누르며 “청룡영화제가 저를 너무 놀라게 하네요”라며 감격을 토해낸 그는 “이 영화를 좋아하신 분들도 있고 싫어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이 자리에서만큼은 그 모든 분들께 사랑을 받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진표 감독은 장편 독립영화 ‘죽어도 좋아’에 이은 충무로 진출작 ‘너는 내 운명’으로 단번에 감독상을 따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멜로 영화로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이 작품에 대해 그는 “뻔뻔스럽고 통속스러운 영화였는데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누구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극화를 허락해주신 실제 주인공들께 앞으로 좋은 영화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개그맨으로 출발해 뒤늦게 영화로 진출, 이날 남우조연상까지 받은 ‘웰컴 투 동막골’의 임하룡은 “쑥스럽다”는 말로 운을 뗀 뒤 “오늘이 아버지 기일만 아니라면 다이아몬드 스텝이라도 밟고 싶다”며 기쁨을 만끽했다. 역시 ‘웰컴 투 동막골’로 예상대로 여우조연상을 따낸 강혜정은 “행복한 바이러스를 가진 영화로 소중한 상까지 받게 되어 너무 기쁘다”면서 감사를 드리는 사람들을 열거한 뒤 연인 조승우를 염두에 두고 “무엇보다도 제게 너무너무 힘이 되어주는 제 남자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해 청중들의 축복과도 같은 박수를 받았다.
연기 경력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천정명과 김지수가 각각 신인남우상과 신인여우상을 나란히 수상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여자, 정혜’로 신인여우상을 받은 김지수는 “아마 청룡영화상 역대 신인상 수상자 중에서 최고령일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차분하게 수상 소감을 말했다. 김지수도 소감 말미에 연인 사이인 김주혁을 언급해 객석에서 환호를 자아냈다. 이날 생일을 맞은 천정명(태풍태양)은 신인남우상을 선물로 받아 더욱 감격적인 경험을 했다. ‘말아톤’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은 막강한 경쟁 상대인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을 물리치고 신인감독상을 차지했다.
기타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인기스타상=강동원 조승우 하지원 김수미 ◆촬영상=김지용(달콤한 인생) ◆각본상=고윤희 한재림(연애의 목적) ◆기술상=신재호(혈의 누-특수분장) ◆조명상=신경만(형사) ◆미술상=이형주 조근현(형사) ◆음악상=김준성(말아톤) ◆베스트커플상=황정민 전도연(너는 내 운명) ◆한국영화최다관객상=웰컴 투 동막골
▶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친절한 금자씨’ 수상
▶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친절한 금자씨' 이영애 수상
▶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너는 내 운명’ 황정민 수상
▶ [청룡영화상] ‘너는 내 운명’ 박진표 감독, 감독상 수상
▶ [청룡영화상] '웰컴 투 동막골' 강혜정, 여우조연상 수상
▶ [청룡영화상] '웰컴 투 동막골' 임하룡, 남우조연상 수상
▶ [청룡영화상] '여자, 정혜' 김지수, 신인 여우상 수상
▶ [청룡영화상] '태풍태양' 천정명, 신인 남우상 수상
▶ [청룡영화상] 최다 관객상 '웰컴 투 동막골'
▶ [청룡영화상] 촬영상 ‘달콤한 인생’, 각본상 ‘연애의 목적’
▶ [청룡영화상] 인기상 강동원-하지원-조승우-김수미
▶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 수상
▶ [청룡영화상] 미술상 '형사', 음악상 '말아톤' 수상
▶ [청룡영화상] 기술상 '혈의 누', 조명상 '형사' 수상